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원전 오염수 당장의 위협.. 방류 땐 1년 내 동해 직접 피해"

정리=모규엽 기자 2019. 11. 11.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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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주년 조명래 환경부 장관 인터뷰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지난 6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서울사무소에서 국민일보와 취임 1주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 장관은 “미세먼지 문제는 국가적인 관심사항이 되면서 아주 빠른 시일 내에 많은 인프라를 구축했다”며 “자연환경을 지키기 위해 환경영향평가에서 환경부 입장을 지키려고 노력했다”고 자평했다. 김지훈 기자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에 대해 “먼 미래가 아닌 당장 들이닥칠 위협”이라며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1년 이내에 우리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중국과 함께 일본에 공식적으로 해결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대책에 대해선 “피해자를 전원 구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지난 6일 취임 1주년을 맞아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만난 사람=남혁상 사회부장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할 계획이라고 한다.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가.

“일본이 현재 후쿠시마 원전에 오염수 111만t을 가지고 있는데 140만t까지 저장할 수 있다. 어떤 방법으로든 이를 처분해야 되는데 일본은 해양 방류가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우리 해역에 그 오염수가 어떻게 들어올지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에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만약 방류하게 되면 측정 지점을 늘려 정확히 진단한 뒤 항의할 것이다.” (일본 도쿄전력에 따르면 2018년 12월 기준으로 후쿠시마 원전에 보관된 오염수는 111만t이다. 그런데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러 내년까지 137만t 용량으로 저장탱크를 증설할 계획이다).

-일본이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할 경우 언제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후쿠시마에서 오염수를 방류하면 태평양 연안을 따라 돌아오는데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1년 이내에 (동해로) 온다고 보고 있다. 우리도 그 정도까지 보고 있다.” (그린피스는 최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100만t을 태평양에 방류할 계획이며, 이럴 경우 동해가 1년 내에 오염된다는 조사 결과를 올해 내놓았다).

-중국과 함께 어떻게 일본을 압박할 계획인가.

“동북아 국가는 바다를 맞대고 있다.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우리와 중국에 늘 제기하는 문제가 해양폐기물이다. 그 소스가 우리나라 아니면 중국이라는 것이다. 이제는 해양 오염수 문제도 같은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고 문제제기를 할 것이다. 우리가 선제적으로 다뤄야 한다.”

-미세먼지 시즌이 다가왔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설명해 달라.

“국민들이 미세먼지는 남의 문제가 아니라 내 몸으로 들어온다는 의식을 강하게 한다. 미세먼지 문제는 당분간은 국민들이 정말 만족할 만할 해답은 안 나올 것이다. 긴 호흡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방법은 절대량을 줄이는 것이다. 지금은 정책의 강도를 높여가는 단계다. 총론에서 각개로 구체화되는 시기다. 또 사각지대인 항만 등에 대한 개별 법을 만들어 대처해 나가고 있다. 노인·노약자 등 취약계층도 보호하겠다.”

-국민들은 이런 미세먼지 대책이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반응이 많다. 노후 경유차 운행금지 조치 등은 국민들 희생을 강요한다는 말도 있다.

“수도권을 보자면 미세먼지의 26%가 경유차에서 나온다. 전국으로 보면 전체 경유차 1000만대 중 240만대가 노후차로, 자동차 미세먼지의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시급하게 줄여야 한다. 특히 노후 경유차는 운행을 중단하는 게 아니라 아예 폐차하는 게 우선이다. 노후 경유차는 친환경차로 전환하는 조치를 하면서 미세먼지 고농도 시기가 되면 운행을 한시적으로 제한하는 이중 접근을 하고 있다. 현재 고농도 시기 배출가스 5등급 운행 제한은 수도권에서만 실행하는데 점점 확대할 것이다.”

-많은 국민은 미세먼지의 근본 원인이 중국이라는 생각이 많다. 실제 올해 봄 미세먼지가 극심했을 때는 예외 없이 중국에서 편서풍이 불어왔다.

“우리나라도 평균적으로 살펴보면 미세먼지가 다른 지역에서 온다. 실제 서울에서 나오는 미세먼지 상당 부분은 경기도 남부에서 발원한다. 그 미세먼지가 서울뿐 아니라 강원도까지 간다. 그래서 양국의 협력 브랜드로 만든 게 ‘청천(晴天) 프로젝트’다. 또 2013년부터 시작된 동북아 장거리 대기오염 물질 연구 4단계가 올해 마무리된다. 올해 보고서가 나온다. 중국과 예보 경보 공유도 올해 시행한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여전히 많은 어려움을 호소한다. 피해자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피해자를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원 구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고 관련 법 개정안도 만들었다. 아주 포괄적으로 (피해를) 인정하고 국가가 구제를 해주는 것이다.” (환경부는 질환 종류에 상관없이 모두 피해자로 인정받고, 피해자 차별 논란을 빚어온 구제급여·구제계정을 통합하는 쪽으로 관련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방지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이제부터는 죽은 멧돼지를 발견하는 게 중요하다. 거기서 나오는 바이러스가 확산된다. 지금 나오는 폐사체들은 9월 하순에서 10월 중순까지 돼지열병에 감염됐던 멧돼지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앞으로 2~3개월 동안 계속해서 폐사체가 나올 것으로 본다. 그 기간에 어떻게 확산을 막을지가 중요하다. 따라서 광역 차단망을 설치할 것이다. 멧돼지를 파주·연천과 철원에 가둬놓는 것이다.”

-9일로 장관 임명 1주년이 됐다. 환경부 장관으로서 그동안의 소회는.

“똑같은 일의 반복과 긴장이 계속됐다. 365일 차이가 없었다. 고난도 극한직업이다. 그래도 미세먼지 문제는 국가적 관심사항이 되면서 아주 빠른 시일 내에 많은 인프라를 구축했다.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까지 만들었다. 나만의 업적이나 기여는 아니지만 보람이다. 또 자연환경을 지키기 위해 환경영향평가에서 환경부 입장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정리=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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