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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스타트업리포트] 스타트업 다노 "앱에 음식 기록하면 전문가들이 운동·식단 조절방법 알려 드려요"

최연진 입력 2019.11.11.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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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회>이지수 정범윤 부부 대표가 꾸리는 스타트업

살빼기(다이어트)는 금연처럼 쉽게 시작하지만 꾸준히 이어가기 힘들다는 말들을 한다. 지속적인 운동과 식단 관리 등을 혼자서 하다 보면 지치기 때문이다. 그만큼 중도 포기자가 늘 수 밖에 없고 여러 번 도전을 되풀이하다가 그만두는 사람들이 많다.

유튜브에서 다이어트 비법 영상으로 유명한 ‘다노 언니’ 이지수씨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대학교 때 미국으로 1년간 교환 학생으로 연수를 다녀왔다. 낯선 곳에서 적응하기 힘들어 쌓이는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풀었다. “1년 동안 체중이 20㎏ 넘게 쪘어요. 한국에 돌아왔을 때 부모님이 몰라볼 정도였죠.”

살이 찌며 건강도 나빠졌다. 새로 없던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났고 머리카락도 빠졌다. “미국에서 열량만 높고 영양은 부족한 정크 푸드만 먹다보니 생긴 결과였어요.”

부부인 정범윤(왼쪽) 이지수 다노 공동 대표가 직접 개발해 인스타그램 등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다이어트 식품들을 들어보이고 있다. 다노 제공

◇몸으로 터득한 다이어트 비법 공개

그는 곧바로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자신의 몸을 실험실 삼아 온갖 다이어트를 해봤다. 자몽만 먹는 덴마크 다이어트, 즙만 마시는 다이어트, 토마토만 먹는 다이어트를 비롯해 각종 보조재와 다양한 약을 복용했다. 문제는 체중은 줄었으나 평생 계속하지 않으면 다시 살이 찌는 점이었다.

그때 깨달은 것이 음식이나 약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습관을 바꿔야 한다는 점이었다.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이 사고방식의 변화다. “다이어트라면 부정적인 것들을 먼저 떠올리는 분들이 많아요. 맛있는 음식을 마음대로 먹지 못하고 힘들고 고통스러운 운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죠. 이런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 다이어트를 절대로 이어가지 못해요.”

그래서 그는 발상의 전환을 강조한다. “맛있는 음식을 포기했지만 그만큼 몸에 쌓이는 지방을 덜어냈다는 긍정적 성취감을 먼저 떠올려야 해요. 다이어트를 동굴에 들어가 100일 동안 마늘만 먹고 견디는 고통의 시간으로 생각하는 순간 실패합니다.” 그는 발상을 바꾼 뒤 운동과 식이요법을 통해 다시 20㎏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무조건 긍정적인 생각만 한다고 힘든 다이어트가 쉬워질 수 없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다이어트 비법을 나누기 위해 남편인 정범윤씨와 2013년 7월에 다이어트 전문 스타트업 다노를 설립하고 공동 대표를 맡았다. “다이어트는 모든 여성들의 고민이니 사업으로 해볼 만하다는 생각을 했죠. 즉 시장을 따라간 거죠.”

이 대표에 따르면 다노는 여성들을 위해 다이어트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을 지향한다. “건강하고 즐거운 다이어트를 위해 식단과 운동, 발상 전환 방법 등 3가지를 총체적으로 제공합니다. 건강 식단을 직접 만들어 각종 다이어트 음식과 함께 판매하고 스마트폰 소프트웨어(앱)를 통해서 전문가가 운동 방법 등을 1 대 1로 지도하죠.”

서울 염리동 다노 사옥 1층에 있는 다노 카페. 각종 다이어트 음식을 팔고 있다. 다노 제공

◇1 대 1 지도 방식의 다이어트 앱 도입

이를 위해 다노는 2015년에 ‘마이 다노’라는 다이어트용 앱을 만들었다. 마이 다노의 목적은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각종 운동 전문가, 영양사 등이 지도자로 참여해 이용자들이 매일 먹는 음식 기록을 보고 채팅으로 적절한 조언을 해줍니다. 중요한 것은 지도자들의 끊임없는 격려입니다. 이를 통해 혼자 하면 지칠 수 있는 피로와 권태로움을 막아주죠. 또 이용자마다 다른 적절한 과제를 매일 내줘서 저절로 생활 습관을 고치게 만듭니다.”

