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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헬기 사격 부정' 지시..24년 전 기무사 문건 입수

정성진 기자 입력 2019. 11. 11. 22:51 수정 2019. 11. 12.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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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보시는 이 건물은 광주에 있는 전일빌딩입니다. 10층짜리 이 건물은 1980년 당시에는 광주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빌딩의 10층 바닥과 기둥에서 총탄 흔적이 200개 가까이 발견됐고 그것을 바탕으로 국과수는 헬기에서 쏜 게 유력하다고 2년 전에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런데도 앞서 들으신 대로 오늘(11일) 법정에 나온 전두환 씨 쪽 증인들 즉, 당시 부대 지휘관들은 헬기 사격은 없었다는 말을 되풀이했습니다. 그런데 이미 24년 전에 전두환 씨 지시로 이들이 헬기 사격은 없었다는 쪽으로 입을 맞췄다는 내용을 저희가 취재했습니다.

정성진 기자입니다.

<기자>

5·18 민주화운동 당시 무장 헬기부대 여단장이었던 송진원 전 준장 등 4명이 오늘 재판에 출석했습니다.

전두환 씨 측이 신청한 증인들입니다.

이들은 헬기 사격은 단 한 발도 없었다, 조종사들로부터 사격에 대한 보고를 받은 적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존의 주장을 반복한 것입니다.

[송진원/5·18 당시 1항공여단장 (2017년 8월 녹취) : 일절 사격한 게 없습니다. (과거) 1·2차 법원에서 (헬기 사격 관련) 다 했지 않습니까. 조비오 신부가 벌컨포 쐈다 뭐 했다 해서, 그것이 사실이 아님이 증명 다 됐거든요.]

헬기 사격을 부인하는 논리는 24년 전인 지난 1995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피터슨 목사가 5·18 민주화 운동을 수사하던 검찰에 출석해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진술한 직후였습니다.

이 무렵 옛 국군기무사령부가 작성한 문건입니다.

SBS가 입수한 이 문건을 보면 피터슨 목사의 증언에 전 씨가 매우 진노해 당시 헬기부대 최고 사령관인 항공감을 불러 대응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합니다.

조종사들 역시 목사 증언에 분개하자 전 씨 측에서 직접 고소까지 준비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대책회의에는 안현태 전 경호실장까지 참석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김희송/전남대 5·18연구소 교수 : 모든 헬기 사격을 부정하는 신군부의 논리에 맞게 부하들한테 확인하고 입조심시키고, 일련의 모습을 보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운명공동체란 걸 다시 확인해주는 거죠.]

전 씨와 측근들이 24년 전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지만 국과수 결론에 이어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정황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정성훈)

정성진 기자captai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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