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오케스트라 이끌고..지휘자로 한국 찾은 장한나
[앵커]
한때는 '첼로' 신동이었습니다. 지금은 어엿한 '지휘자'입니다. 장한나씨가 노르웨이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5년 만에 한국에 왔습니다. 오늘(11일) 인터뷰에선 "첼리스트가 '현미경'을 붙잡고 있는 거라면 지휘자는 '망원경'을 보는 거"라고 말했습니다.
강나현 기자입니다.
[기자]
전설의 첼리스트를 직접 보겠다는 꿈 하나로 자신의 키 만한 첼로를 안고 무대에 오른 열 두살 소녀.
1994년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는 로스트로포비치에서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며 세상은 그를 신동이라 불렀습니다.
그러나 첼로 거장 로스트로포비치의 주문은 정반대였습니다.
[장한나/첼리스트·지휘자 : 한 달에 네 번 이상 연주하지 말기. 음악 안 하는 친구들하고만 놀기. 초등학교 열심히 다니기.]
보통의 삶에 충실하라는 스승의 조언 덕분에 특별해야 한다는 부담을 덜어낸 소녀 장한나는 첼로를 즐길 수 있게 되면서 세계적인 첼리스트로 올라설 수 있었습니다.
2007년부터는 지휘자의 길을 꿈꾸기 시작했습니다.
[장한나/첼리스트·지휘자 : (첼로만 하다 보니) 시야가 굉장히 좁아지는 건 아닌가 걱정이 들더라고요. 마치 현미경을 들여다보듯. 저는 솔직히 망원경을 보고 싶은데.]
2017년부터 노르웨이 오케스트라 트론헤임에서 상임지휘자를 맡고 있습니다.
혼자서 손으로 소리를 내는 대신 100명의 마음을 빌려서 소리를 만드는 일입니다.
[장한나/첼리스트·지휘자 : 모든 단원이 하나의 표현을 하는 것.]
오랜 시간 지휘봉은 여성에겐 좀처럼 잡을 수 없는 꿈이었습니다.
[영화 '더 컨덕터' : 여자는 지휘자가 될 수 없어. 리드를 못하거든.]
첼리스트란 이름을 잠시 내려놓은 장한나는 음악의 세계를 자유로이 넘나들며, 지휘자는 여성이어선 안된다는 편견의 벽도 조금씩 허물고 있습니다.
(화면제공 : 크레디아 성남아트센터)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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