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이 된 한 줄' 댓글 역기능 이젠 무시 못 해, 때가 됐다"

CBS 시사자키 제작진 2019. 11. 3. 13: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강유정 교수>
가끔은 뜨끔하다 싶게 정확한 지적도
韓 포털 중심, 외국과 비교해 제재 없어
댓글 관련 사망 사고 많아, 만성화된 듯
지금도 충분히 추적 가능, 실명제 글쎄..
<나은영 교수>
특별한 것 아닌 놀이 같은 즉각적 반응
대면 소통 줄고 비대면 소통에 익숙해져
경찰 총격 사건으로 CNN 댓글창 폐지 등
댓글이 칼처럼 찌를 수 있다는 생각 해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20~19:55)
■ 방송일 : 2019년 11월 1일 (금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강유정 (강남대 교수, 영화평론가), 나은영 (서강대학교 교수)


◇ 정관용> 금요일 저녁 다양한 사회문화 현상들 잡학하고 박식하게 수다떨어보는 금요살롱 시간. 오늘도 강남대학교 강유정 교수 나오셨어요. 어서 오십시오.

◆ 강유정> 안녕하세요.

◇ 정관용> 오늘 특별한 손님 모셨는데요. 서강대학교 지식융합미디어학부의 나은영 교수이십니다.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 나은영> 반갑습니다.

◇ 정관용> 교수님 온라인상의 댓글 관련된 연구를 하셨다고요? 오늘 우리가 이 댓글에 대해서 수다를 떨어볼 건데 배경은 이거죠. 얼마 전에 한 연예인의 극단적 선택 그런데 마침 그 연예인의 선택에 직접적 원인을 예단하고 추론할 수는 없습니다만 좀 악성댓글을 많이 받던 연예인이다 이런 얘기들이 나오면서 연예기사에는 아예 댓글을 중단시킨 이런 포털도 지금 나오고 이러면서 과연 댓글이 뭐냐. 댓글이 뭐예요, 나 선생님.

◆ 나은영> 댓글은 다른 사람이 쓴 글이나 다른 콘텐츠 이런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지 반응을 보이는 거라고 할까요?

◇ 정관용> 직접 달아보신 적 있어요, 댓글?

◆ 나은영> 거의 없는 것 같아요.

◇ 정관용> 강 교수님은?

◆ 강유정> 저도 댓글 달아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 정관용> 저는 제일 먼저 궁금한 게 댓글 다는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일까. 두 번째 남의 댓글을 다 읽고 그 댓글에 또 댓글을 다는 사람은 정말 어떤 사람일까. 이게 정말 궁금해요.

◆ 나은영> 그런데 사실 특별한 사람들이 댓글을 다는 게 아니라 그냥 일종의 약간 놀이처럼 그러니까 다른 사람이 얘기를 했으면 나는 이렇게 생각해 이렇게 좀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인달까요.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강유정> 저는 제 댓글 중에 악성댓글도 있잖아요. 글에 대한. 저에 대한 얘기라기보다는 제 글에 대해서 어떻게 어떤 분이시지 해서 그분이 쓴 댓글을 볼 수 있잖아요. 보면 어마어마하게 많이 쓰시는 거예요. 그러니까 제 글에만 댓글을 다시는 분이 아니라.

◇ 정관용> 그러니까 전문가들이에요, 보면.

◆ 나은영> 많이 쓰시는 분은 많이 쓰시고.

◆ 강유정> 거의 하루 종일 거의 매 시간 올라오는 거의 콘텐츠나 기사마다 댓글을 다시는 분들이 저한테도 다는 걸 보고 저는 좀 위안을 받은 것 같아요. 제 글을 혹은 저를 특별히 미워하시는 분이 아니라 모든 것에 좀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계신 분이구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굉장히 한 분이 많이 다시더라고요.

◆ 나은영> 그렇죠. 많이 다시는 분이 계시고 또 전혀 안 다시는 분이 계셔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전 국민 중에 몇 퍼센트 정도가 그래도 댓글을 단다 이런 연구된 건 없어요?

◆ 나은영> 대개 댓글의 속성이나 이런 것들을 분석한 연구들이 많고 퍼센트를 정확히 알 수가 없는 게 익명으로 많이 달잖아요. 그리고 이제 한 사람이 또 여러 개 아이디를 갖고 있을 수도 있고. 그런데 사실 저는 댓글을 확인을 좀 안 하는 편이에요. 이렇게 글을 쓰잖아요. 쓸 때까지는 최선을 다해서 쓰고 그다음에 한 부 프린트 해 놓고 그리고는 또 다른 일들이 많이 쌓여 있어서 다시 돌아가서 보거나 이럴 시간이 좀 없었던 것 같은데 그런데 우연히 접하게 되는 것 중에는 글쎄요. 제가 좀 무색무취여서 그런지.

