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꿈쩍않는 '23미터' 쓰레기산..이대로 해 넘기나

최훈 2019. 11. 11.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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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지금 보시는건, 높이 23미터, 17만 톤 넘게 쌓인 경북 의성의 쓰레기 산입니다.

미국 CNN 방송에서 까지 소개가 되면서 국제적인 망신을 샀었죠.

대통령이 연내 처리를 지시 했었는데, 연말을 앞둔 지금, 얼마나 처리가 됐을지, 최훈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경북 의성의 이른바 쓰레기산입니다.

산 아래쪽에선 쓰레기 선별기가 돌아가고, 중턱에선 굴착기가 쓰레기를 퍼냅니다.

그리고도 한참을 올라가야 쓰레기산 정상이 나옵니다.

산 정상 높이 23미터.

쓰레기 처리를 시작했던 지난 6월 이후 단 1미터도 안 줄었습니다.

전체 쓰레기량 17만 3천 톤 가운데 줄어든 쓰레기는 겨우 5천6백여 톤.

97%는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윤현표/폐기물 선별 업체 이사] "여기 있는 폐기물은 건설폐기물, 해양폐기물, 고철폐기물, 생활폐기물들이 다 혼재되어있다 보니까 그걸 분리·선별하는 데 굉장히 많은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요."

대통령 지시대로 연내 처리는 불가능하고, 지금은 내년 4월이나 상반기를 목표로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합니다.

그렇다고 쓰레기 처리 업체나 관리 감독을 맡고 있는 의성군을 탓하기만 할 수도 없습니다.

빨리 처리하고 싶어도 못 하고 있는 겁니다.

구조적인 문제들 때문입니다.

이 쓰레기 더미를 받아줄 재활용 업체와 소각장, 매립장이 모두 부족한 겁니다.

한쪽에 쌓여 있는 이 쓰레기들은 시멘트 회사에서 보조연료로 쓸 수 있지만, 수요보다 쓰레기 공급이 훨씬 많다보니 갈 곳을 잃었습니다.

소각할 쓰레기들도 부산과 경기도 안산의 소각장까지 찾아내서 전국 13곳에 보내고 있지만 처리한 양은 미미합니다.

매립장도 턱없이 부족하고, 그나마 있는 매립장에서도 주민 반대 때문에 전혀 매립하지 못 했습니다.

[권현수/의성군 환경과 팀장] "(주민들은) 유해한 폐기물들이 많이 반입되지 않을까하는 것과, 지금은 저희가 선별을 해서 불연성만 들어오도록 했지만 거기 있는 혼합폐기물이 그 상태로 들어올 수 있다는 우려를 하시는 겁니다."

이런 상황은 전국이 마찬가지입니다.

의성 쓰레기산 같은 불법폐기물은 환경부가 파악하고 있는 것만 120만 톤.

여기에 새로 발생하는 쓰레기는 매일 41만 톤.

하지만 사업장 매립장의 경우 2017년 기준으로 남은 수명은 2년 가량입니다.

쓰레기 질이 나빠서 재활용도 쉽지 않고, 소각장과 매립장은 주민 반대로 짓기 힘듭니다.

지금보다 매립장을 2~3배 더 만들거나, 지금보다 덜 쓰고 덜 버리지 않는다면 의성 쓰레기산은 더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MBC뉴스 최훈입니다.

(영상취재 : 김동세, 편집 : 배윤섭)

최훈 기자 (iguffaw@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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