인간광우병 유사 치매 증세환자, 늘고 있다

김양균 2019. 10. 3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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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D의심 환자 수 급증..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 오염 위험 큰 미국산 소머릿살 수입 증가 연관성 주목
CJD 사망자의 뇌속 변화 영상. 사진=연합뉴스

최근 정부가 치매국가책임제 확대 정책을 발표한 가운데, 인간 광우병(vCJD)과 유사한 증세를 보이는 노인치매증세 환자 숫자가 급격하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실의 도움으로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크로이츠펠트야곱츠병(CJD),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국내 프리온질환 의뢰 검사와 양성판정이 2012년 이후 급증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의료기관으로부터 의뢰받아 실시한 뇌척수액 단백질 검사 건수도 의미심장하다. 지난 2011년 78건에서 2012년 153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한 것. 같은 기간 양성판정 건수 역시 37건에서 77건으로 많아졌다. 2017년엔 검사건수 198건, 양성판정 건수가 81건으로 늘어났다. 올해 9월말 현재 검사건수는 163건, 양성판정 건수는 75건이었다.

혈액유전자 변이 검사 실적도 늘고 있었다. 2011년 57건이던 검사건수는 2012년 105건으로 늘었고 지난해 151건으로 증가했다. 양성판정건수는 2010년 13건으로 두 자릿수로 늘어난 이래 2017년 28건으로 증가했다. 올 9월말 현재 검사건수는 135건, 양성판정 건수는 18건이었다.

이렇듯 CJD의심 환자 수는 급증하고 있지만, 확진환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는 현행법상 우리나라에서 의심 환자를 대상으로 한 부검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통상 의심환자의 대다수(95%)가 CJD으로 진단되지만, 법의 한계로 인해 국내에서는 확진환자가 나오려야 나올 수 없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인간 광우병(vCJD)과 유사한 증세를 보이는 노인치매증세 환자 숫자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향후 치매환자수를 ▲2020년 84만 명 ▲2030년 127만2000명 ▲2050년 271만 명 등으로 전망하고 있다. 

표1. 2012∼2019년 미국산 소머릿고기 수입실적. 표2~3. 프리온 질환 의심환자의 실험실 검사 현황. 자료=농림축산식품부, 김현권 의원실 종합. (표2) 뇌척수액 단백질 검사와 (표3) 혈액 유전자변이 검사. 자료=질병관리본부, 김현권 의원실 종합

◇ 광우병 오염 가능성 큰 미국산 소 머릿고기, 해마다 수입 늘어

주목해 보아야 할 점은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 오염 가능성이 큰 미국산 소머릿살의 국내 유통 실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2년 미국에서 비정형 광우병이 발생하자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 거의 수입되지 않았다. 그랬던 것이 2016년 1만8235킬로그램이 수입됐고, 이듬해 미국 앨라배마 주의 11연령 소에서 비정형 광우병이 확인됐음에도 15만1490킬로그램이 국내에 들어왔다. 

이렇게 국내에 들어온 미국산 소머릿고기는 어디로 갈까? 김현권 의원에 따르면, 서울 마장동의 수입 축산물 유통업체가 대기업 식자재 업체 등을 거쳐 급식업소나 소매업소에 유통시키고 있었다. 미국산 소 머럿고기는 수육, 설렁탕, 소머리국밥, 곰탕 등에 쓰인다. 

2017년 한 해 동안 수입된 미국산 소 머릿고기는 150톤에 달한다. 이 양은 일 년간 미국산 소머릿고기가 들어간 곰탕, 국밥 등을 일주일 평균 100그릇씩 제공하는 417개 학교급식, 구내식당 등 공동급식 식당이 한 해 동안 200만 그릇을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이다.

그렇다면 왜 소머릿고기에 주목해야 할까?

학계에서는 소머릿고기가 광우병을 전파하는 특정위험물질(SRM)에 오염될 가능성이 커 안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부위다. 관련해 2016년 4월 출간된 ‘먹이사슬속 프리온 질병의 확산과 통제’에는 소머릿고기의 위험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플로리아주립대 킨춘라오 교수와 윤화 페기 셰이 교수가 공동집필한 해당 책은 기계적 회수육이나 머릿고기가 함유된 버거와 미트파이 등과 같은 쇠고기와 쇠고기 제품의 빈번한 소비는 인간광우병(vCJD)의 증가와 연관된다고 경고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영국 브리스톨대학은 2008(11월)~2009년(12월) 기간 동안 프로젝트를 실시, 소 머릿고기의 도축 당시와 소매 유통과정에서 각각 0.015mg와 0.022mg로 비슷한 양의 중추신경계 조직이 검출됐음을 증명했다. 다음은 연구 결과 중 일부다. 

“일반 도체 가공과정에서 머릿고기의 중추신경계 오염은 없었지만, 신경교섬유질산성단백질의 표지단백질이 일부 머리에서 검출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도축때 발생한 구멍을 마개로 밀봉하지 않을 경우 가공 라인에서 머리 고기의 중추신경계 오염이 크게 증가했다. 보관·운송 및 하역 작업이 도축장에서 도살된 소에서 제거된 머리와 머릿고기의 중추신경계 오염량을 증가시켰다.”

미국 농무부 산하 식품안전검역청(FSIS)도 소머릿고기의 오염 가능성을 경고했다. 뿔이나 뇌하수체를 제거하거나, 소를 기절시키기 위해 두개골에 구멍을 내고 뇌를 관통하는 총격을 가하는 등의 도살 작업에서 소 머릿고기와 볼살이 뇌 또는 중추신경계 조직에 의해 오염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농식품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을 들어 “안전성을 따지기 어렵다”며 난색하고 있다. “현행 미국산 쇠고기 및 쇠고기 제품 수입위생조건에 따르면 특정위험물질(SRM)은 모든 월령의 소의 편도, 회장원위부, 도축 당시 30개월령 이상 된 소의 뇌·눈·척수·머리뼈)·등배신경절 및 척주 등을 말한다. 소머릿고기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농식품부 검역정책과 관계자)

김현권 의원은 “유럽은 까다로운 규정을 만들어 놓았지만 유통되는 소머릿고기에서 중추신경제 조직이 검출됐다”며 “두개골의 구멍을 밀봉하지 않았을 때와 하역·운송할 때에 오염이 더 늘어난다는 영국 대학의 실험 결과는 시사 하는 바가 크다”고 우려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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