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북한 주민 2명 추방.."동료 선원 16명 살해 자백"

이제훈 2019. 11. 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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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동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해군에 붙잡힌 뒤, 북쪽에서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하고 도피했다고 자백한 20대 북한 어부 2명을 추방했다고 7일 발표했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정부는 2일 동해 북방한계선 인근 해상에서 나포한 북한 주민 2명을 오늘(7일) 오후 3시10분께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했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붙잡힌 2명이 타고 있던 오징어잡이 목선(17t급)은 8일 동해 북방한계선 위에서 북쪽에 인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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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NLL 인근서 이틀간 도주..해군 특전요원 나포
오징어잡이 20대 2명 "선장의 가혹행위에 범행"
통일부 "살인범죄자 난민으로 인정할 수 없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 2일 동해로 예인한 북한 주민 송환과 관련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동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해군에 붙잡힌 뒤, 북쪽에서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하고 도피했다고 자백한 20대 북한 어부 2명을 추방했다고 7일 발표했다. 북한 사람을 추방했다는 정부의 공식 발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정부는 2일 동해 북방한계선 인근 해상에서 나포한 북한 주민 2명을 오늘(7일) 오후 3시10분께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했다”고 발표했다.

이상민 대변인은 “(관계기관) 합동조사 실시 결과 이들은 20대 남성으로, 동해상에서 조업 중인 오징어잡이 배에서 동료 승선원 16명을 살해하고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정부는 이들이 살인 등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로 보호 대상이 아니며, 우리 사회 편입 때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이 되고, 흉악범죄자로서 국제법상 난민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해 정부 부처 협의 결과에 따라 추방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탈주민법은 국제형사범죄, 살인 등 중범죄자 등은 보호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부는 5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쪽에 이들을 보내겠다는 뜻을 전했고, 북쪽은 6일 인수 의사를 통보해왔다”고 말했다. 5일은 정부가 개성 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금강산 공동점검단 방북’ 계획을 통지한 날이다.

정부는 붙잡힌 2명이 타고 있던 오징어잡이 목선(17t급)은 8일 동해 북방한계선 위에서 북쪽에 인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국회 쪽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들은 8월15일 함경북도 김책항을 출항해 러시아 해역 등지를 다니며 두달반 동안 오징어를 잡았다. 이 과정에서 선장에게 지속적으로 가혹행위를 당하곤 보복을 공모해 둔기로 선장을 살해하고, 범행을 숨기려 동료 선원 15명도 근무 교대를 명분으로 2명씩 차례로 불러내 살해하고 주검을 모두 바다에 빠뜨렸다고 한다. 오징어를 팔아 자강도로 도피하려고 김책항에 갔다가 공범 3명 중 1명이 북쪽 당국에 붙잡히자 나머지 2명이 동해 남쪽으로 도주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진술 말고 살해 증거가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각각의 진술과 배의 상황이 일치한다”며 “범죄 행위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에 나와 “10월31일부터 작전이 진행됐고, 11월2일 새벽 해군 특전요원이 (목선에) 들어가서 제압했다”고 밝혔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나와 “이들은 해군에 제압된 뒤 귀순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으나 일관성이 없어 신뢰할 수 없다고 판단해 추방했다”며 “이들이 해군과 조우한 뒤 이틀 동안 도주했고 경고사격 뒤에도 도주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범죄자 추방은 국제적으론 범죄인인도조약 등을 근거로 하지만, 정부가 북쪽 사람을 추방한 선례나 관련한 법률 명문 규정이 없고, 남북 사이에 명문 합의도 없다. 그래서 정부의 추방 조처를 두고 논란이 일 수 있다. 다만 북쪽은 1996년 압록강을 헤엄쳐 월북한 김하기 소설가를 포함해 다수의 월북 한국인을 추방 형식으로 남쪽으로 돌려보낸 전례가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관련 규정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제훈 김미나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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