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일각 '黃리더십'에 '부글부글'..黃 "리더십 왜 상처받나"
수도권·충청권 총선 위기감 표출.."의총서 끝장 토론하자" 제안도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방현덕 이동환 기자 = 자유한국당 내부에서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을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한국당은 '조국 정국'에서 당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인 데 고무된 듯 실책을 연발했다.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수사 대상 의원들에 대한 공천 가산점 논란, '셀프 표창장' 논란, 문재인 대통령 비하 애니메이션 논란에 이은 황 대표의 '1차 인재 영입' 논란 등이 그것이다.
이를 놓고 당 일각에서는 황 대표가 이른바 '조국의 저주'에 빠진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황 대표가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진 박찬주 전 육군 대장 영입 시도 논란은 '공관병 갑질' 논란에 따른 적합성 여부를 넘어 황 대표의 '밀실 리더십'까지 도마 위에 오른 상태다.
영입 과정에서 최고위원 및 중진의원들과의 소통이 없었다는 것으로, 황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모양새다. 김영우 의원은 1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중도층이나 무당층에 어필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라며 "조금 더 소통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황 대표가 전날 박 전 대장이 비판 여론 및 당내 반발 끝에 영입 명단에서 제외된 것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순간 불쾌한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모습도 당내에서 회자됐다.
한 재선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기분 나쁜 질문을 했다고 카메라 앞에서 어떻게 신경질을 낼 수가 있느냐"며 "황 대표가 지지율에 취해 독선적으로 변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했다.
황 대표가 '패스트트랙 공천 가산점' 논란과 관련해 "상응한 평가를 하는 것은 마땅하다"고 했다가 "가산점이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말을 바꾼 것을 놓고도 '오락가락 리더십'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또한 황 대표가 지난 8월 광화문 집회에서 "자유 우파 통합을 위해 저를 내려놓겠다"고 선언해놓고 '조국 정국'을 거치며 통합 행보가 옅어진 점도 일부 의원들의 반발을 사는 지점이다.
당내에서는 황 대표가 의사결정 과정에서 영남·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에게 과도한 의존을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박맹우 사무총장, 추경호 사무부총장 등 측근 그룹이 이른바 친박계·TK(대구·경북) 출신인 점과 무관치 않다.
한 중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이 영남 일변도로 가는 것 같다"며 "영남이야 공천을 받으면 당선이 되니 별걱정이 없지만, 다른 지역은 상당한 위기의식이 있는데 지도부가 읽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 양천을을 지역구로 둔 김용태 의원은 "당이 전형적인 집단사고의 오류에 빠져있다"며 "국민은 현 기득권, 전 기득권을 다 확 바꾸라는데 수도권에서는 그런 요구에 못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충청권 의원들은 황 대표를 비롯한 현 지도부의 리더십에 의구심을 제기하며 다음 주 회동해 당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선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때처럼 대표의 측근 외에는 누구도 의사 결정에 관여할 수 없는 상황이 답습되고 있다"며 "이쯤 되면 의원총회를 열고 '끝장 토론'을 벌여야 하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리더십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을 일축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리더십이 왜 상처를 받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나아가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오히려 우리 당이 살아있다는 증거"라며 "대표가 한마디 하면 아무 찍소리도 못하는 정당을 희망하나. 그런 것을 리더십이라고 이야기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일 처리가 매끄럽지 못했다고는 할 수 있겠지만 황 대표 말고 지금 대안이 있느냐"며 "리더십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언론이 너무 나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용태 의원은 "황 대표에 대한 평가는 지금부터 실제 공천까지 어떤 결과를 보여주느냐에 달렸다"고 밝혔다.
bang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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