◆ 강유정> 저는 약간 푸른수염이라는 동화 보면 푸른수염이 어디 가면서 방 열쇠 주고 열지 말아라라고 하잖아요. 근데 열어서 충격 받잖아요. 저는 그런 기분이에요 매일 글을 쓰거나 출연하고 난 다음에 댓글이 있으면 열쇠 열지 말자 싶으면서도 간혹 열어 보면.

◆ 강유정> 궁금해서.

◇ 정관용> 그러니까 사람은 여러 종류인데요. 지금 이것과 관련해서는 뭔가를 읽고 댓글을 다는 사람이 있고 안 다는 사람이 있어요. 뭔가를 읽고 남이 쓴 댓글까지도 보고 또 댓글을 다는 사람이 있어요. 또 뭔가를 직접 쓰거나 기사의 주인공이 된 사람 중에 댓글을 읽는 사람이 있고 안 읽는 사람이 있어요.

◆ 나은영> 또 댓글을 직접 보는 사람이 있고 해당하는 본인이 직접 보기도 하고 다른 사람이 보기도 하고 그럴 텐데 사실 모르는 게 약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이제 댓글 다는 사람은 깊은 생각을 하지 않고 그냥 막 쏟아놓는데 그걸 읽는 사람은 굉장히 심각하게 생각할 수 있거든요.
(사진=다음 홈페이지 캡쳐)

◆ 강유정> 그런데 간혹 진지하고 들을 만한 댓글을 쓰시는 분이 있어요. 제가 경향신문에 쓰는 칼럼 같은 경우는 어떨 때는 글을 안 읽으시는 것 같다 싶을 때다 있지만 이건 내가 좀 뜨끔하다 싶을 정도로 정확하게 써주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그런데 여하튼 좋은 소리는 좋지만 불편한 소리는 상처받는 건 똑같은 것 같아요.

◆ 나은영> 그렇죠.

◇ 정관용> 옛날에 이제 스마트폰 시절 이전에는 굳이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와야만 또 댓글을 달 수 있었잖아요. 그런데 요즘은 스마트폰 시대가 되다 보니까 문자로 전부 그냥 막 날리거든요. 점점 그 댓글의 양은 많아지는 것 같아요.

◆ 나은영> 그럴 때 미디어가 너무 발전해 있다 보니까 대면소통이 줄어드는 거죠. 그리고 비대면소통에 익숙해져 가는 거예요. 사실 댓글에 좀 거친 표현이 많아지는 것도 사람 얼굴을 보고 얘기하지 않고 댓글 쓰는 사람은 사람이 보이지 않으니까 그냥 자기 쓰고 싶은 대로 마구 쓰게 되잖아요.

◇ 정관용> 자기 얼굴도 드러나지 않으니까.

◆ 나은영> 그렇죠. 본인은 휴대폰이든 컴퓨터든 기계 앞에서 쓰지만 이건 결국 사람을 겨누는 거다. 이런 걸 좀 인식을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 강유정> 설리 씨 같은 경우에는 고인이 되셨지만 악플러들을 소송을 했단 말이에요. 그런데 막상 만나봤더니 명문대생도 있었고 너무 어린 학생도 있고 그래서 계속 선처를 해 줄 수밖에 없었다라고 얘기를 하는데 그러니까 이 댓글의 익명성의 포장을 벗기고 나면 너무 평범한 민낯의 사람의 얼굴을 보면 대면을 하면 그렇게 말을 못한다라고는 하는데 또 한편으로는 그렇게 반성문을 쓰고 탄원서를 쓰면 경감이 되거나 아예 죄를 안 받잖아요. 또 한다는 거예요, 그런 분들이.

◇ 정관용> 또.

◆ 나은영> 그게 습관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우리가 이제 대면소통할 때도 어떤 사람은 말을 많이 하고 어떤 사람은 말 많이 안 하고 이렇게 주로 듣는 사람이 있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다른 사람들이 뭔가 뭐 콘텐츠를 올렸을 때 그에 대한 반응도 일일이 다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고 그냥 조용히 뭐랄까요. 그냥 대면소통의 경청에 해당하는 그냥 이렇게 보고만 마는 좀 수줍은 이런 분들도 계시고 그런 것 같아요.

◇ 정관용> 속된 용어도 눈팅한다 그러죠.

