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째 1250억원..보유주식 나눠 준 '커피왕'
"회사 성장엔 애사심 중요"
올해도 어김없이 주식증여
지분율 33%→18%로 뚝
자사주 나눈후 꾸준히 성장
순익 1200억 알짜기업으로
대표적인 사례가 그룹사 전 임직원에 대한 주식 무상 증여다. 김 전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주)동서 개인 지분을 본사뿐 아니라 계열사 전 직원에게 나눠주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11년부터 올해까지 총 여섯 차례에 걸쳐 1250억원어치(약 431만주)의 주식을 직원들에게 증여했다. 증여는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이뤄졌는데, 조합에 가입되지 않은 동서유지, 동서음료 등 작은 계열에는 직접증여 방식으로 주식을 지급했다. 김 전 회장이 주식을 나눠주면서 그의 (주)동서 지분율은 2011년 7월 33.74%에서 2019년 11월 현재 17.59%로 감소했다. 동서그룹 관계자는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직원이 주인의식을 확립하고 조직 친화력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김 전 회장의 평소 지론에 따라 주식 무상증여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 증여는 직급과 연차에 따라 다르지만 과장 기준 2000만~3000만원어치 주식이 지급된 것으로 전해진다. 대리는 약 1000만원어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사 직원은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으니 직원이기 이전에 주주로서 책임감이 더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직원은 "회사 경영이나 회계 관련 부서가 아니지만 회사 주가 흐름과 경영에 관심을 더 두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 전 회장은 오너 일가에 책임감과 근검절약을 강조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동서그룹의 한 직원은 "오너 일가가 직원에게 위화감을 주지 않도록 회사에 고급 외제차를 타고 오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명절에 거래처에서 선물이나 금품을 받는 것을 일절 금지하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 직원은 "오너 일가가 솔선수범을 보여 그런지 회사 직원으로서 몸가짐을 조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동서그룹은 불필요한 사업을 벌이지 않는다는 평가도 받는다. 돈을 허투루 쓰지 않는다는 김 전 회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동서그룹은 지난해 기준 순이익만 1204억원을 벌어들인 '알짜' 중견기업인데 계열사가 총 6개에 불과하다.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해 계열사 수십 개를 거느리는 일반 중견·대기업과 대조된다. 동서식품, 동서유지, 동서물산 등 동서그룹 모든 계열사는 식품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직원이 주인의식을 갖는 게 최우선이라는 경영 방침 때문일까. 동서그룹 매출액은 주식 무상증여를 시작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11년 4071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말 기준 5635억원으로 늘어났다. 특히 2011년 이후 단 한 해도 역성장하지 않고 매출액이 꾸준히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올 6월 기준 12.5%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해오고 있다.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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