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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주차 12시간 뒤 일어난 투싼 화재..국과수 결과에도 현대차는 '미적'?

이승재 입력 2019.11.04. 19:04 수정 2019.11.04.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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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 “투싼 내 ABS 모듈에서 발화”

지난 7월, 청주의 한 오피스텔 지하주차장에 있던 현대자동차 투싼 차량에서 불이나 전소됐습니다. 2018년도 신형 투싼 차량, 그것도 주차한지 12시간만에 갑자기 일어난 화재에,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화재 감식을 의뢰했습니다.

화재 발생 1개월 만에 나온 결론은 'ABS 모듈에서 발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차량 내부의 문제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내린 겁니다.

국과수는 핵심 근거로 몇 가지를 들었습니다.

'모듈 연결 단자는 대부분 외열에 의해 용융 변형된 형상이며, 연결 전선 한 곳에서 단락흔이 식별됨'
'차량 엔진룸의 ABS 모듈 기판과 연결 전선에서 전기적 특이점이 식별된다'
'CCTV 사진에서 동 부위를 중심으로 연소되는 점 등을 고려했다'

실제 감정서에 첨부된 사진에서도 전선에 단락흔, 즉 합선된 부분을 볼 수 있습니다. 또, 국과수가 불이 시작됐다고 본 ABS 모듈 기판의 앞, 뒷면의 일정 부분이 타들어가 아예 없어졌습니다.

다만 국과수는 '발화된 형상이나 소자의 유실과 프린팅 배선의 심한 변형으로 인해 발화 원인으로 작용한 부분의 구체적인 한정은 어렵다'고도 덧붙였습니다.

ABS 모듈에서는 불이난 건 맞는데 정확히 어느 지점인지는 특정하긴 어렵다는 내용입니다.

현대차 “자체 검사 필요…기다려라”

국과수 결과가 나온 지 2개월 째, 현대차는 지금까지 피해자들에게 어떤 대응을 했을까?

차량 소유주는 계속해서 구체적인 보상이 어떻게 되는지를 문의했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답은 '자체 검사 결과가 필요하니 기다려라'는 말 뿐이었습니다.

국과수가 "ABS 기판에서 발화가 시작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추정하고 있으나 "ABS 기판이 발화 원인이다"라고 한정하지 않았다는 게 현대차의 주장이었습니다.

그러면서 "화재로 인해 해당 차량이 심하게 훼손되었으며, 이번 화재와 유사한 원인(ABS 기판 용융흔 추정)으로 차량 화재가 발생한 이력이 없어 화재 원인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차량 전문가들 “국과수, ABS 모듈 내 자체 결함이라고 본 것”

이런 현대차의 주장이 일리가 있는지, 차량 전문가들에게 문의했습니다.

박병일 '대한민국 1호' 자동차 명장와 함께 국과수 검증서를 분석한 결과, 박 명장은 "타버린 ABS 모듈을 보면 모듈에서 불이 난 뒤, 연결된 전선까지 옮겨붙어 합선됐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대림대 김필수 자동차학과 교수는 CCTV 영상을 보면서 "엔진룸의 ABS 모듈 부분에서 불이 시작된 점이 명확하고, 전선의 합선 흔적을 발견한 국과수 검증서는 비교적 명확히 화재원인을 제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투싼 화재로 차량 6대 전소…오피스텔 수리비 2억원”

박 씨의 차량 화재로 다른 차량 6대가 전소되고, 오피스텔 수리비는 2억 원이 나온 상황.

이번 화재로 본인의 차량을 폐차를 하게 된 권 모 씨는 "그 날의 충격 때문에 현재까지도 새차를 구입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대차를 탔는데 내 차에선 불이 나지 않을 거라고 어떻게 확신하냐"고 털어놨습니다.

취재가 시작되기 전에도 그리고 취재가 시작된 현재까지도 현대차는 피해자에게 구체적인 보상 계획 등을 설명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가 기관인 국과수 검증 결과는 믿지 못한다는 현대차의 입장, 차량 전문가들은 국과수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는지, 오늘(04일)과 내일(05일) KBS 뉴스9에서는 이번 투싼 화재와 보상을 둘러싼 보도를 이어갑니다.

이승재 기자 (sj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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