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대 "조커는 우리 모습"..가면 쓰고 무력감 토로

권영미 기자 2019. 10. 30.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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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대 중 일부가 최근 전 세계에서 개봉되어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조커'에서 자신들의 모습을 발견했다.

29일(현지시간) CNN은 이 같은 홍콩 시위대의 '조커'에 대한 감정이입 현상을 보도했다.

시위 현장을 취재한 홍콩 사진 작가인 디콘 루이는 최근 조커 스타일 화장을 한 자신의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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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는 "범죄자 불과해..홍콩 상황 알리는 데 이용 안돼"
'조커' 스틸 컷 © 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홍콩 시위대 중 일부가 최근 전 세계에서 개봉되어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조커'에서 자신들의 모습을 발견했다. 이들은 조커 가면을 쓰고 시위를 하거나 조커 화장을 하고 찍은 자신의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거나, 조커의 절망감과 시위대의 절망감이 서로 통한다고 주장한다.

29일(현지시간) CNN은 이 같은 홍콩 시위대의 '조커'에 대한 감정이입 현상을 보도했다. 이 현상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은 홍콩 시위대가 고담 시민들처럼 정부와 부유한 엘리트층으로부터 버림받았다고 믿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화에서 고담 시민들과 경찰들이 지하철역에서 싸우는 장면은 시위대와 경찰이 싸웠던 홍콩 지하철과 유사해보인다. 영화 말미에 폭도들은 도시 일부를 파괴하는데 공기를 채운 연기와 가스 등은 홍콩에서 일상화된 최루가스와 벽의 낙서, 박살난 유리의 모습과 일치한다는 설명이다.

복면 금지법 시행 첫날인 5일 홍콩 시위대가 웡타이신에 있는 정부 기관 건물을 파괴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공교롭게도 홍콩에서 조커는 공공집회에서 복면으로 얼굴을 가리는 것을 금지하는 복면금지법 시행 하루 전에 개봉했다. 그 후 시위대 중 많은 사람들이 조커 마스크나 조커 스타일의 화장한 얼굴로 거리에 나섰다.

복면 금지법이 내려진 다음 날 인터넷 시위 사이트인 LIHKG의 한 게시물은 "오늘 이후 홍콩엔 조커가 필요하다"고 했고 다른 게시물들은 고담시 폭도를 '순교자', 조커를 '저항의 상징이자 반란자들의 정신적 지도자'라고 불렀다.

조커와 2016년 우산혁명의 주역이었던 에드워드 렁(梁天琦)을, 냉담한 성격의 부유한 시장 후보인 배트맨의 아버지인 토머스 웨인을 캐리 람 행정장관에 비교하는 글도 올랐다.

시위 현장을 취재한 홍콩 사진 작가인 디콘 루이는 최근 조커 스타일 화장을 한 자신의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그리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조커가 미쳐가서 반항을 선택한 것은 절망감에서 나온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콩인들도 무력감을 느끼며 표현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사진 작가 디콘 루이 사진<디콘 루이 인스타그램 갈무리>

하지만 일부에서는 조커와 홍콩 시위자들은 다르다며 이 같은 움직임을 경고하고 있다. 그리고 조커 팬들의 자기 표현은 SNS 상에서 넘쳐나지만 실제 시위대 속에서의 영향력은 커지지 않고 있다.

CNN에 따르면 도리어 많은 이들이 이 영화로부터 거리를 두려고 하면서, 조커와 홍콩 시위를 빗댄 게시물에 많은 '싫어요' 표시와 '조커를 열망해서는 안된다'는 댓글이 붙고 있다.

한 게시물은 조커는 '범죄자'이며 고담시는 '도덕성이 땅에 떨어진 도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게시물은 홍콩 상황을 알리는데 조커를 사용하는 것이 부정적인 결과만 가져올 것이라며 이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ungaung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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