◆ 나은영> 눈팅이라고도 하는데 어떻게 보면 그런 분들이 진지한 주시자, 이렇게 말은 지금은 이제 의견을 표현하지 않지만 쭉 보고 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투표라든지 이럴 때 표현하는 분들이 아닌가.

◇ 정관용> 여기서 다른 나라들하고 비교하면 우리나라가 유독 이게 심합니까?

◆ 강유정> 제재가 별로 없거든요. 그리고 대부분으로 기사들이 포털을 통해서 소화가 되다 보니까 왜냐하면 각 언론사들이 약간 필터링 기능을 가지고 있을 수 있는데 우리는 워낙에 포털 중심이다 보니까 포털에서 댓글 제어하는 기능 말고는 별로 효과가 없는데 또 우리가 갖고 있는 기능이 제가 알기로는 억압적이거나 혹은 제재의 기능이 별로 없고 저도 보니까 네이버 같은 경우는 정치 기사 같은 경우는 안 보이도록 해 놨다가 보고 싶은 사람 클릭하면 열리도록 돼 있는 수준이더라고요. 그래서 좀 너무 좀 한편으로는 자유가 많은 게 그러니까 이게 실명화 문제로 갈 문제는 아니지만 물론 IP 추적하면 다 딸 수 있잖아요, 그 사람의 정보를. 그게 문제가 아니라 너무 많은 자유가 주어진 건 좀 다른 나라에 비해서 규제가 덜한 건 사실이더라고요.

◇ 정관용> 나 교수님 보시기에는 어때요?

◆ 나은영> 그렇죠. 표현의 자유 때문에 규제를 최소화하려는 건 사실인데 외국에서도 2014년에는 경찰 총격 사건 이런 것 때문에 CNN에서 댓글창 폐지한다고 들었어요. 그리고 로이터나 이런 곳에서는 그런 곳에서도 댓글창 폐지했고.

◇ 정관용> 해외 유수 언론들은 자기네 사이트에 들어와서 기사를 보게 되잖아요. 그러니까 자기네가 댓글을 아예 없애버릴 수가 있는데.

◆ 강유정> 없앨 수가 있죠.

◇ 정관용> 그러니까 교수님 얘기처럼 그 사이트 들어가서 읽는 사람들 별로 없어요. 다 포털에서 보잖아요.

◆ 강유정> 그러다 보니 기자분들도 조금 자극적으로 댓글 중에 자극적인 거를 기사화하는 그런 게.

◇ 정관용> 또 하고.

◆ 강유정> 그거에 또 더 나쁜 댓글이 더 달려서 좀 악순환이 되는 경향은 좀 있는 듯해요.

◆ 나은영> 그렇죠. 그래서 이제 포털과의 관계도 조금 정립을 해야 되고 뉴욕타임스에서는 댓글을 달려면 작성자가 이름하고 지역을 입력해야 되고 또 전체 기사의 10% 정도만 그리고 24시간 이내에만 댓글을 허용한다고 들었어요. 물론 이제 어떤 사건들이 이제 발생하거나 그러면 정책이 바뀌기도 하죠. 그래서 이것도 또 점차 바뀌어 가고 있을 텐데요. 그래서 우리나라도 그냥 이제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뭐도 또 중요하냐 하면 그 댓글에 대해서, 특히 악플의 대상이 되는 사람도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자신의 권리가 중요하듯이 다른 사람의 권리도 중요하니까 좀 어느 정도 조정을 해야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사회적 문제로까지 미치는 악플, 이에 대응하기 위한 악플혐오표현추방시민연대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그러니까 CNN이나 뉴욕타임스 같은 데에서 이런 식의 정책을 하게 된 게 다 원인이, 이유가 있을 거 아닙니까?

◆ 강유정> 사망사고 이후에는 강력한 제재를 썼는데 저희는 좀 그런 부분에 만성화된 듯해요. 사망 사고가 좀 많았다고 볼 수도 있고.

◆ 나은영> 그냥 그 당시에만 잠깐 그러다가.

◆ 강유정> 엄밀히 따지면 인과관계를 따지기는 좀 그렇잖아요. 선후 관계까지는 될지 모르지만 그러니까 좀 제재가 약하기는 한데 또 장점도 많이 있었던 거예요. 무슨 말이냐 하면 왜 우리 댓글장원이라는 말 유행했던 적 있거든요.

◇ 정관용> 댓글장원.

◆ 강유정> 댓글이 너무 너무 재미있어서 과거시험 장원 보듯이 촌철살인의 말을 한다라거나 그리고 대학 게시판도 잘 아시겠지만 대나무숲이나 혹은 이런 데서 익명의 댓글들이 훨씬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낼 때도 있고 또 좋은 얘기가 나올 때도 있으니까 순기능 때문에 역기능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지만 지금쯤은 이 순기능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역기능을 더 이상 무시하면 안 될 때는 온 듯해요.

