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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빅뱅] '통방융합' 첫발..합산규제 결론 없인 공염불

명진규 입력 2019.11.1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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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 케이블TV 합병 승인
통신 3사 위주로 유료방송 재편, 새판짜기 의지
KT-딜라이브, 합산규제 점유율 33.3% 제한에 발목
과기부·방통위는 폐지 긍정적..공은 국회로 넘어가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구채은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지분 인수,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을 조건부 승인했다. 쟁점이 됐던 사안마다 사업자 의견을 우선해 범정부 차원의 '유료방송시장 재편'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1개 사업자의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을 최대 33.3%로 묶어 놓은 '합산규제' 때문이다. 방송통신 업계는 합산규제 문제를 조속히 마무리해야 유료방송시장 재편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11일 KT 관계자는 "경쟁사들이 덩치를 불려가는 가운데 KT만 합산규제 문제로 유료방송시장 재편 과정에서 소외되고 있다"며 "공정위가 범 정부 차원의 시장 재편 의지를 보여준 것처럼 국회 역시 대승적 차원에서 대표적 사전 규제인 합산규제를 폐지해 시장 재편 효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의 승인으로 임박해 있는 M&A가 끝나면 유료방송시장은 통신 3사 위주로 재편된다. KT와 KT스카이라이프가 31.07%,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는 23.92%, LG유플러스와 CJ헬로는 24.54%로 3개사의 총합이 79.53%에 달한다. 나머지 20.47%는 딜라이브(6.29%), CMB(4.81%), 현대HCN(4.12)을 비롯해 개별SO 9개사 등 총 12개사가 나눠 갖는다. 눈여겨볼 것은 케이블방송에 대한 통신사들의 추가 M&A다.

현재 케이블방송 업체 중에서 매물로 나온 곳은 딜라이브다. KT는 지난해부터 딜라이브 인수를 논의해 왔지만 합산규제 문제로 논의 자체를 중단해 원점으로 돌아왔다. KT 관계자는 "인수 검토는 계속 진행 중이지만 합산규제 문제로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규제 문제만 해결되면 인수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기정통부ㆍ방통위, 합산규제 해소

1개 사업자의 전체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을 최대 33.3%로 제한하는 합산규제는 지난해 일몰됐지만, 국회가 시장점유율이 높은 사업자(KT)에 대한 사후규제안이 부족하다며 재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사전 점유율 규제 성격이 강한 합산규제는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국회는 위성방송 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의 공적 책임 강화 방안이 미흡하다며 후속 대책 마련을 주문한 바 있다.

지난달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는 차관급 정책협의회를 열고 합산규제 일몰 후 후속 대책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미디어의 다양성 연구를 비롯해 시장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유료방송 이용 요금을 신고제로 전환하고 국회가 문제 삼았던 위성방송의 공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난시청 해소와 통일 대비 방송 서비스 강화 등의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안에 대해 국회가 합격점을 내릴지는 미지수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현 20대 국회가 21대 국회에 넘길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합산규제 사라져야 시장 재편"

합산규제에 대해서는 KT는 물론 케이블 업계도 전향적 폐지를 원하고 있다. IPTV에 밀려 독자 생존이 어려운 상황에서 합산규제가 폐지돼야 다양한 '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CMB와 현대HCN는 당초 매각 계획이 없었지만 케이블방송 1, 2위의 매각이 결정된 뒤 입장이 다소 바뀌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역시 필요하다면 추가 M&A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두 회사의 점유율은 각각 23.92%, 24.54%로 합산규제 여부와 상관없이 각각 1개 사업자를 추가로 M&A 할 수 있다. 때문에 유료방송시장 재편에 가장 큰 의지를 보여 온 SK텔레콤이 추가로 딜라이브 또는 현대HCN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방송 업계 관계자는 "합산규제가 폐지되지 않을 경우 유료방송시장 재편은 여기서 끝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과거 대형 케이블방송사가 있던 시절과 달리 몇몇 영세사업자만 남아 시장이 파편화될 경우 시장 재편 효과도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기부ㆍ방통위 "신속하게 결정"

한편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는 지난 3월과 5월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가 각각 기업결합을 신청한 직후부터 공정위와 별개로 행정절차상 심사절차를 개시, 이미 상당부분 검토를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때문에 인허가 심사 결과도 최대한 신속하게 내겠다는 것이 두 부처의 입장이다.

관건이 되는 것은 과기정통부가 인허가에 붙을 부가조건이다. 공정위가 별다른 제한사항을 두지 않은 SK브로드밴드의 교차판매,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인수 부분에 별도 부가조건이 어떻게 달릴지가 관심사다. 각각 SK텔레콤의 모바일 시장지배력, 알뜰폰 활성화 정책 등을 명분으로 경쟁사업자들이 규제조건을 둬야 한다는 입장을 요구하고 있어 이를 간과하기 어렵다. 방통위는 피 인수되는 케이블방송의 지역성, 투자 계획 등도 꼼꼼히 따질 것으로 관측된다.

과기정통부의 심사기간은 총 90일이다. 방통위는 과기정통부가 신청 이후 60일 이내에 사전동의를 요청하면 30일 이내에 결정하면 된다. 절차를 종합해보면 LG유플러스는 이르면 연내 CJ헬로 인수를 마무리짓고, SK브로드밴드 또한 내년 초에 합병을 마무리지을 것으로 보인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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