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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탄핵청문회 공방.."정치적 수사 요구" vs "간접 정보 뿐"(종합)

이지예 입력 2019.11.14.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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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 "트럼프, 우크라 자체보다 바이든 수사에 더 신경"
켄트 "해외정부에 정치적 수사 요구 안돼..줄리아니, 미-우크라 관계 훼손"
공화당 의원들 "증인들 진술, 전해들은 정보에만 의존"
트럼프 "마녀사냥, 바빠서 안봤다"..반박 트윗 쏟아내
백악관 "청문회, 세금 낭비..증인들, 외교정책 불만 가진 관료들"
【워싱턴=AP/뉴시스】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9.11.14

【런던=뉴시스】이지예 기자 =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조사를 위한 미 하원의 첫 공개 청문회에서는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다.

이날 하원의 탄핵조사 공개 청문회에는 윌리엄 테일러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 대사 대행과 조지 켄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가 출석해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압력 의혹에 관해 증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미국의 군사원조와 백악관 회동을 대가로 미 민주당 유력 대권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뒷조사를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테일러 전 대행은 이날 공개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문제 자체보다는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수사에 더 관심을 두고 있었다고 증언했다고 더힐, 워싱턴포스트, 악시오스 등이 보도했다.

테일러 전 대행은 지난 7월말 고든 선덜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 대사가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할 때 대통령이 선덜랜드 대사에게 '수사'에 관해 묻는 것을 자신의 팀원 하나가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당 팀원이 이후 선덜랜드 대사에게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냐고 묻자 선덜랜드 대사가 트럼프는 바이든 조사에만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테일러 전 대행은 "정치적 활동과 관련한 도움을 받기 위해 안보 지원을 보류하는 건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미국의 군사 지원이 없다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입이 더욱 심화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켄트 부차관보는 정부가 범죄수사를 추진하고 싶다면 해외 정상에게 직접적으로 요청하기보다는 제도적 장치를 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반적인 원칙상 미국이 다른 나라에 권력자의 경쟁자에 관한 선택적이고 정치적인 수사나 기소에 관여해 달라고 요청해선 안 된다고 믿는다"며 "이 같은 선택적 행동은 법의 지배를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켄트 부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루돌프 줄리아니에 의한 거짓 주장과 음모론 때문에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 대사가 소환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줄리아니가 볼로디미르 대통령이 백악관 회동을 원했다는 점을 이용해 우크라이나에 바이든 조사를 요구했다며 그가 정치적 동기를 가진 수사를 추진해 미국과 우크라이나 관계를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테일러 전 대행과 켄트 부차관보는 이미 지난달 하원 비공개 청문회에서 각각 증언한 바 있다. 당시에도 테일러 전 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의혹에 대가성이 있었다고 주장했으며, 켄트 부차관보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이 부적절했다는 의견을 밝혔다.

【워싱턴=AP/뉴시스】윌리엄 테일러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 대행이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하원의 탄핵조사 공개 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 2019.11.13.


13일 공개 청문회에 참석한 공화당 의원들은 테일러 전 대행과 켄트 부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적인 접촉이 없었으며 이들의 증언은 전해들은 정보에 의존하고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공화당의 짐 조르단 하원의원과 마이크 터너 의원은 증인들이 가진 간접 정보가 부정확할 가능성을 제기하며, 이들의 성향 또한 민주당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주장했다.

테일러 전 대행은 "한쪽 편을 들거나 특정한 결론을 옹호하기 위해 여기 온 것이 아니다"라며 "내가 얘기한 사람들로부터 이해한 내용들"이라고 반박했다. 켄트 부차관보는 자신이 '네버 트럼퍼스'(트럼프 반대파)가 아니라 미국의 외교정책 이행을 위해 선거에서 선출된 대통령을 섬길 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청문회에 대해 "마녀사냥을 보기엔 너무 바쁘다"며 의미를 폄하했다. 그는 백악관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회동하면서 탄핵조사 공개 청문회를 봤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이건 마녀사냥에 사기극이다. 그런 걸 보기엔 난 너무 바쁘다"라며 "보고를 받을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청문회가 진행되는 동안 트위터를 통해 민주당 주도의 탄핵조사를 비판하며 그를 옹호하는 인사들의 주장을 여러 개 리트윗했다. 청문회에 앞서서도 탄핵조사는 네버 트럼퍼스들의 속임수라는 트윗을 게재했다.

스테파니 그리샴 백악관 대변인은 트위터에서 "이 속임수 청문회는 지루할 뿐만 아니라 납세자들의 시간과 돈을 엄청나게 낭비하는 일"이라며 "의회는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통과, 우리 정부와 군대에 대한 재정지원, 의약품 가격 인하를 비롯한 많은 일들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도 일하고 있다. 민주당은 그의 지휘를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샴 대변인은 "민주당의 스타 증인들은 대통령의 잘못에 대한 어떤 직접적 정보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들의 증언은 민주당의 거짓 대가성 주장과 모순된다. 이들은 본질적으로 외교정책 불만을 가진 관료 두 명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백악관의 공식 트위터 계정은 "2차, 3차, 4차적인 설명에 의존하지 말라. 당신 스스로 통화록을 읽으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7월 통화록을 실은 백악관 웹페이지를 링크했다.

하원 과반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권을 남용해 외세를 미국 선거에 끌어들이며 국가안보를 위협했다며 그에 대한 탄핵 조사를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녀사냥'이자 '사기극'이라고 반발해 왔다.

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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