◇ 정관용> 악플의 역기능만 얘기하고 있는데 이왕 한걸음 더 나아가면 정치 댓글 매크로 시스템, 드루킹 사건 이것까지 우리가 떠올려야 돼요. 그렇지 않습니까?

◆ 나은영> 네. 그래서 대학가에서 대나무숲이나 이런 곳에 올라오는 것들이 가끔은 이제 좋은 아이디어도 있기는 한데 보면 익명으로 올리기 때문에 논리적으로 이제 얘기하기보다는 감정적으로 그리고 이제 좀 순화된 언어보다는 좀 격한 언어로 이렇게 표현되는 것들도 좀 많은 편이에요. 그래서 학생들도 그렇고 어른들도 그렇고 의견은 제대로 전달하면서 그 방식을 조금 더 순화시키는 이런 걸 좀 배우는 것이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어요. 지금은 이제 그냥 각자의 개성에 맡기는 이런 부분이라서.

◇ 정관용> 그냥 배설하듯이 마구.

◆ 나은영> 그렇죠.

◆ 강유정> 군중심리가 생기는 거예요. 댓글에 들어갔는데 만약에 좋은 댓글이 많으면 악플을 남기기 좀 애매해지는데.

◇ 정관용> 민망해지죠.

◆ 강유정> 그런데 자극적인 기사에 자극적인 댓글이 달려 있다 그러면 사람이 갖고 있었던 평소에 보이지 않던 면도 튀어나와서 군중심리 속에 우루루 몰러서 800개 악플 중에 하나 더하는 건 별거 아니다 이렇게 되는데 그런 심리적 제어장치가 있어야 될 것 같아요.

◇ 정관용> 표현하기 뭐하지만 쓰레기나 담배꽁초 많은 데 가면 사람들 막 버리잖아요.

◆ 나은영> 그렇죠. 그리고 그중에서 더 자극적인 언어가 더 관심을 받으니까 너도 나도 더 자극적으로 하는 거죠.

◇ 정관용> 더 세게, 더 세게. 그러니까 두 분은 대체로 지금으로서는 안 된다. 규제가 강화돼야 한다 이런 쪽이네요?

◆ 강유정> 저는 포털 쪽이 좀 어떤 점에서 굉장히 중요한 언론 생산 매체도 됐고 언론 매체가 아닌데 언론 매체처럼 됐잖아요. 어쨌든 많은 사람들이 거기서 댓글을 소비하고 있기 때문에 사용 제재만 한다고 하더라도 굉장히 달라질 것 같아요. 댓글을 못 쓸 수 있게끔만 제재를 하더라도, 다른 제재 어떤 실형의 법적인 제재가 아니더라도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 좀 사회적 공기라고 스스로 생각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포털 규제가 좀 있으면 효과적이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좀 들어요.

◆ 나은영> 그리고 저는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한 사람이 하나의 보이스, 발언권 이런 것을 가지는 게 보장이 돼야 되는데 인터넷상의 글이 너무 중요시 되다 보니까 소수 의견이라 하더라도 그걸 더 강하게 자주 얘기하면 더 많은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이런 착시가. . .

◇ 정관용> 그런 걸 노린 게 매크로 프로그램 아닙니까.

◆ 나은영> 그렇죠. 그래서 사실은 실제에서는 소수 의견인데 인터넷에서는 다수로 보이면 여론이 왜곡될 수가 있잖아요. 여론이 왜곡되면 그 민주주의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공론장 기능을 하는 것은 이제 긍정적이지만 그 공론장이 정말 제기능을 하려면 수줍은 사람도 한 목소리 그리고 목소리 큰 사람도 한목소리 이렇게 어느 정도 좀 공평하게 배분이 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지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 정관용> 현행 법률에 의해서도 매크로 등등은 업무방해죄 정도밖에 안 되거든요.

◆ 나은영> 맞아요.
강유정 강남대 교수, 나은영 서강대 교수 (사진=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제작진 제공)

◇ 정관용> 그런데 이건 아무튼 공론장의 왜곡이라고 하는 심각한 정치적 문제를 가져올 수도 있다.

◆ 강유정> 그럼요. 왜곡이 되고 실제 영화 평론하다 보면 영화에서도 미리 별점 테러 같은 것들 막 줘서 아예 못 보게 막는 경우도 있어요, 이 영화 볼 가치 없다라고.

