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올해 필적확인 문구는 "너무 맑고 초롱한 별이여"..역대 문구 보니

정은혜 2019. 11. 14.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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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언어영역 문제지. [연합뉴스]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응시생 필적 확인 문구는 "너무 맑고 초롱한 그 중 하나 별이여"였다. 박두진의 시 '별밭에 누워'에서 인용한 문구다.

필적확인은 2005년 6월 모의평가 때부터 도입됐다. 2004년에 치른 2005학년도 수능시험에서 대규모 부정행위가 발생한 데 따른 대책으로 도입된 것이다. 수험생 본인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답안지 필적 확인란에 특정 문구를 적으면 된다.

필적확인 문구는 수능 출제위원들이 정하며 필적 확인에 필요한 기술적 요소가 담긴 문장 중 수험생에게 용기와 힘을 줄 수 있는 문장을 선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인 2019학년도 수능에서는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김남조 '편지')였는데 SNS 등 온라인에서 "수험생에게 힘을 줄 수 있는 문구"라며 호평이 쏟아지기도 했다.

지금까지 화제인 필적확인 문구도 있다. 2013학년도 6월 고1 모의평가에 나온 "햇빛이 선명하게 나뭇잎을 핥고 있었다"다. 한수산의 1982년작 '유민'의 한 문장에서 발췌, 각색된 문구다. 원문은 "산정에 어린 햇빛이 차갑고도 선명하게 나뭇잎들 위를 핥고 있었다"였다.

수험생들은 해당 필적확인 문구 근처에 실제 태양이 혀를 내밀고 나뭇잎을 핥는 우스꽝스러운 그림을 그려 공유하는 등 화제를 모았다.

필적확인 문구의 구체적인 선정 과정은 수능 관련 여느 사항처럼 '보안 사항'으로 비밀이다.

역대 수능 필적확인에 가장 많이 인용된 시인은 정지용(3차례)였다. 2006학년도 수능에 쓰인 '흙에서 자란 내마음 파란 하늘빛'(정지용 '향수')는 2017학년도에 한 번 더 쓰였다.

■ 역대 수능 필적확인 문구

「 2006학년도 '흙에서 자란 내마음 파란 하늘빛'(정지용의 '향수')

2007학년도 '넓은 벌 동쪽 끝으로'(정지용의 '향수')

2008학년도 '손금에 맑은 강물이 흐르고'(윤동주의 '소년')

2009학년도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윤동주의 '별 헤는 밤')

2010학년도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유안진의 '지란지교를 꿈꾸며')

2011학년도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고 넓어진다'(정채봉의 '첫 마음')

2012학년도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황동규의 '즐거운 편지')

2013학년도 '맑은 햇빛으로 반짝반짝 물들이며'(정한모의 '가을에')

2014학년도 '꽃초롱 불 밝히듯 눈을 밝힐까'(박정만의 '작은 연가')

2015학년도 '햇살도 둥글둥글하게 뭉치는 맑은 날'(문태주의 '돌의 배')

2016학년도 '넓음과 깊음을 가슴에 채우며'(주요한의 '청년이여 노래하라')

2017학년도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정지용의 '향수')

2018학년도 '큰 바다 넓은 하늘을 우리는 가졌노라'(김영랑의 '바다로 가자')

2019학년도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김남조의 '편지')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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