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로 본 세계 인공 지능 판도..우리나라는?

고영태 2019. 11. 4. 07: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퀴즈 쇼에서 인간과 대결에서 승리한 국내 개발 인공지능인 엑소 브레인이 상용화됐다. 엑소 브레인은 몸 밖에 있는 두뇌(Exo-Brain)이라는 뜻으로 현재 한컴 오피스에 지식 검색 기능으로 탑재됐고 내년부터 국회도서관과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인공지능 법무 서비스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한다.

엑소 브레인을 개발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조만간 음성으로 질의응답을 할 수 있는 수준까지 엑소 브레인의 성능을 끌어 올릴 계획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인공 지능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국가의 인공지능 기술 수준을 평가하는 여러 기준 가운데 민간 기업과 연구소의 특허 보유 현황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상위권에 속한다.


인공 지능 특허 IBM 1위, 삼성 4위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가 지난해 상반기를 기준으로 작성한 보고서를 보면 세계에서 인공지능 관련 특허군(patent family: 하나의 특허에 대해 국가마다 중복으로 출원한 특허)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미국의 IBM으로 나타났다. IBM은 8천290개의 AI 특허군을 출원해 2위인 마이크로소프트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보유한 특허군은 5천930개로 파악됐다.


우리나라 기업 가운데는 삼성이 5,000여 개로 4위를 차지했고 엘지와 전자통신연구원이 2,000개 안팎을 기록해 19위와 20위에 이름을 올렸다. 기업과 연구소 수를 기준으로 하면 상위 20개 기업과 연구소 가운데 11개가 일본 기업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일본 기업 가운데 특허군 보유 수가 가장 많은 곳은 도시바로 나타났다.

500개 이상 특허 출원 연구소 & 대학, 중국 1위

민간 기업이 아니라 대학과 연구소를 기준으로 특허 보유 수를 따져보면 판도가 완전히 바뀐다. 세계지적 재산권 기구에 따르면 500개 이상의 인공지능 특허군을 보유한 대학과 연구소가 가장 많은 국가는 중국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중국과학원이 2천500여 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등 무려 10곳의 대학과 연구 기관이 500개 이상의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2,000개에 가까운 인공지능 특허군을 보유하고 있어 삼성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특허를 출원했고 산학협력재단과 카이스트도 각각 1,000개 안팎의 특허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은 500개 이상의 인공지능 특허군을 보유한 대학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의 경우 캘리포니아 공대가 400여 개의 특허를 출원해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한 대학에 이름을 올렸고 일본은 산업기술종합연구소가 240여 개로 가장 많은 AI 관련 특허를 보유한 연구소로 나타났다. 이처럼 민간 기업이나 연구소들이 보유한 특허 수를 보면 우리나라 인공지능 수준은 미국이나 중국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의 평가를 보면 아직은 기술 격차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국가별 인공지능 평가, 한국은 2군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가 지난해 하반기 발표한 '인공지능이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의 인공지능 도입 준비 수준은 세계 평균을 조금 웃도는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는 세계 41개 국가를 대상으로 AI 투자, AI 연구, 자동화에 따른 생산성 향상, 혁신 기반, 인적자원, 연결성 그리고 노동시장구조의 8개 지표로 평가해 4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인공 지능에 대한 도입 준비가 가장 잘 된 1군 국가는 미국과 중국 2곳뿐이다. 미국은 노동시장구조를 제외한 7개 분야에서 모두 세계 평균보다 높았고 중국은 AI 투자와 AI 연구 그리고 연결성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우리나라는 일본, 프랑스, 영국, 독일 등과 함께 2군에 속했다. 우리나라는 자동화에 따른 생산성 향상과 혁신 기반 지표에서 세계 평균보다 높았지만, 나머지 6개 분야는 평균 수준을 기록했다. 대부분 지표에서 평균보다 낮은 수준인 3군에는 인도, 이탈리아, 스페인이 그리고 4군에는 브라질과 인도네시아 등이 속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해 초에 공개한 인공지능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 보고서도 미국의 기술 수준을 100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는 74 정도로 2.2 년 정도 격차가 벌어졌다고 평가했다.

고영태 기자 (kevin@kbs.co.kr)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