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의 '부러진 화살'..일본 경기침체 우려 커진다

신기림 기자 입력 2019. 11. 15.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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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역대 최장수 총리 아베 신조의 경제 정책 '아베노믹스' 효과가 희미해지면서 일본 경제가 침체에 빠질 위험이 커졌다.

아베노믹스 설계자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야마모토 고조 자민당 의원은 "일본이 침체를 겪을 위험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아베 정권이 마이너스 금리와 같은 통화 정책으로 경제를 부풀리는 데만 집중했을 뿐 노동시장 개혁과 같은 더 중요한 정책을 이행하지 않고 기술혁신에서 일본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에도 실패했다는 비난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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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남은 예산 60% 인프라..'노동력 부족' 방증
"기술혁신 외면한채 경제 부풀리기..BOJ 헛총질"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2019.10.2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일본 역대 최장수 총리 아베 신조의 경제 정책 '아베노믹스' 효과가 희미해지면서 일본 경제가 침체에 빠질 위험이 커졌다. 3분기 일본 국내총생산(GDP) 증가율(경제 성장률)은 1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4분기 전망도 부정적이다. 10월 소비세 인상과 미국과 중국 사이 무역전쟁의 여파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 전문가 설문에 따르면 4분기 일본 GDP는 2.5% 위축되고(마이너스 성장) 내년 1분기에는 0.6% 성장하는 데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베노믹스 설계자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야마모토 고조 자민당 의원은 "일본이 침체를 겪을 위험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문제는 일본의 경기침체를 막을 만한 주체가 없다는 점이라고 로이터는 15일 지적했다.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마이너스(-) 금리를 비롯한 공격적 양적 완화를 수년째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세계 최대 재정적자로 지출 제약을 받는다. 노동력 부족으로 인프라 프로젝트를 실행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도 야마모토 의원은 침체에 대한 정답이 여전히 정부의 재정 지출이라고 말한다. 그는 "아베 총리가 최소 5조엔(460억달러, 53조7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가 막대하게 쏟아 부었고 BOJ도 양적완화를 지난 수 년간 이어왔지만 인플레이션 목표 2% 달성은 번번히 실패했고, 다음 침체에 대응할 수단은 거의 없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정부나 중앙은행 모두 실탄이 부족해졌다.

지난 2006년 처음으로 총리에 올랐던 아베는 2012년 재선출됐고 이듬해 양적완화, 재정지출, 구조개혁이라는 3개의 '화살'에 기반한 아베노믹스를 시작했다. 아베 총리가 두번째 임기를 시작한 2012년 말 이후 일본 GDP는 8.6% 증가했다. 수출 기업들은 엔화 약세 덕분에 막대한 수익을 남겼고 지난해 일본 증시는 27년 만에 최고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러한 아베노믹스의 효과가 이제 줄어 들고 있다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지난달 BOJ는 양적완화를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확인하면서도 마이너스 금리 같은 환경이 계속되면 은행권의 수익이 줄 수밖에 없는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재정 정책으로 성장을 촉진해야 한다는 것이 BOJ의 입장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막대한 지출을 할 만한 여력이 거의 없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일본의 재정적자는 GDP의 2배에 달한다. 5조 혹은 10조엔에 달하는 추경을 집행해도 효과는 미지수라는 것이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2013년 이후 아베 정권은 4차례 추경을 통해 거의 30조엔을 쏟아 부었지만 경제적 효과는 크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특히 노동력 부족으로 인해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를 이행하기 거의 불가능했다. 2017 회계연도에 남은 예산 가운데 60%가 인프라 프로젝트에 배정된 것이었고, 이는 프로젝트 실행에 필요한 노동력 부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아베 정권이 마이너스 금리와 같은 통화 정책으로 경제를 부풀리는 데만 집중했을 뿐 노동시장 개혁과 같은 더 중요한 정책을 이행하지 않고 기술혁신에서 일본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에도 실패했다는 비난도 나온다.

오츠카 구헤이 전 BOJ 위원은 "일본은 빠르게 변하는 세계 환경에 적응하는 노력 대신 옛날 방식의 거시 경제 정책에 몰두했다"고 말했다. 특히 BOJ가 국채를 사들이기 위해 더 많은 돈을 찍어내는 것에 대해 이른바 '잃어버린 수십년'동안 해왔던 무력한 정책들을 반복하는 셈이라고 비난이다. 그는 "BOJ은 몇 년 전 바주카포를 쏘았지만, 이제는 헛총질을 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kirimi9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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