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 핵심 측근 11명 총선 채비..줄사퇴 이어질 듯

홍용덕 2019. 11. 13.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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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거 출마에 이 지사 외연 확대냐? 소신 출마냐 해석 갈려
이 지사 쪽 "재판은 운명..이 지사 비전 확산할 것"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재명 경기지사의 핵심 인사들이 잇따라 총선 출마 의사를 굳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이 지사와 김용 경기도대변인. 경기도 제공

여야의 ‘총선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는 가운데,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김용 경기도 대변인 등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주변 핵심 인사 11명이 총선 출마 의사를 굳혔다. 줄사퇴가 이어질 전망이다.

차기 유력한 대권 주자로 꼽히는 이 지사의 정치적 운명을 가를 다음 달 대법원 최종 선고를 앞두고 이들의 무더기 총선 출마가 가시화되면서 이 지사의 ‘정치적 외연 확대냐 소신 출마냐’를 놓고 해석이 갈리고 있다.

13일 <한겨레>가 확인한 내용을 종합하면 김용 경기도 대변인(성남분당갑)이 오는 18일 사퇴하고 이달 말쯤 이규민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사무총장(안성시)도 사퇴한다. 또 올해 연말께 조계원 정책수석(여수갑)이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 의사를 굳힌 가운데, 이화영 평화부지사(경기도내 지역구 미정), 한선재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장(부천소사), 임근재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상임이사(의정부을)도 사퇴 의사를 밝히는 등 모두 6명이 올 연말을 전후해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확인됐다.

한양대 21대 총학생회장과 한총련 1기 의장 출신인 김재용 경기연구원 경영부원장과 광명시 3선 의원과 광명시의회 의장을 지낸 김경표 경기콘텐츠진흥원장,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정책실장을 지낸 서남권 경기도 소통협치국장 등 3명은 총선 출마를 놓고 막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경기도청 외곽에서는 이 지사 당선 당시 도지사직 인수위원회인 ‘새로운 경기위원회’ 농정건설분과 기획단장을 지낸 백종덕 변호사(여주·양평)와 이재명 지지 의사를 꾸준히 보여온 이철휘 전 제2작전사령부 사령관(포천·가평) 등 지역위원장 2명이 이미 출마를 굳힌 채 지역구를 다지고 있다.

이들 원외 위원장을 제외한 나머지는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이 지사와 함께 경기도에 입성해 요직을 차지한 이들이다. 이 지사가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은 상태에서 이들의 대거 출마 배경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대법원이 이 지사에 대해 무죄 취지의 파기환송 결정을 내리면 이 지사는 앞으로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날개를 달게 된다. ‘여의도’로 대표되는 중앙 정치에 지지기반이 약한 이 지사로서는 이들 주변 인사들이 얻게 될 총선 성적표가 앞으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넓히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반면, 이 지사가 항소심(벌금 300만원)에 이어 대법원에서 당선무효형이 확정되면 앞으로 5년간 피선거권과 도지사직을 잃게 되면서 정치적 기세도 꺾인다. 이들의 총선 참여가 자신의 정치적 꿈을 이루려는 각자도생 출마로 풀이되는 이유다.

실제로 지난 11일 시작된 경기도의회의 경기도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도의원들은 주요 기관장 등의 출마설을 놓고 “경력 쌓기용으로 기관장이 됐냐”며 날을 세우고 있다.

이 지사 쪽은 이런 논란에 선을 긋고 있다. 출마 거론자 상당수가 이미 그동안 자신들의 정치적 근거지를 갖고 활동해왔고 그동안 활동경험과 경력에 비추어 정치인으로서 당연한 자신의 길을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또 이 지사와 이들의 관계가 ‘보스 중심의 계파주의’ 보다는 대선 경선과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이 지사의 정치적 가치와 정책을 공유하면서 맺어진 실사구시적 관계여서 이들의 출마가 이 지사에게도 나쁘지 않다는 분위기다.

