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서열 '최정점'..영재고·과학고는 왜 놔두나

곽동건 2019. 11. 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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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그런데 정부는 영재고와 과학고는 그대로 두기로 했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과도한 선행 학습을 부추기고 있다는 영재고, 과학고를 그대로 두고 과연 고교 서열화를 해소할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곽동건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교육부가 고교 서열화 해소 대책을 발표한 오늘, 서울시교육청은 영재교육원 선발을 위한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1천 석이 넘는 대강당은 앉을 곳이 없을 정도 꽉 들어찼습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 "작년보다 많이 와서 저희도 (놀랐어요) 작년에는 한 700명 정도 참석하셨는데, 올해는 30% 정도 더 늘었네요."

교육청이 지원하는 영재교육원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선발합니다.

물론 설명회에선 영재로 선발되는데 선행학습이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초등학생 학부모] "영재교육원 출신이라는 똘똘한 애들, 비슷한 애들끼리 모여 있는 것도 있고… (학원에서) 선행 안 하는 애들 없어요. 저희 애가 다니는 수학 학원에서도 영재 대비반이 있어요, 사실."

영재교육원 지원의 궁극적 목표는 영재고 또는 과학고 진학.

일단 들어가면 명문대 입학을 보장받는 이른바 '골든 로드'로 통하기 때문입니다.

[초등학생 학부모] "고등학교를 염두에 두고 오지 않을까. 영재고하고 과학고를 어디든 어느 대학이든 선호한다니까…"

실제 최근 주요 13개 대학 학종 실태조사에서 영재고 과학고의 합격률은, 자사고, 외고 보다도 훨씬 높아 일반고의 3배 가까이나 될 정도로, 고교 서열의 최정점에 있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우수한 아이들이니 당연한 결과 아니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러나 영재고 입학 시험 문제는 선행학습이 아니면 풀 수 없는 게 절반이 넘고, 이런 사교육을 받으려면 초등학교 4학년부터 1인당 1억 6천만원씩 든다는게 정설입니다.

이러다보니, 전국 영재고 입학생의 70%가 수도권 출신, 절반 이상은 강남 대치동 학원 세 곳 출신이란 조사도 있습니다.

이런 폐단을 정부도 모르는 건 아닙니다.

[김성근/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장] "제일 난제 중에 하나가 영재 판별 부분입니다. 우리는 어떤 (판별)도구를 개발하든지 간에 바로 다음날 학원에서 그냥 이게 나간다는 거죠."

그럼에도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 보다 국가 인재 양성 효과가 크다는 판단이어서 일단 영재고 입시에서 지필 시험 폐지 등 선발 방식 개선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선행학습 사교육을 부추기고 명문대와 의대 입시의 관문 역할을 하는 영재고 8곳을 그것도 국민 세금으로 매년 수백억원씩 투입해 운영하는 게 과연 영재 육성의 취지나 고교 서열화 해소에 부합하는지, 비판과 잡음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MBC뉴스 곽동건입니다.

(영상취재: 한재훈 / 영상편집: 김창규)

곽동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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