마이 다노를 이용하려면 이용자가 1, 3, 6개월 등 필요한 기간을 정한 뒤 참가비를 내면 된다. 이후 이용자별로 적절한 운동과 식단 조절 방법 등을 매일 앱으로 받을 수 있다. 이 대표는 “습관 형성에 100일 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해 다이어트 기간을 정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마이 다노 프로그램을 이용자의 목적에 맞게 나눠서 개발했다. “체중 감량을 위한 과정, 하체 부분만 집중 살을 빼는 과정, 복부만 빼는 과정, 결혼 전 웨딩 드레스를 입기 위해 급히 살을 빼야 하는 예비 신부들을 위한 과정 등이 있습니다.” 각 과정들은 여성들의 체력을 감안해 개발했지만 남자들도 따라 해보면 숨이 가쁠 만큼 만만치 않다. “각자 체력 수준에 맞게 고를 수 있도록 모든 과정을 상, 중, 하로 나눠 놓아서 난이도 조절이 가능합니다.”

운동은 전문 지도자들이 앱을 통해 이용자와 대화를 주고 받으며 지도한다. 따라서 현 수준에 맞는 운동 지도가 가능하다. “전직 요가 강사, 건강관리 전문가 등 170명의 여성 지도자와 프리랜서 형태로 계약했어요. 이들에게 지도를 받은 이용자가 누적으로 15만명이에요.” 지도자들 중에 출산 육아 등으로 일을 쉬었다가 다시 시작하는 사람들도 있고 인터넷으로 부업 삼아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만큼 다노는 경력 단절 여성들에게 새로운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는 셈이다.

다노는 미디어, 식품, 운동 등 3개 사업부로 구성됐다. 식품 사업부에서 건강식을 개발하고 운동 사업부에서 전문 지도자들이 운동 프로그램을 만든다. 미디어 사업부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형채널(SNS)을 통해 다노를 알리고 이용자를 확보하는 일을 한다.

정 대표에 따르면 체계적인 사업 구성은 시행 착오를 겪고 나서 깨달았다. “처음에 책이나 영화, 음악 등에 대한 의견을 SNS로 나누는 사업을 생각했어요. 몇 달 걸려 서비스를 개발해 지인들에게 소개했는데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고 사용도 못했죠.”

정 대표는 엔젤투자자로 유명한 노정석 리얼리티리프렉션 창업자에게 조언을 구했다. “당시 노 대표는 이용자에게 평가받으라는 조언을 했어요. 즉 사업자의 아이디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용자가 있는, 즉 시장이 있는 사업을 해야 한다는 뜻이었죠. 그래서 수익 사업이 가능한 다이어트로 빠르게 방향을 틀었어요.”

특히 사업초기에 SNS를 활용한 방법이 효과적이었다. 이 대표는 스스로 다이어트를 하면서 배우고 효과를 본 알짜 정보들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전문 서적과 외국 논문들을 번역해 공부했어요. 어떤 일에 집중하면 끝을 보는 성격이어서 열심히 팠죠.”

이 대표는 해외의 수 많은 운동영상들을 찾아보고 문제점을 발견했다. “대부분 서양 체형에 맞게 제작된 영상들은 동양 여성들이 따라하기 힘들어요. 그래서 스트레칭 영상 등을 동양인 체형에 맞게 직접 제작했어요.”

이 대표가 ‘다노 언니’라는 이름으로 직접 출연해 알려주는 다이어트 운동 영상은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어서 SNS 이용자들이 열광했다. 덕분에 SNS 구독자가 유튜브 56만명, 인스타그램 22만명, 페이스북 30만명을 넘어섰다. 결국 SNS가 이들의 사업을 확대시킨 발판이 됐다.

