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 자체가 민폐" 김세연 직격탄에 충격 빠진 한국당

김미나 2019. 11. 17.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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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다."

3선의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부산 금정)이 17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내놓은 충격적인 결론이다.

수도권의 한 3선 의원은 이날 <한겨레> 와 한 통화에서 "한국당의 역사적 위치가 어디냐는 근본적 질문에 답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창조적 파괴를 통해 답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동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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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공식적으로 완전히 해체하자" 주장
일각선 "현실성이 없다"며 반발 목소리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1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다.”

3선의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부산 금정)이 17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내놓은 충격적인 결론이다. 평소 온화하고 진중하다는 평가를 받던 김 의원의 뼈아픈 진단과 강도 높은 주문에 자유한국당은 충격에 빠졌고, 여의도 정치권 전체가 술렁였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가 버티고 있을수록 이 나라는 더 위태롭게 된다”며 “모두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 함께 물러나고, 당은 공식적으로 완전하게 해체하자”고 작심한 듯 말했다. 자신과 당 지도부를 포함해 의원 108명 전원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공격적인 선언이었다.

당 상황에 대한 그의 진단도 적나라했다. 그는 “엊그제는 정당지지율 격차가 다시 두배로 벌어졌다. 한마디로 버림받은 것”이라며 “비호감 정도가 변함없이 역대급 1위이고, 감수성이 없고, 공감능력이 없으니 소통능력도 없다. 사람들이 우리를 조롱하는 걸 모르거나 의아하게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세상 바뀐 걸 모르고, 바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그 섭리를 거스르며 이대로 버티면 종국에는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일갈했다.

김 의원은 또 최근 당내 초선·재선 의원들이 주장한 ‘중진 용퇴론’ ‘험지 출마론’ 등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물러나라’고 서로 손가락질은 하는데 막상 그 손가락이 자기를 향하지는 않는다”며 “남에게 용퇴하라, 험지에 나가라고 한다. 모두 내 탓이다. 책임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지금의 문제를 깨끗하게 정리하고, 다음 세대에 바통을 넘겨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아버지인 고 김진재 전 의원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부산 금정에서 18·19·20대 총선에서 내리 당선됐다. 만 47살로 당내 중도 개혁 성향 소장파로 분류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과 당내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원장 등을 맡으며 당내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김 의원의 내려놓기가 한국당 쇄신론, 나아가 여의도 쇄신론으로 이어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지지부진했던 당 쇄신 논의에 활력을 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지만 일각에선 “현실성이 없다”는 반박도 쏟아졌다. 수도권의 한 3선 의원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한국당의 역사적 위치가 어디냐는 근본적 질문에 답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창조적 파괴를 통해 답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동조했다. 한 재선 의원도 “한국당뿐 아니고 보수 전체가 어떻게 혁신을 해야 하고 그러한 메시지에 대해서 어떻게 관철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반면 김 의원의 주장에 선을 긋는 반응도 많았다. 황교안 당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이) 얘기한 부분은 잘 검토해 당 발전에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만 내놨다. 영남권의 한 중진 의원도 “해체 수준의 보수 통합은 탁월한 리더들이 있을 때 가능하다. 지금 보수를 헤쳐놓으면 모으기가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영남권 출신 의원은 “좀 과한 부분이 있다. 너무 극단으로 가 있고 비현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오히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한 의원이 “김 의원의 불출마가 민주당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3선의 김 의원이 그만뒀는데 민주당 다선 의원들은 뭐하느냐는 압박이 강하게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미나 장나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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