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타 시달리다 투신사망'한 전투경찰, 24년만에 순직 결정

문제원 입력 2019. 10. 31. 08:40 수정 2019. 10. 31.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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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이하 위원회)는 1995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현모 일경이 대구지방경찰청 전공사상심사에서 '순직' 결정을 받았다고 31일 밝혔다.

위원회는 "이번 현 일경 사건은 위원회의 재심사 요청에 따라 대구청에서 신속히 순직으로 재심사한 것으로, 자해사망한 경우에도 구타 및 가혹행위 등 부대적 요인으로 사망한 경우 순직결정이 가능함을 알려주는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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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스스로 목숨 끊은 현모 일경
당시 軍, 건강 등 개인사유 자살로 결론
재조사 결과 구타·가혹행위 사실 확인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이하 위원회)는 1995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현모 일경이 대구지방경찰청 전공사상심사에서 '순직' 결정을 받았다고 31일 밝혔다.

앞서 군은 전투경찰로 복무하던 현 일경이 21살의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자 유서에 '건강에 자신이 없다'라는 문구가 있었다는 이유로 단순 개인사유 자살로 결론냈다.

하지만 현 일경의 가족은 이 같은 결정에 불복해 지난해 12월 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위원회 조사결과 현 일경이 작성한 유서에는 가해자와 구타 및 가혹행위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있었고, 가해자들의 영창 징계기록도 확인됐다.

당시 여러 지역신문에선 '내무반 구타를 못 참겠다며 전경이 투신사망 했다'라는 기사가 보도되기도 했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해부병리 전문의가 현 일경의 좌측 대퇴부와 정강이, 골반 등에 5∼6개의 멍이 든 것과 허벅지 및 무릎 부분의 피하출혈은 구타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는 소견을 낸 것도 확인했다.

위원회는 부대원에 대한 참고인 조사에서 "발과 주먹 등으로 맞거나 얼차려를 당하는 등 구타 및 가혹행위가 만연했다"라는 사실도 확인했다.

위원회의 자문위원인 정신의학과 전문의는 심리부검을 통해 "현 일경은 달리 도피처를 찾을 수 없는 상황에서 극도의 절망감 내지 심신상실의 상태에서 자해사망을 결행하게 됐다"며 "건강문제 등 개인 신변 비관이 자해 사망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수는 있으나 이를 주요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라는 소견을 제시했다.

한편 위원회는 지난 1년 동안 군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중 억울한 죽음에 대한 재조사를 벌여 17건의 사건에 대한 진상을 규명했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국방부에 16건, 경찰청에 1건을 재심사 요청했다.

위원회는 "이번 현 일경 사건은 위원회의 재심사 요청에 따라 대구청에서 신속히 순직으로 재심사한 것으로, 자해사망한 경우에도 구타 및 가혹행위 등 부대적 요인으로 사망한 경우 순직결정이 가능함을 알려주는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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