이 지사 쪽 한 관계자는 “이 지사가 대법원의 최종심을 통해 지사직을 유지할지는 결국 운명이다. 지사가 살아날 경우 주변 분들이 총선에 도전하고 좋은 성적을 내면 큰 힘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 지사가) 지사직을 이어 가지 못하더라도 함께 하신 분들이 총선을 통해 이재명의 정치적 비전과 가치를 이어갈 수 있다면 그 역시 대한민국에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총선에 나서는 이 지사 주변 인물들은 누구일까. 이들은 주로 50대이며 성남시장 재임 당시부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과 지난해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이 지사와 뜻을 같이해 합류한 인물들로 분야별로 전문성을 갖춘 실용적 인물이라는 게 일반적 평가다.

총선을 준비 중인 경기도의 한 관계자는 “이 지사와 함께 일하지만 이 지사와 상하관계가 아니라 정책과 가치, 비전을 가지고 함께 대등한 관계를 맺는다는 게 다른 캠프와 크게 달랐다. 내년 총선 출마 여부는 실사구시의 개인 선택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 김용 경기도 대변인, 이규민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사무총장.

이화영(55) 평화부지사는 전국 최초의 평화부지사로 이 지사의 취임과 함께 특별 영입됐다. 17대 국회의원(서울 중랑갑)을 지냈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남북을 오가면서 6·15남북공동선언을 이뤄낸 실무 주역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디엠제트(DMZ) 평화포럼 등 남북 화해 협력을 위한 일에 주력해왔으며 경기도 내 지역구를 놓고 고민 중이다.

김용(54) 대변인은 이 지사의 성남시장 재직시절부터 ‘복심’으로 불릴 만큼 핵심 측근이다. 김 대변인이 총선에서 출마하려는 성남분당갑은 이른바 ‘보수의 아이콘’으로 이 지사가 2008년 총선에 출마했다가 당시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에게 패한 바 있다. 성남분당갑 지역위원장 직무대행을 지냈던 그는 “이 지사의 못다 이룬 꿈을 이루기 위해 나선다”고 말했다. 그는 분당갑에서만 2선의 시의원과 시 의회 예결위원장을 지냈다.

이규민(50)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사무총장은 안성 토박이의 풀뿌리 정치인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일찌감치 이 지사의 지지를 선언하면서 이 지사와 인연을 맺었다. <안성신문> 대표와 19대 대통령 선거 문재인 후보 미래 한국전략 특보, 경기도철도정책 자문위원인 그는 다음 총선에서 자유한국당 김학용 후보와 ‘재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계원 경기도 정책수석, 한선재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원장, 임근재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상임이사.

전남 여수에서 초·중학교를 나온 조계원(53) 경기도 정책수석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을 거치면서 이 지사와 합류했다. 이 지사의 당선 이후 이 지사의 핵심 정책인 기본소득을 정책화하는 등 기본소득 대중화에 기여한 인물로 꼽힌다. 성균관대 24대 총학생회장을 지냈고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선거 중앙선대위 조직본부(본부장 현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에서 조직기획팀장을 맡았던 그는 내년도 경기도의 대한민국 기본소득 박람회 실무추진단장도 맡고 있다.

한선재(60)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장은 경기 부천시 소사구에서만 4선의 시의원에 부천시의회 의장을 지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부천시장 후보 선거 경선에 나서면서 당시 도지사 선거에 나선 이 지사의 지지를 선언하면서 인연이 맺어졌다.

임근재(52)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 상임이사는 김근태 의원 보좌관을 지내면서 정치에 발을 내디딘 ‘범지티(GT)계열’이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남도 지사를 지낼 당시 정책특보를 할 만큼 김 의원과도 지근거리다. 우리공화당 홍문종 국회의원이 있는 경기 의정부시을 선거구에 출사표를 던진 그는 치열한 더불어민주당의 당내 경선을 남겨두고 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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