◆ 나은영> 어느 쪽으로 유도하는 거죠.

◆ 강유정> 아무도 안 본 상태에서 중요한 건. 시사회도 하기 전부터 평점이 쫙 달리는데 일반분들은 일반 영화 소비자들은 보실 때는 아시는 분도 있지만 때로는 0점이 많은 거 보니까 정말 별로인가 보다 생각하실 위험도 있거든요. 그런데 그것도 어떤 점에서 여론의 영향을 알고 있기 때문에 댓글의 영향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 그런 일들이 일어난다고 할 수 있다고 해요.

◆ 나은영> 좋게 보이려고 한다든지.

◇ 정관용> 그런데 그렇다고 자꾸 규제, 규제 쪽으로 가면 긍정적 기능, 순기능마저 위축시킬 수 있잖아요.

◆ 강유정> 저는 실명제는 안 될 것 같아요, 그래도. 실명제로 가는 건.

◇ 정관용> 실명제는. . . 거기까지는 곤란하다.

◆ 강유정> 왜냐하면 지금도 충분히 추적 가능하고 실명도 알 수 있는 상태에서 굳이 실명제를 한다는 건 말 그대로 댓글이 갖고 있는 순기능을 완전히 순식간에. . . 잡초를 뽑아야 되는데 제초제를 싹 뿌리면 풀도 다 죽고 곡식도 다 죽는 셈이 되잖아요. 저는 밭을 다 태워버리는 이런 생각하기 때문에 실명제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공론장 안에서 합의는 돼서 말 그대로 내 얼굴 좀 내세우고 할 수 있는 말을 댓글에 달 수 있는 정도 수준을 돼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나은영> 그래서 제 생각에는 미디어교육 그 프로그램 안에 댓글을 표현하는 방식이라든지 다른 사람의 권리도 존중을 할 수 있다든지 이런 식의 인식이 좀 퍼질 수 있도록 캠페인이라든가 이런 게 필요할 것 같아요.

◇ 정관용> 요즘 캠페인 하는 거 제가 들었어요. 오천몇백만 개의 SNS는 다 방송국이다. 여러분, 들으셨죠? 그러면 이게 정말 사실인지 뉴스 확인합니다. 이런 식의 멘트들 나오는 캠페인.

◆ 나은영> 그래서 그런 것들이 조금 더 많이 노출이 돼서 이제 당연히 그런 어떤 댓글을 쓸 때는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쓸 수 있는 이런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마치 이제 댓글 달 때 상대가 보이지 않지만 내 댓글이 칼처럼 찌를 수도 있다. 그러니까 조심해야 된다 이런 걸 염두에 뒀으면 좋겠어요.

◇ 정관용> 댓글은 뭐뭐뭐다. 한 줄로. 강유정 교수님.

◆ 강유정> 저는 댓글은 그림자라고 생각을 했어요.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 것처럼 그림자가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거든요. 그림자가 없으면 안 되잖아요. 그림자를 파는 사나이처럼. 하지만 그림자가 뭔가가 있을 때 생기는 건데 너무 그림자가 강해지면 오히려 원래 있어야 되는 게 사라지는 효과까지 만들어져서 저는 그림자라고 생각했습니다.

◇ 정관용> 나 교수님은.

◆ 나은영> 저는 댓글은 즉각적인 감정적 반응의 분출구다. 일단 그렇게 생각해 봤어요. 이성적인 댓글이 전혀 없는 건 아닌데 일단 보자마자 이제 바로 다는 경우가 많고 또 즉각적으로 떠오르는 감정을 분출시키는 이런 통로라고 생각이 됩니다.

◇ 정관용> 조금만 기술을 적용하면 댓글을 달아도 그게 바로 보이지 않고 한 30분 있어야 보이게끔 만드는 기술을 적용해도 좋을 것 같아요.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보게.

◆ 나은영> 그리고 저는 어떤 생각까지 했냐면 댓글 달기 직전에 아름다운 풍경 화면이 뜨게 한다든가 그래서 감정을 좀 가라앉힌 다음에.

◇ 정관용> 그것도 좋은 아이디어네요.

◆ 나은영> 그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 정관용> 이처럼 기술 진보 성과를 바탕으로 우리가 아이디어를 짜내면 순기능마저 죽여버리는 규제가 아니라 적절한 역기능, 나쁜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규제책을 생각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 강유정> 맞아요.

◇ 정관용> 강남대학교 강유정 교수, 특별히 서강대학교 나은영 교수. 두 분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 나은영> 감사합니다.

◆ 강유정> 감사합니다.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BS 시사자키 제작진] jcn2000@hanmail.net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