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특수교육 전형' 물은뒤..딸은 그 전형 생겨서 입학"

추인영 2019. 11. 18.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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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성 전 성신여자대학교 총장. [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딸 입시 특혜 의혹을 받는 성신여대의 전직 총장이 “권력형 입시비리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호성 전 성신여대 총장은 1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힌 뒤 “당시 수사 중이던 이화여대 정유라 사건을 보면서 교수회 구성원들은 ‘비슷한 일이 여기도 벌어지네’ 하는 생각을 했다”며 “왜 성신여대는 수사를 안 하지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김 전 총장은 나 원내대표의 딸이 시험을 보지 않는 ‘특별전형’을 거쳤다면서 “(정유라 사건과) 학교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준 점도 비슷하고, 입학 후에 특별배려를 해서 성적을 올려준 점도 비슷하고, 관련자들이 나중에 특혜를 받았다는 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입학팀장 이야기로는 나경원 의원이 5월 중순 특강을 와서 ‘성신여대 같이 큰 대학에 특수교육 대상자 전형이 없느냐’ 이야기했고, 그 옆에 있던 심화진 (당시) 총장이 ‘검토를 해봐라’ 했다는 것”이라며 “(6월 1일 입시전형 마감) 기간도 넘었는데 장애인전형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교육부 결탁 의혹도…없던 실기 요청한 교수, ‘잘하죠’ 유도”
그는 교육부와의 결탁 의혹도 제기했다. “(6월) 14일에 대교협(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공문을 보냈는데 교육부가 (다음 날인) 15일 ‘예체능 쪽 장애인들 재능을 발굴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면서다. 그는 “성신여대는 (입시전형 마감) 기간이 지났는데 교육부에서 그런 공문이 오면 (전형 추가를) 신청하기 편하잖나. (학교에서 교육부에) 그런 부탁을 하지 않았나 추측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총장은 나 원내대표의 딸에게 최고점을 줬다는 면접위원 중 교수가 아닌 일반직원이 포함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심화진 (당시) 총장의 심복이라고 알려졌던 행정부처장이 (면접위원으로) 있었다”면서 “(해당 직원은) 학생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자 전형이기 때문에 장애를 가진 학생이 학교를 원활히 돌아다닐 수 있는지를 평가한 것이라고 얘기했다”고 했다.

그는 “당시 여러 직원들을 면담했는데 상당히 많은 직원들이 이미 ‘나경원 딸이 지원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한다”면서 “실용음악학과장인 이병우 교수가 (전형에 없었던) 실기를 요청했고, 당시 양심선언한 교수 말에 의하면 이 교수가 (면접위원들에게)‘연주를 잘하죠?’ 유도하는 말을 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이) 야당 원내대표라고 봐주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면서 “철저히 수사하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전 총장은 2017년 10월 성신여대 제10대 총장으로 선임돼 약 8개월간 재직했다. 전임인 심화진 총장이 공금 횡령 혐의로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물러나는 과정에서 심 총장을 앞서 비판해왔다. 총장 취임 후 나 원내대표의 딸 입시 특혜 의혹 등에 대한 내부 감사를 지시하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의 자녀 입시 의혹은 2016년 ‘뉴스타파’의 보도로 불거졌다. 해당 기사를 쓴 기자는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논란이 불거진 당시 나 원내대표 측은 “(딸이) 정상적인 입시 절차를 거쳐 합격했다”고 반박했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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