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상 최대 현금 보유..'100조원' 복귀로 '초격차' 실탄 장전 끝

윤민혁 기자 2019. 11. 5.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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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이후 50년만에 최대 규모...QD디스플레이 비메모리 등 대규모 투자⋅M&A 기대

삼성전자가 보유한 현금이 105조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업황 악화로 90조원대로 떨어졌던 현금 보유고가 다시 늘어난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 시황이 개선 조짐을 보이는 와중 ‘곳간’이 꽉 들어차자, 삼성전자가 내년 대규모 투자로 ‘초격차’를 벌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 3분기(7~9월)말 기준 삼성전자 보유 현금은 104조9892억원을 기록했다. 1969년 설립 이후 최대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현금은 2011년 20조원대에 불과했지만 2010년대 들어 지속된 반도체·스마트폰 호황을 맞아 빠르게 불어났다. 지난해 말엔 104조2136억원을 기록,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메모리 업황이 악화되며 삼성전자 보유 현금은 지난 2분기말 90조원대로 내려앉았다. 삼성전자는 당초 2분기 발표할 예정이던 주주환원방안 공개를 2020년초로 미루기도 했다. 불확실성이 커 향후 현금흐름을 예측하기 힘들다는 이유였다.

◇ 올해 줄기만하던 삼성전자 ‘곳간’, 3분기 꽉 차… 4분기 12조원 이상 투자 예정

3개월만에 상황은 반전됐다. 3분기 들어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갤럭시노트 10이 선전하며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현금 흐름이 개선되자 보유 현금도 덩달아 늘었다. 특히 상승세로 전환한 낸드플래시 가격 추이는 메모리 업계의 4분기 실적전망도 밝게 한다.

현금 자산은 단순히 통장에 쌓아놓은 현금이 아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상품, 단기상각 후 원가금융자산, 장기 정기예금 등을 포함하는 의미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현재 차입금을 제외한 순현금만 88조8600억원 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언제든 투자로 이어질 수 있는 ‘실탄’이 88조원을 넘어서는 셈이다.

현금 보유고 상승은 마냥 긍정적인 신호만은 아니다. 그만큼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도체 업황 개선이 감지되고, 곳간이 넉넉해지자 향후 투자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밝힌 올해 시설투자 예상액은 총 29조원이다. 매출 243조7700억원, 영업이익 58조89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보다 4000억원 가량 적지만, 4분기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삼성전자는 올들어 3분기까지 시설투자 16조8000억원을 집행했다. 이는 곧 4분기 12조원 이상의 투자가 이뤄진다는 뜻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4분기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메모리 인프라 투자를 중심으로 파운드리(위탁생산) 경쟁력 강화를 위한 EUV(극자외선) 7나노(nm) 생산량 확대와 QD디스플레이 투자를 지속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 내년 QD디스플레이, 시안·평택 제2 반도체 공장 등 대규모 투자 예정

삼성전자는 내년 구체적인 투자 계획에는 입을 다물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시황, 무역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해 내년 투자와 인수합병(M&A)을 섣불리 예단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미 예정된 투자액이 상당하다. QD디스플레이에 13조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고, 내년초엔 중국 시안 제2 반도체 공장이 본격가동한다. 2020년엔 평택 제2 반도체 공장 가동이 계획돼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주력 사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물론, 인공지능(AI)·5세대(5G)·전장부품 등 성장사업에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 설계 업체 M&A에 나설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된다. 세계 2위 수준 파운드리 기술력에 설계 역량을 더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차량 반도체 시장 1위인 네덜란드 NXP,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1위 미국 자일링스(Xilinx), 전력 반도체(PMIC) 분야 1위 독일 인피니온(Infineon) 등 비메모리 반도체 회사들이 인수 대상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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