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대신 해경청장이 헬기"..20분 걸릴 이송, 4시간 40분 걸렸다

오대성 입력 2019. 10. 31. 21:15 수정 2019. 10. 31. 22:2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세월호 참사 2천일이 넘었지만, 진상 규명을 더 해야하는 이유를 알려주는 충격적인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당시 함정에 단원고 학생 한명 구조됐습니다.

저산소증이었지만 헬기로 구조조치가 바로 됐다면 살았을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헬기를 타지못해 결국 숨졌습니다.

그 함정에 헬기가 왔고, 그 헬기를 해경청장이 이용했습니다.

국가의 재난구조 원칙과 기본을 다시 생각케하고 있습니다.

오대성 기자입니다.

[리포트]

사회적참사 특조위가 공개한 세월호 참사 당일 영상입니다.

오전 11시 40분쯤 두 번째 희생자가 발견되고 5시간 넘게 지난 오후 5시 24분.

[TRS : "지금 익수자 한 명, 익수자 한 명 올렸습니다."]

세월호 침몰 지점 100m 인근에서 구명조끼를 입은 단원고 A 군이 발견됩니다.

[TRS : "익수자 한 명, 익수자 한 명 단정에 태우고 3009함으로 가고 있습니다."]

오후 5시 35분, 함정으로 옮겨진 A 군에게 원격의료 시스템이 가동되고 목포 한국병원 의료진은 신속 이송을 지시합니다.

오후 5시 59분, 원격시스템의 바이털 사인.

불규칙하지만 맥박이 잡히고 산소포화도는 69%. 심한 저산소증으로 시급한 치료가 필요한 수준입니다.

오후 6시 4분, 헬기 탑승 준비를 합니다.

[조타 : "헬기 선회 중에 있어요."]

[현장 : "빨리 빨리."]

[조타 : "빨리 준비해주시기 바랍니다."]

[현장 : "완료, 헬기 도착."]

하지만 헬기 탑승은 이뤄지지 않고, 오후 6시 35분쯤 A 군을 헬기가 아닌 단정으로 옮기라는 지시가 내려옵니다.

[응급 : "아니, 헬기 안 옵니까?"]

[현장 : "헬기로 옮겨야지, 왜 P정(단정)으로 어떻게 옮겨?"]

이후 A 군은 3차례 단정에 옮겨졌고, 최초 발견 이후 4시간 41분이 지난 밤 10시 5분에서야 병원에 도착합니다.

헬기로 20분이면 가능한 거리였습니다.

A군은 밤 10시 10분 사망 판정을 받습니다.

특조위는 당시 A 군이 탔던 함정에 두 차례 헬기가 내려왔지만 각각 김수현 서해지방해경청장과 김석균 해경청장이 타고 갔다고 밝혔습니다.

[박병우/특조위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국장 : "(다수 의료진은)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긴 하나 사망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구조 즉시 병원으로 이송해서 물리적인 전문 처치를 받는 것이 가장 긴급하고 적절한 대처다(라고 대답합니다.)"]

다만 특조위는 헬기 탑승이 이뤄지지 않은 구체적인 경위와 지시자, 또 다른 헬기의 가용 여부 등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고 범죄 혐의가 발견되면 수사 요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오대성 기자 (ohwhy@kbs.co.kr)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