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홍콩" 한국서도 '홍콩 민주화 지지' 목소리..중국인들 '맞불' 행보도

이보라 기자 2019. 11. 1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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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홍콩 민주화를 위한 시민모임’ 회원들이 10일 오후 서울 홍익대 부근에서 연대집회를 열고 홍콩 정부의 폭력과 인권침해를 규탄하고 있다. 집회도중 참석한 홍콩인들이 눈물을 흘리고있다./우철훈 선임기자

“광복홍콩 시대혁명” “홍콩 시위 탄압하는 국가폭력 중단하라”

주요 도심과 대학가에서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행동이 이어지고 있다. 홍콩 경찰의 시위 진압으로 첫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홍콩 시민들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중국 유학생·관광객들의 반대 움직임도 커졌다.

홍콩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시민모임은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앞에서 ‘홍콩 시민을 위한 연대 집회’를 열었다. 홍콩 유학생을 비롯한 참가자 약 20여명은 이날 노란 헬멧과 검은 마스크를 끼고 시위에 참석했다. 현지의 심각한 상황을 알리는 차원에서 착용했다.

이상현 ‘국가폭력에 저항하는 아시아 공동 행동’ 운영자는 “23주째 홍콩 시민들이 민주화를 위해 거리로 나왔지만 홍콩 정부는 살인 진압을 하고 있다”며 “한국 시민들은 민주화를 먼저 쟁취한 사람들로서 연대해야 한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지난 8일 시위를 하다 숨진 홍콩과학기술대생 차우츠록(22)의 추모 공간을 마련해 그를 추모했다. 홍콩 관광객 수명이 길을 가다 멈춰 서서 눈물을 흘렸다.

전날 한국에 온 홍콩 관광객 데이지 렁(20대)은 홍콩 경찰의 시위대 폭행에 대해 “홍콩 시민들은 100% 경찰이 한 일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홍콩 시민들은 경찰의 거짓말을 믿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홍콩 정부는 시민들과 소통해야 한다. 그래야 홍콩이 더 나은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홍콩 민주화를 위한 시민모임’ 회원들이 10일 오후 서울 홍익대 부근에서 연대집회를 열고 홍콩 정부의 폭력과 인권침해를 규탄하고 있다. 앞에는 8일 시위중 사망한 홍콩과기대학생 차우츠록의 사진과 꽃이 놓여져 있다./우철훈 선임기자

전날에도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홍콩 민주화 시위를 옹호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 시위에는 홍콩 시위 주최 측인 민간인권전선의 얀 호 라이 부의장이 참석해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차우츠록의 사망을 듣고 많은 홍콩 사람들이 1987년 한국의 민주화 운동 중 최루탄을 맞아 사망한 학생을 떠올렸다”며 “우리는 비슷한 아픔을 겪은 한국과 같은 길을 걷고 있다. 홍콩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대학가에서도 홍콩 민주화에 힘을 보태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서울대 학생들은 지난 6일 홍콩 시민들을 응원하는 문구를 포스트잇에 적어 붙이는 벽인 ‘레넌 벽’을 교내에 설치했다. 레넌 벽은 1980년대 공산주의에 반발하던 체코 젊은이들이 비틀즈 멤버 존 레논의 가사를 벽에 낙서하기 시작하면서 자유를 상징하는 벽이 됐다. 홍콩에서는 2014년 우산혁명부터 시민들이 정부를 규탄하고 민주화 염원을 담은 문구를 적어 붙인 벽으로 불린다.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 한국인 대학생들’은 이달 초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에 홍콩 민주화 지지를 담은 현수막을 내걸었다.

중국인들의 반발도 거세졌다. 전날 홍콩 민주화 지지 모임의 시위 근처에서는 중국 유학생들이 홍콩 경찰을 옹호하고 시위대를 비판하는 맞불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하나의 중국’을 외치며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 홍콩 시위대는 위법 행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 관광객들이 매주 열리는 홍콩 시민을 위한 연대 집회에 찾아와 집회를 방해하는 일도 잦다. 연세대에 붙은 현수막도 이달 초 신원을 알 수 없는 누군가에게 두차례 훼손됐다. 서울대 학생들이 교내에 설치한 레넌 벽도 이날 무단 훼손됐다. 홍콩 민주화 지지 모임이 홍대 걷고 싶은 거리에 조성한 레넌 벽도 계속 훼손되는 문제로 시위 때만 일시적으로 설치한다.

이날 홍콩 시민을 위한 연대 집회에 참석한 중국인 장동화(38)는 “많은 홍콩 시민들이 폭행 당하는 게 마음이 아파서 나왔다”며 “중국 정부가 인터넷 등 정보를 통제해왔다. 중국 시민들은 홍콩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모른다. 이들이 홍콩 민주화 시위를 반대하는 이유”라고 했다.

‘홍콩 민주화 지지 모임’이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앞에 설치한 ‘레넌 월’에 한 참가자가 메모를 적고 있다. 이보라 기자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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