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응 등 접대 받고 순위 조작' 의혹..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PD 등 구속

홍다영 기자 2019. 11. 5.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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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 음악전문채널 엠넷의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이하 프듀X)’의 투표를 조작해준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담당 PD와 제작진 등이 5일 구속됐다.

'프로듀스X101' PD 안준영씨 등 제작진이 5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은 뒤 법원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8시 37분쯤 사기와 업무방해, 배임수재 등 혐의를 받는 담당 PD 안준영씨와 CP 김용범씨 등 프로듀스X 제작진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명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며, 본건 범행에서 피의자의 역할 및 수사 경과 등에 구속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이날 안씨 등과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제작진 1명과 연예기획사 직원 1명은 범행에 관여한 정도가 경미해 영장이 기각됐다. 명 부장판사는 "주거 및 가족관계 등에 비춰 현 단계에서 구속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 사건은 프듀X 시청자들이 1~20위 연습생들의 최종 득표수가 일정한 패턴이 반복된다며 조작 의혹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이 프로그램은 100% 시청자들의 인기투표로 순위를 정하도록 돼 있는데 상위 순위 연습생들의 득표수가 모두 특정한 숫자(7494.442)의 배수로 이뤄져 있다는 것이었다. 결국 PD 등 제작진이 임의로 순위를 조작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었다. 조작 의혹이 제기된 프듀X 최종회의 투표수는 1363만여 표로 이는 온라인과 생방송 문자 투표수를 합산한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엠넷 측은 지난 7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시청자들은 진상규명위원회를 만들어 안씨 등을 고소했다. 경찰은 엠넷 채널 계열사인 CJ ENM과 문자투표 데이터 보관업체, 제작진 휴대전화 등을 압수 수색해 순위 조작 단서를 찾아냈다.

경찰 조사 결과 안씨 등 제작진은 아이돌 연습생들이 소속된 연예기획사와 순위 조작을 공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관련자들 사이에 유흥업소 접대 등 모종의 대가가 오간 정황이 있다고 보고 제작진 일부에게 배임수재 혐의도 함께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속된 CP 김씨는 시사평론가 겸 방송인 김용민씨의 동생이다. 그는 2009년 ‘슈퍼스타K’ 시즌1을 연출했고, 이듬해 ‘슈퍼스타K’ 시즌2, 2011년 ‘슈퍼스타K’시즌3을 연달아 성공시켰다. 안씨는 김씨가 연출한 ‘슈퍼스타K’ 시즌2를 시작으로 메인 PD로 활동했다. 그는 2016년 ‘프로듀스101’ 시리즈로 엠넷의 스타 PD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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