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은 인재.."10차례 넘는 사전 경고 무시했다"
[앵커]
2년전 포항 지진은 땅속에 물을 주입하는 지열발전소 탓이었다는 게 이미 밝혀졌죠.
그런데 발전소 개발 과정에서 10차례 넘게 경고 신호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결국 포항지진은 거듭된 경고를 무시한 명백한 인재라고 학자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이정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국내외 학자들이 주목한 것은 본 지진에 앞서 발생한 작은 지진들입니다.
지열 발전을 위해 땅속에 물을 주입할 때마다 소규모 지진이 잇따랐기 때문입니다.
독일의 샤피로 교수는 본진 발생 7개월 전 규모 3.1의 지진이 났을 때 물 주입을 멈췄다면 포항 지진의 발생 확률은 3%, 1년 전에 멈췄다면 1% 아래로 낮출 수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세르지 샤피로/독일 베를린자유대 교수 :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물 주입을 계속해서 이어간 결과 지진 발생 확률은 약 15%까지 높아졌습니다."]
발전소 부지 선정 단계부터 10차례 넘게 위험 신호가 있었지만, 모두 무시됐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포항은 인구 밀도가 높아 지진이 발생하면 피해가 크지만, 이런 위험 요소보다는 경제 논리가 우선했다는 겁니다.
[김광희/부산대 지질환경학과 교수 : "경제적인 면이 너무 크게 강조되었고 지열발전소 부지에서 지진이 발생할 경우 얼마나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려는 전혀 있지 않았다는 게..."]
일본의 시마모토 교수는 지열 발전 선진국에서도 20년이나 걸리는 개발 기간을, 포항지열발전소팀은 충분한 조사 없이 2년 내에 마치려 했다며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시마모토 도시히코/일본 교토대 교수 : "왜 그렇게 서두른 걸까요? 그렇게 일찍 사업을 마치려면 마법 같은 특별한 전략이 있어야 했습니다."]
그러면서 관련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 보다 면밀히 조사해야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이정훈 기자 (skyclea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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