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도둑"..이라크서 후세인 이후 최대 규모 시위

한상희 기자 입력 2019. 11. 2. 17:17 수정 2019. 11. 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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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일(현지시간) 실업과 식량난, 공공서비스 파탄 등 생활고에 항의하며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시작된 반정부 시위가 1일로 딱 한 달을 맞았다.

시위가 두 달째에 접어든 이날도 바그다드 중심부에서는 수만 명이 참가한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이라크 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시위에 참가한 여성 1명이 군경이 던진 최루가스탄에 맞아 숨졌고 최소 155명이 부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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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 시위로 250명 사망 1만명 부상"
한달째 시위..실업난 시달리는 젊은층이 시위 주축
1일(현지시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이라크 국기를 든 채 시위를 벌이고 있는 반정부 시위대. © AFP=뉴스1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당신들은 모두 도둑이다. (독재자 사담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 2003년 후 지금까지 도대체 무엇을 했는가?"

지난달 1일(현지시간) 실업과 식량난, 공공서비스 파탄 등 생활고에 항의하며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시작된 반정부 시위가 1일로 딱 한 달을 맞았다.

시위가 두 달째에 접어든 이날도 바그다드 중심부에서는 수만 명이 참가한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이날 시위는 지난 2003년 후세인 전 대통령이 퇴임한 후 가장 큰 규모였다.

시위대는 실업난 해소, 부패 청산, 내각 총사퇴 등을 외치며 이라크 의회와 정부 부처, 외국 대사관이 들어선 '그린 존'으로 이어지는 다리와 도로를 가득 메웠다.

이날 시위에 참석한 한 여성은 "그 누구도 국민을 대표하지 않는다. 이란도 정당도 성직자도 아니다. 조국을 되찾고 싶다"며 시위를 이어가겠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낮 시간대에 비교적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시작된 이날 시위는 해가 지면서 폭력 사태로 번졌다.

이라크 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시위에 참가한 여성 1명이 군경이 던진 최루가스탄에 맞아 숨졌고 최소 155명이 부상을 입었다.

지난달 1일 시위가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최소 250명이 사망하고 1만명이 다쳤다. 이런 소요사태는 이라크에서 이슬람국가(IS)가 패퇴된 이후 최악이다.

1일(현지시간) 이라크 반정부에 시위에 참석한 한 남성이 "모든 피해는 정당들의 몫"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 AFP=뉴스1

이처럼 많은 사상자가 나온 것은 이라크 군·경이 시위대 해산 과정에서 최루탄과 고무탄은 물론 실탄까지 사용하며 강경 진압에 나섰기 때문이다. 며칠 전에도 시아파들의 성지인 카르발라에서 복면을 쓴 무장 괴한들이 실탄을 쏴 18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다치는 등 갈수록 시위가 격화하는 양상을 보여왔다.

지난달 31일 아델 압둘 마흐디 총리가 최근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고 조기 총선 개최를 약속했지만, 정부를 향한 시위대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시위대는 개인의 능력이 아닌 종파나 민족 할당에 근거해 공직을 임명하는 방식 자체를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다.

AFP통신은 "고위 성직자의 힘이 센 이라크에서 정치와 종교계급을 함께 비난하는 시위가 일어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소요는 지난달 바그다드 남부 시아파 거주 지역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시작돼 남부 전역으로 확산됐다. 실업에 시달리는 젊은층들이 시위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라크에 이어 레바논에서도 총리 퇴진을 불러온 시위 현상에 대해 지난 2011년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을 강타한 민주화 시위, 이른바 '아랍의 봄'과 비슷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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