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인수에 2.5조.. HDC, 애경보다 1조 더 써내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으로 HDC그룹이 떠올랐다. 본입찰에 2조5000억원 가까이 써낸 것으로 전해지면서 다른 입찰자와의 베팅 경쟁에서 크게 앞섰다. 업계에서는 '오버슈팅'(과열된 인수가)을 염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8일 관련 업계 따르면 HDC-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지난 7일 본입찰에서 아시아나 인수 가격으로 2조5000억원에 가까운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1조 중후반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제주항공(애경)-스톤브릿지 컨소시엄보다 1조원 가량 많은 금액이다.
애경그룹이 아시아나에 대한 추가 유상증자 계획을 밝히는 방식으로 인수가를 더 높일 수 있지만 인수 가능성은 낮아졌다. 애경그룹 내에서도 HDC가 너무 높은 가격을 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자금력이 약한 애경그룹으로서는 쓸 수 있는 한도에서 최대 가격을 써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참가자인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은 주요한 SI(전략적투자자)를 잡아내지 못하면서 밀려났다. 국적 항공사라는 특수성으로 FI(재무적투자자) 중심 컨소시엄은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입찰 가격도 HDC에 크게 못 미친다.
아시아나를 인수할 경우 인수 주체는 HDC현대산업개발이 될 예정이다. 지주사 HDC를 중심으로 HDC-HDC현대산업개발-아시아나항공식의 구조를 갖춘다.
2조5000억원에 달하는 베팅을 하면서 시장에서는 ‘승자의 저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HDC는 이날 주가가 6.3% 하락했다.
하지만 이번 M&A(인수합병)는 아시아나 회생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기존 인수전과 성격이 다르다. HDC가 ‘풀베팅’을 할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 지분 31.05%(구주)와 아시아나가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입찰자는 구주 인수 가격과 유상증자 참여 계획을 본입찰에 함께 써냈다.
HDC그룹은 신주 인수에만 2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책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수 금액의 대부분을 아시아나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어차피 재무구조가 열악한 아시아나에 돈이 계속 들어갈 수 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나는 부채가 9조6000억원이고, 순차입금만 5조5000억원에 이른다.
유통·면세와 호텔·리조트는 모두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경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사업분야다. 아시아나는 자체적으로 기내 면세사업을 하고 있고 금호리조트를 갖고 있다. ICT솔루션 기업인 HDC아이콘트롤스는 사업 영역이 아시아나IDT와 겹친다.
컨소시엄을 함께 이룬 미래에셋그룹도 호텔을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세계적인 호텔 브랜드 포시즌스(시드니, 한국)와 페어몬트(하와이, 샌프란시스코)를 인수했고, 지난 9월에는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 미국 고급 호텔 15개를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전일 종가기준 금호산업이 보유한 지분의 시장가가 365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거의 반영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으로서는 실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번 아시아나 매각은 아시아나항공뿐만 아니라 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개발, 아시아나IDT 등 자회사도 함께 ‘통매각’되는 방식이고, 다수가 상장사인 만큼 정당한 가격을 받아야만 팔 수 있다는 논리다.
금호산업은 유력 후보인 HDC와 구주 가격 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HDC가 애경그룹보다 구주가격을 더 낮게 책정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매각 대금으로 그룹 재건을 계획하고 있는 금호로서는 절박한 상황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호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인수전이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 3월 아시아나 주가가 3000원대(7일 종가 5310원)였던 것을 감안하면 반년 여 만에 주가가 급등했다"며 "HDC, 애경 등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은 현재 주가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된 것으로 판단했다"고 구주가격이 낮게 책정된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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