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홍콩 갈등'..동국대선 중국인 유학생이 한국인 학생 '신고'

권오은 기자 2019. 11. 18.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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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유학생이 서울 중구 동국대에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대자보와 응원문구를 적을 수 있도록 ‘레넌 벽’(Lennon wall)을 설치한 한국인 학생을 경찰에 신고했다. 앞서 홍콩 지지 시위 대자보나 현수막을 훼손한 학생들에 대한 경찰 수사가 시작된 상황에서, 역으로 고소한 사례까지 등장했다.

지난 15일 서울 중구 동국대에 설치된 레넌 벽 앞에서 중국인 유학생이 항의하고 있다. /A씨 제공

서울 중부경찰서는 18일 오후 동국대에 레넌 벽을 설치한 재학생 A씨를 조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5일 A씨와 일행들은 동국대에 레넌 벽을 설치하고 홍콩 지지 대자보를 붙였다. 하지만 중국인 유학생 B씨가 항의를 하면서 마찰이 있었다. 같은 날 B씨는 "한국인 남학생이 내 팔을 잡아 당겼다"라며 인근 파출소에 A씨를 신고했다.

A씨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레넌 벽을 훼손하려는 시도를 막으려고 했던 것"이라며 "어떤 폭력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A씨가 촬영한 영상에는 중국인 유학생 B씨와 일행이 ‘There only one China(오직 하나의 중국만 있다)’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레넌 벽 주변에 붙이며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이 담겼다.

경찰 역시 당시 상황이 녹화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살펴봤지만, 폭행으로 볼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우선 신고가 접수된 만큼 참고인 조사를 위해 A씨를 불렀을 뿐"이라고 했다.

A씨가 소속된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 모임’ 측은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앞서 연세대에서는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 한국인 대학생들’이 캠퍼스 곳곳에 내건 ‘홍콩 해방’ 문구 현수막이 신원 불상의 인물들에 의해 세 차례 무단 철거되는 일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전남대에서도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대자보와 현수막이 훼손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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