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내년 4분기 FDA 허가 기대

김병호 2019. 11. 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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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
내년 4월 허가신청서 제출
일본으로 기술수출 협의중
중동에 합작사도 이달 설립
다양한 신약 라인업 구축
타미플루 대박후 약 쏟아낸
美길리어드가 성장 롤모델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 하나만 가지고는 안 된다. 단일 제품군을 벗어나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인 만큼 외부에서 후보물질을 들여와 복수의 신약을 개발할 예정이다."

위암치료제 리보세라닙 임상 3상을 마무리하고 미국 품목허가를 준비 중인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54·사진)은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며 "위암 치료에 쓰이는 리보세라닙 적응증 확대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신약 개발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리보세라닙은 암세포 증식을 돕는 신생혈관의 성장을 막아 암을 사멸시키는 혁신 신약이다. 진 회장은 "리보세라닙 적응증을 지금의 위암 3·4차 치료제에서 대장암과 폐암 등 5개 암종으로 늘려갈 것"이라며 "이와 별개로 리보세라닙처럼 주로 항암제 쪽에서 후보물질을 들여와 추가 개발과 임상을 진행해 다양한 신약 라인업을 갖추겠다"고 설명했다. 진 회장은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도 출시 약이 '타미플루' 하나였지만 그걸로 대박을 터뜨린 뒤 다양한 신약 개발에 나서 글로벌 제약사로 우뚝 섰다"며 "우리도 그 모델을 따라가겠다"고 강조했다.

진 회장은 리보세라닙의 미국 허가 일정에 대해 내년 4분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 회장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지난달 24일 사전미팅을 시작했고, 내년 4월 말께 허가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리보세라닙 같은 희귀의약품 심사기간은 6~8개월이라 내년 10~12월에는 허가가 날 것"으로 기대했다.

에이치엘비는 또 리보세라닙 개발사인 미국 자회사 엘리바 지분 100%를 인수해 이달 중순 합병할 예정이다. 엘리바가 에이치엘비에 흡수합병되는 것이지만 미국 사업을 위해 엘리바 사명은 유지한다. 엘리바는 특히 중동에 기반을 둔 글로벌 제약사 네오파마와 함께 '네오레바'라는 합작사를 이달 설립한다. 진 회장은 "네오파마는 중동 석유재벌인 셰이크 만수르가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회사로 전 세계 종합병원 160여 개를 보유한 병원 체인그룹"이라며 "네오레바가 중동과 북아프리카, 인도에서 리보세라닙을 유통·판매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 회장은 또 "우리가 신약을 개발하면 네오파마가 보유한 병원에서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저렴한 가격에 임상시험을 할 수 있다"며 "네오파마와의 협력은 신약 개발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진 회장은 몇몇 일본 기업과 리보세라닙 일본 내 권리를 주는 기술 수출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진 회장은 "일본 기업이 자체 자금으로 리보세라닙으로 위암 외 다른 적응증에 대한 임상을 시행한 뒤 좋은 결과가 나오면 이를 국내 적응증 확대에 활용할 수 있다"며 "이미 중국에서 리보세라닙 제품을 판매 중인 중국 제약사 헝루이가 확대하고 있는 적응증도 참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보세라닙 원개발자인 중국계 미국인 폴 첸 박사는 중국 시장에 한해 헝루이에 '아파티닙'이라는 이름으로 개발·판매권을 부여했다. 에이치엘비는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판권을 갖고 있다. 진 회장에 따르면 아파티닙은 지난해 중국 병원 처방매출이 3000억원 규모에 달했고, 투약 환자가 늘자 건강보험 적용대상에 포함됐다. 2014년 아파티닙 출시를 기점으로 헝루이 시가총액은 6조원에서 현재 60조원으로 폭증했고 아시아 1위 제약사가 됐다.

에이치엘비 자회사인 엘리바는 9월 29일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위암 3·4차 치료제인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 3상 전체 데이터를 공개하면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자평했다. 3상 발표 전인 9월 27일 4만6500원이었던 주가가 4일 현재 4배 가까이 폭등한 17만원 선까지 치솟았다.

진 회장은 전북 전주 출신으로 1991년부터 부산은행과 평화은행에서 일한 뒤 1998년 외환위기로 은행을 떠났다. 2006년 구명정 제조사인 '현대라이프보트'를 인수했고, 2008년 지금의 에이치엘비 전신인 '이노GDN'을 인수한 뒤 양사를 합병해 사명을 에이치엘비로 변경했다. 당시 이노GDN의 손자회사 중 하나가 리보세라닙을 개발 중인 미국 LSKB(현 엘리바)였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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