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릉이' 훔치는 청소년들..돈 때문이 아니다

김도엽 인턴 2019. 11. 18. 13:5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과거 학용품 절도, 패딩 절도 등으로 '영웅심리'에 빠졌던 청소년들이 최근에는 시(市)가 소유한 공공 자전거 '따릉이'를 절도하는 일까지 벌어져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곳곳에서 청소년 따릉이 절도 서울시 '골머리'━19일 일선 학교 관계자들에 따르면 청소년들 사이에서 '따릉이 훔치는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따릉이' 절도 대부분이 청소년..학용품→패딩→따릉이, 우월함 과시 위해 절도
3일 서울 종로구의 한 따릉이 대여소에 홀로 남은 따릉이 한대./사진=뉴스1



#서울시내 한 중학교 담임교사 A씨는 맡은 반의 한 학생 B군 때문에 고민이 많다. B군은 학급 학생들과 싸우고 담배를 흡연해 말썽을 피우더니 최근엔 '따릉이 절도'까지 손을 댔다. A씨는 "아무리 말려도 말을 듣지 않는다"면서 "B군은 따릉이 절도로 경찰에도 다녀왔는데, 아이들 사이에선 B군을 영웅처럼 여기는 분위기도 느껴진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과거 학용품 절도, 패딩 절도 등으로 '영웅심리'에 빠졌던 청소년들이 최근에는 시(市)가 소유한 공공 자전거 '따릉이'를 절도하는 일까지 벌어져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곳곳에서 청소년 따릉이 절도… 서울시 '골머리'
19일 일선 학교 관계자들에 따르면 청소년들 사이에서 '따릉이 훔치는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이들은 공유한 정보를 바탕으로 따릉이를 훔쳐 지하 주차장이나 골목 등에 숨겨두고 개인 자전거처럼 이용한다. 도난 따릉이는 한 대당 70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내 한 중학교 국어교사 김모씨는 "따릉이 훔치는 문제가 심각하다"며 "뉴스 기사에만 등장하는 일인 줄 알았는데, 최근 우리 학교에서도 학생들이 따릉이를 훔쳐 교사들간 머리를 싸맨 적이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시도 대응에 나섰다. 먼저 시는 따릉이를 절도한 청소년들을 고발조치하고, 앞으로도 따릉이를 물리적으로 파손해 무단으로 사용하는 행위는 관용없이 경찰 고발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난달 기준 시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따릉이 도난 건은 모두 56건이었는데, 확인된 피의자 33명중 31명이 청소년이었다.

또 앞으로는 따릉이를 운행한 뒤 제대로 거치하지 않는 행위가 한번만 적발돼도 초과요금이 부과되거나 회원 강제탈퇴를 당하며 앞으론 따릉이를 이용할 수 없다.

학용품→패딩→따릉이… 청소년 절도史(사)
사실 청소년들의 불법적인 절도가 사회 문제로 비화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0~2010년에는 청소년들의 학용품 절도, 음식물 절도 등에 팬시점과 편의점주들이 골머리를 앓아야했다. 2003~2008년 중,고등학교를 다닌 직장인 신모씨(28)는 "우리 때는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문구점에 가서 학용품을 훔쳐나오거나, 편의점에서 사탕·초콜릿·아이스크림 등을 훔치는 게 일종의 유행이었다"라면서 "집안 사정에 관계없이 '보여주기식'으로 너도나도 절도를 했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16일 인천 한 아파트 옥상에서 또래 학생을 집단폭행하다가 추락해 숨지게 한 중학생들이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인천지법으로 향하고 있다. 학생이 입은 베이지색 패딩 점퍼는 원래 숨진 피해자의 것으로 밝혀져 큰 논란이 됐다.. /사진=뉴스1


2010년부터 지난해 정도까지는 '고가 패딩 점퍼'가 유행하면서 절도나 갈취가 벌어지기도 했다. 대표적 사례가 지난해 11월 '인천 중학생 추락사'다. 중학생 4명은 C군을 집단폭행하고 패딩점퍼를 빼앗아 입었다. C군은 이들의 폭행을 피하려다가 아파트 옥상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품목을 바꿔 지속적으로 사회 문제를 일으키고 있기 때문에, 올 들어 발생하고 있는 청소년의 따릉이 절도 범죄 역시 유행처럼 이를 따라하려는 청소년들 심리에서 원인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나온다. 청소년들은 학용품, 패딩, 따릉이 등 품목을 바꿔 절도해 '따릉이 절도'만을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청소년들이 절도하는 현상 그 자체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 교수는 "청소년의 절도는 남들에게 우월함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어떤 물건 절도가 유행하면 이를 따라하는 청소년도 있다는 점에서 모방심리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청소년들이 중고로 다시 되팔 수도 없는 따릉이를 훔치는 것은 '생계형 범죄'와는 거리가 있다"면서 "청소년들은 공공기물인 따릉이를 특수한 방법을 이용해 절도해 사유화하는 그 행위 자체를 자신의 우월감이나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행위로 본 것 같다"고 우려했다.

[관련기사]☞결혼 앞둔 딸, 아빠와 성이 다른데 청첩장 어떡하죠결혼 앞둔 김미연, '18인치 개미허리' 웨딩 화보 공개TV조선 "유시민, 거액 출연료 계약" VS KBS "계약도 안 해"확 바뀐 新그랜저, 드디어 내일 '뜬다'손흥민·류현진은 어느 나라에 세금을 내야할까
김도엽 인턴 dykfactionist@mt.co.kr, 이재은 기자 jennylee11@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