다노에서 개발한 140가지의 다이어트 식품 중 일부. 다노 제공

◇”다이어트 성공하려면 이런 것들을 챙겨라”

이 대표가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위해 강조하는 몇 가지 요소가 있다. “골고루 영양소를 섭취하도록 음식을 먹는 것이 중요해요. 예를 들어 점심에 자장면 같은 분식을 먹었으면 야채를 갈아서 마시는 방법으로 부족한 영양소를 채워줘야 해요. 영양소가 부족하면 뇌에서 계속 음식을 달라고 신호를 보내거든요. 치킨을 먹어도 샐러드와 같이 먹으면 영양소가 채워져 포만감이 생기죠.”

이런 방식으로 긍정적 습관을 들이면 체중이 계단형으로 빠진다는 게 이 대표 의견이다. “체중은 아래로 사선을 그으며 줄지 않아요. 몸이 체중 변화에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해 6개월 가량 같은 체중을 유지해요. 그러다가 다시 빠지죠. 살이 찔 때도 마찬가지에요.”

다이어트 식품도 이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개발했다. “이용자들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 만한 음식을 찾는 것을 보고 직접 만들었어요. 당이나 염분이 적은 요거트, 두유, 코코넛 오일, 오트밀 등 140가지 저염 저당 저가공 식품을 개발해 앱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현미로 만든 떡과 청양고추를 사용한 떡볶이, 천연 허브로 만든 브라우니, 밀가루 대신 곤약으로 피를 만들고 닭가슴 살로 속을 채운 만두, 닭가슴살 소시지가 들어간 핫도그 등은 다노에서만 볼 수 있는 다이어트 식품이다. “다이어트 할 때 이런 음식들이 먹고 싶거든요. 열량에 신경 쓰지 않고 먹도록 개발했어요.”

정 대표는 이런 음식들을 개발할 때 사전에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충분한 조사를 거친다고 한다. 그렇다 보니 제품 개발에 보통 8개월 걸린다. 에너지 바는 1년 이상 걸려 개발했다. “일부 에너지 바는 설탕이나 시럽으로 여러 재료를 결합해서 만듭니다. 저희는 당 성분을 줄이며 단맛을 내도록 크랜베리를 사용했어요. 이 과정이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요즘 개발을 고민하는 다이어트 음식은 국수다. “면의 쫄깃한 식감과 맛을 유지하며 영양소를 충분히 채우고 열량을 낮출 수 있는 국수를 연구 중입니다.”

이렇게 다이어트 식품을 개발하면 정 대표가 전국의 식품 공장을 찾아 다니며 위탁 생산이 가능한 지 확인한다. “우리가 원하는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믿을만한 공정을 갖춘 공장인지 직접 가봅니다.”

공동 대표인 부부가 서로 인연을 맺게 된 것은 대학의 마지막 학기 조모임이었다. 정 대표는 사업의 방향성을 정해서 밀고 나가려면 주관이 뚜렷한 사람과 일하고 싶은 생각이 강했는데 이 대표에게서 그런 면을 봤다. “이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이용자 도구(UI)나 환경(UX)과 관련있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어했어요. 그래서 그런 회사에 이메일을 보내고 혼자 찾아갔죠. 회사 사람들을 만난 뒤 UI, UX일을 하려면 스탠포드 디자인스쿨에 진학하는 게 좋다는 것을 알고 관련 준비를 했어요. 그런 모습을 보고 감명 받았습니다. 미래에 대해 생각이 뚜렷했거든요.”

조 대표의 적극 권유를 받고 이 대표는 “잃을 게 없다”는 생각에 합류했다. 정 대표가 경영 전반과 자본 확보, 인재 영입을 맡고 이 대표는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각종 서비스 개발 등을 담당한다. 그렇게 출발한 회사는 GS홈쇼핑, 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 등 투자자들로부터 65억원을 투자 받아 직원 70명의 업체로 성장했다.

특이한 것은 두 사람이 매출 목표를 세우지 않는 점이다. 정 대표는 매출은 사업 성과를 보여주는 후행 지표일 뿐 목표가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직원들에게 이용자들이 한 번이라도 더 방문할 수 있도록 콘텐츠 개발에 치중하라고 합니다. 좋은 서비스가 나오면 매출은 덩달아 늘어나죠.”

이 대표는 앞으로 세계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해 볼 생각이다. “다이어트는 어디나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들을 겨냥한 영상을 전문 영상제작자들과 협업해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최연진 IT전문기자 겸 스타트업랩장 wolfpa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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