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 사과, 하소연..'강성' 강기정의 참회록

이원광, 유효송 기자 2019. 11. 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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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긴장감 역력·정제 안된 표현까지.."국무위원은 '을 중의 을', 답변 들어달라"
강기정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머리를 감싸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양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생각에 잠기는가 하면, 연신 물을 마신다. 회의 전 국무위원들과 대화 중에 가볍게 웃어 보이긴 했지만 특유의 쾌활함은 사라졌다.

질문을 마친 기자들을 다시 불러 입장을 적극 설명한다. “왔다리, 갔다리” 등 정제되지 않은 표현도 나온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설전 5일만에 국회를 찾은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의 모습이다.

강 수석은 6일 오전 10시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명목상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을 대신해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답한다는 취지인데 실제론 사과할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야당이 강 수석이 아닌, 노 실장에 질의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강 수석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질의를 받으면 사과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를 맞자 강 수석은 회의장 앞에 대기 중인 기자들 앞에 섰다. 결국 오후 4시쯤 회의는 오는 8일로 미뤄졌다.

◇"잘못한 것은 백번이든 사과해야"=강 수석은 1일 나경원 원내대표와 설전을 두고 잘못을 인정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강 수석은 “잘못한 것은 백번이든 필요하면 사과해야 한다”며 “그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나 원내대표 간 대화에 불쑥 끼어든 것은 백번 잘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의 사과 요구에도 전날 예결위 전체회의장을 찾지 않았던 것과 대조된다. 강 수석은 또 “그것에 대해 책임을 지라면 얼마든지 져야할 위치”라며 거취 문제도 언급했다.

재차 사과할 의지도 있다고 밝혔다. 강 수석은 “주말을 거치면서 그 일이 국회 운영에 걸림돌로 작동한다고 해서 오늘 예결위에서 혹시 그와 관련된 질의가 있으면 답변하려고 했다”면서 “운영위에서 여야 합의로 조정된 문구가 부족했고 충분하지 않았다고 하면 다시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 수석은 나 원내대표와 설전 후 즉각적으로 사과의 뜻을 나타냈다고 해명했다. 또 밤 12시 이후 차수변경을 통해 회의가 이어진 것은 당시 야당이 사실상 강 수석의 사과를 수용한 근거라는 설명이다.

강 수석은 “제가 5분 내에 스스로 잘못했다는 입장을 밝히겠다고 이원욱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에게 전달했다”며 “간사들이 협의해 어떤 내용으로 사과할 것이냐고 해서 내용을 적어서 줬더니 적은 내용도 (야당에서) 고쳤다”고 설명했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제2회의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오전 파행되어 회의장 밖으로 나서 이동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반성과 해명에 이은 '하소연'의 시간…"을 중의 을"=반성과 해명 이후에는 하소연의 시간이었다. “이따가 의원님들이 여쭤보면 (이렇게) 답하려고 했다”면서 기자들과 ‘미니’ 회의를 진행했다. 야당이 답변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토로하며, 국무위원들은 ‘을 중에 을’이라며 고개를 떨구기도 했다.

강 수석은 “‘왜 국회는 질문하고 답변을 듣지 않나’,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불신부터 하나’ 등의 이야기를 국무위원들이 한다”며 “정무수석이 국회와 청와대를 ‘왔다리 갔다리’ 하는 시계추가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특히 이달 1일 국정감사에서 벌어진 안보 논쟁을 두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기술적으로 이동식발사대(TEL)에서 발사하기 어렵다는 정 실장의 설명을 놓고 야당은 공세를 펼쳤다.

강 수석은 “어제 국가안보실장, 국정원장, 국방장관이 TEL로는 ICBM을 쏠 수 없다는 것이 공통 의견이라고 입장을 냈다”며 “야당 입장에서 다른 생각이 있더라도 공식 발언을 하면 받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다소 거칠게, 질의 순서도 아닌데 폭발한 배경이라는 점을 말씀드린다”며 “국회가 원만하게 돌아가지 않는 점은 국민께도 송구하고 나 원내대표와 야당도 통큰 마음으로 양해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강 수석은 “일부 언론에서 제 사진을 많이 내시던데, 부끄러웠지만 동물국회 벗어나자고 선진화법을 만드는 데 나섰고 달라질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들어가겠다. 들어줘서 감사하다”고 마무리했다.

강기정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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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광, 유효송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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