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약발' 다했나..'밀실 소통·전략 부재' 황교안 리더십 역풍

이승주 2019. 11. 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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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표창장·유튜브·박찬주 영입 등 논란 줄줄이
지지율, 다시 조국 사태 전으로.."전략 부재" 비판
"유튜브로 대선 이미지 정치? 국민정서 동떨어져"
"최고위도 모른 밀실 소통" "장외집회 뽕 맞았나"
"보수통합에 입지 흔들릴까..적극 추진 쉽지않아"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회의실에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안경을 만지고 있다. 2019.10.31.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이승주 김지은 기자 = '조국 정국'으로 지지율 상승세를 보였던 자유한국당이 본격 총선 준비에 앞서 '황교안 리더십'을 둘러싼 논란에 휩싸였다. 황 대표가 야심차게 추진한 인재 영입과 유튜브 홍보 등이 역풍을 맞으면서 '밀실 소통', '전략 부재' 등 당내 불만이 잇따라 터져나온다.

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격차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이전으로 돌아갔다. 지난달 31일 한국갤럽의 정당 지지 조사에 따르면 한 자릿수로 좁혀졌던 양당 지지율 격차가 10월 5주차에 두자릿수로 다시 벌어졌다.

이에 당내에선 '조국 정국'을 끌고가지 못한 황 대표 리더십에 대한 쓴소리가 공공연히 흘러나온다. 최근 한국당은 공천가산점과 '셀프 표창장', '벌거벗은 문재인' 애니메이션 논란에 이어 박찬주 전 육군대장의 영입 문제를 두고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특히 황 대표 취임 후 첫 인사 영입을 두고 당내에서 '전략 부재' 비판이 거세다. 한 중진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콘셉트가 없다. 청년이면 청년, 여성이면 여성, 혹은 경제, 스타트업 등 명단을 보면 국민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지는지 선명하게 보여줘야 하는데 전략이 없다"고 혹평했다.

한 재선 의원도 "전문가라는 분들이 기존의 한국당 자문교수들이다. 이렇게 해서 외연이 확장되겠나"라고 질책했다.

【서울=뉴시스】 자유한국당 공식 캐릭터 '오른소리 가족'의 유튜브 영상(왼쪽), 자유한국당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에 게재된 '오늘, 황교안입니다' 1회(오른쪽)

게다가 황 대표가 색소폰을 부는 유튜브 홍보영상에 대해 "지금 대선 후보로 이미지 정치하는 것도 아니고"라며 "국민들은 경제가 어려워 고통스러워 하는데 분위기 파악 못하는 것 아니냐.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것으로 보이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벌거벗은 임금님'으로 패러디해 논란이 된 '오른소리 가족' 캐릭터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한 초선 의원은 뉴시스 기자를 만나 "누굴 타깃으로 한지 모르겠다"며 "젊은 세대가 즐기기에는 너무 어린 연령층에 맞춰졌는데 과연 아이들은 그 만화를 좋아할까? 나이든 세대는 보지 않을 텐데"라며 답답해했다.

황 대표가 주력하는 정책 대안 '민평론·민부론'에 대해서도 "너무 포괄적인 개념이란 느낌이 든다"며 "젊은 세대의 마음을 잡아야 하는데 그렇기엔 부족하다"고 일침을 놓았다.

특히 이번 인사 영입이 최고위원들도 모르게 진행됐다는 점에서 '소통 부재' 리더십도 도마에 올랐다. 인사 발표 하루 전날 조경태 최고위원은 기자들을 만나 "박찬주 전 대장 영입에 대해 저희들은 금시초문이었고 언론을 통해서 들은 이야기였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회의실에서 제1차 자유한국당 영입인재 환영식에 참석해 영입인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김용하 순천향대 IT 금융경영햑과 교수, 김성원 전 두산중공업 플랜트 EPC BG장, 나경원 원내대표, 황교안 대표, 백경훈 청년이여는미래 대표, 양금희 여성유권자연맹회장,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 2019.10.31. kmx1105@newsis.com

이에 한 재선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의사결정 과정이 밀실에서 이뤄진 형태란 점에 놀랐다. 최고위원들과 이명수 인재영입위원장도 직전까지 잘 몰랐다는 게 드러났지 않았나"라며 "의원들에게 탁 터놓고 얘기하고 끝장 토론하는 과정에서 비판도 나오고 대안도 생기는 것인데"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이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의사 결정하던 방식과 비슷하다. 소수가 결정하고 나를 따르라는 식"이라며 "황 대표가 오랜 장외집회에서 지지자들의 지지를 받으며 소위 '뽕'을 맞은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라고 힐난했다.

다른 재선 의원은 "물론 모든 사람과 논의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해 비밀스럽게 협의할 수 있는 기구를 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자신이 편한 법조인 출신의 초선 의원들 위주로 이야기를 듣고 결정하니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당내에선 총선 승리를 위한 보수 대통합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황 대표가 이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1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10월 5주차 지지 정당 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은 전주 대비 3%포인트 상승한 40%를 기록했으며 자유한국당은 전주 대비 3%포인트 하락한 23%로 집계됐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앞서 김무성 의원은 지난달 29일 '열린토론 미래 대안찾기' 토론회에서 "통합 이야기만 나오면 특정인 몇명이 나서서 재를 뿌리는 독설을 퍼붓고 있다"며 "내년 총선을 개인 차원의 정치 일정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의 운명이 걸린 중대사임을 인식하고 우파 청지인끼리 통합하고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제원 의원도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요즘은 통합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아니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조국의 저주'라고들 한다. 조국 사태로 인한 지지율 상승이 오히려 보수 통합을 가로막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에 정치학 박사인 장성호 건국대 행정대학원장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보수 통합으로 당내에 들어올 사람은 황 대표 측이 아니거나, 내부 갈등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 황 대표 입장에선 통합 후 대표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고 생각할 것 같다"며 "구호로는 보수 통합을 외치지만 실질적으로 적극 추진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joo47@newsis.com, whynot8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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