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한 인물 대다수 고사.." 난관 부닥친 한국당 인재 영입

심우삼 김용현 기자 2019. 11. 1.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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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주 전 육군대장 영입 논란을 계기로 자유한국당의 인재 영입 절차와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당은 당초 박 전 대장을 포함한 인재 명단을 31일 발표하려다 최고위원들이 '공관병 갑질' 논란 등을 이유로 영입을 반대해 박 전 대장은 명단에서 일단 제외시켰다.

한국당은 이날 박 전 대장을 제외한 8명의 영입 인재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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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서 추천.. 인재풀 구축 한계
자유한국당 황교안(맨 오른쪽) 대표와 나경원(왼쪽) 원내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영입 인재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나 원내대표 오른쪽부터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김성원 전 두산중공업 부사장, 백경훈 청사진 대표, 양금희 여성유권자연맹 회장,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최종학 선임기자

박찬주 전 육군대장 영입 논란을 계기로 자유한국당의 인재 영입 절차와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입 절차가 당내 소통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다는 점, 영입 대상을 내부 추천 풀에 한정하는 방식 등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한국당은 당초 박 전 대장을 포함한 인재 명단을 31일 발표하려다 최고위원들이 ‘공관병 갑질’ 논란 등을 이유로 영입을 반대해 박 전 대장은 명단에서 일단 제외시켰다.

국민일보가 취재한 결과 이번 1차 인재 발표 명단은 박맹우 사무총장을 필두로 한 당 사무처 주도로 완성됐다. 인재 데이터베이스(DB) 구축작업은 지난 3월 출범한 당 인재영입위원회가 전담하고 최종 영입 결정은 사무처와 인재영입위가 함께하기로 했지만, 이명수 인재영입위원장이 국제의회연맹(IPU) 회의 참석차 출국하면서 결정 권한이 사무처에 쏠리게 됐다.

논의에 참여한 당사자들은 박 전 대장이 문재인정부 적폐청산 피해자라는 상징성이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장의 출마를 바라는 지역 차원의 요구도 있었다고 한다. 박 전 대장은 충청권 원외 인사 추천으로 당 인재풀에 포함됐다. 그런데 이런 과정은 최고위원들을 비롯해 다른 지도부 일원들과는 공유되지 않았다.

당내에서는 지도부의 일처리가 허술하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김세연 의원은 31일 라디오에 출연해 “박 전 대장이 모욕적인 일들을 겪은 것은 사실이지만 공관병 갑질 행태까지 면죄부를 받기는 어렵다”고 했고, 신상진 의원은 “논란이 되는 인물들을 굳이 첫 명단에 넣었어야 했느냐”고 말했다.

당 인재 영입 시스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재풀을 당 내부에서 자급자족 방식으로 구성하다 보니 참신한 인사들에 대한 영입이 이뤄지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에 영입된 인물 중 나이와 이력 면에서 차별성을 보이는 인물은 전북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백경훈 청사진 대표,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 출신 사업가 장수영씨뿐이다. 모두 당내 청년 관계자들이 추천한 인물들이다. 고령자·명망가 중심으로 운영되는 당의 특성상 인재 영입 단계에서부터 왜곡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당의 선(先) 혁신이 없었던 점도 인재 영입 실패의 원인이다. 한국당은 그간 인재 DB에 포함된 인물을 중심으로 영입 의사를 타진해 왔다. 중도층과 무당층의 이목을 끌 수 있는 참신한 인물들도 일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대다수가 한국당행에 부담감을 느끼고 제안을 고사하면서 당의 기존 색깔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사람들만 남게 됐다는 것이다. 인재영입위 관계자는 “괜찮은 사람들이 영입 제안에 망설이는 사이 남은 사람들만 발표하다 보니 이런 꼴이 났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이날 박 전 대장을 제외한 8명의 영입 인재를 발표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김성원 전 두산중공업 부사장, 백경훈 청사진 대표, 양금희 여성유권자연맹 회장,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장수영 정원SY 대표, 장범진 경희대 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황교안 대표는 박 전 대장을 둘러싼 논란에도 영입을 철회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황 대표는 박 전 대장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 “배제라니요?”라고 되묻고는 “정말 귀한 분”이라고 말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박 전 대장이 당에 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심우삼 김용현 기자 s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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