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6그룹 이젠 자리 비워줄 때.. 청와대 출신들, 출마病 들었나"

김아진 기자 2019. 11. 20.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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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출마 선언 與 이철희 인터뷰]
"黨이 靑출신 출마 제어해야.. 자칫 靑文 대 非文 갈등 우려
지난 총선 탈락자 또 나온다? 흘러간 물이 물레방아 못돌려
2030세대 20~30명 들어와야.. 하재헌 중사·탈북민도 영입을"

내년 4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당내 운동권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 출생) 그룹'에 대해 "'정치 세대'로서의 586은 이제 자리를 비워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586 대표 주자인 이인영 원내대표와 우상호 의원에 대해 "의원직 자체에 집착할 분들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87년 체제를 만들어 낸 주역들이 2016년 탄핵까지 성공적 역할을 했지만, 다른 한 면에선 과도하게 정치 독과점을 했다"며 "이제는 정치 기득권을 내려놓을 때"라고 했다. 또 청와대 참모 출신의 총선 출마 러시에 대해서는 "왜 다들 출마병이 들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19일 국회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당내 일부에선 '불출마가 제일 쉽다'고 반응하고 있다.

"그럼 그만두든지, 제일 쉬운 걸 왜 하지 않느냐. 도매금으로 다 나가야 한다고 보진 않지만 지금은 자리를 비워줄 때다."

―자리를 비워줘야 한다는 건 불출마를 의미하나.

"험지 출마 등 책임지는 방식은 다양할 것이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정기국회가 끝나고 적당한 때가 되면 책임 있는 선택을 할 것이다. 우상호 의원도 지난 3월 개각에서 장관 간다고 했을 때 총선 생각을 버린 것 아닌가. 두 사람 모두 의원직 자체에 집착하지 않을 분들이다."

―임종석 전 실장 불출마로 정세균 의원 출마가 관심인데.

"그분 선택이지만 의원 한 번 더 하는 것에 미련 둔다고 보지는 않는다. 더 큰 역할을 위한 고민이 있지 않겠나."

―물갈이보다 판갈이를 주장해왔는데.

"물갈이 요구는 이해하지만 역대 총선에서 실효성이 별로 없었다. 누가 다수당이 되든 생산성을 높이는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판갈이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87년 체제는 끝났고 다음 과제는 다음 세대에 맡기는 게 맞는다."

―586은 억울해하는 분위기다.

"586은 중진이다. 그동안 열심히 일했다.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586들은 정치권에서 먼저 자리를 비켜준 예는 없다고 한다.

"거짓말이라고 본다. 신인 세력이 무슨 수로 힘을 키워서 기성 정치권을 밀어내겠느냐. 그들도 과거 학생 운동권에서 선발된 건 맞지만 집단이 기존 세력을 이긴 건 아니지 않은가."

―청와대 출신의 대거 출마가 예상된다.

"잘못하면 청문(靑文) 대 비문(非文) 갈등이 생길 수 있다고 본다. 왜 다들 '출마병'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대통령이 마치 출마하라고 시키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 당에서 제어할 필요가 있다. 다만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처럼 문고리 권력이 될 가능성이 있는 분들은 과도하게 청와대에 오래 있는 건 좋지 않다."

―비워둔 자리에 2030세대 공천을 이야기했다.

"2030세대가 20~30명 모이면 당의 방향을 좌우할 수 있다. 어느 정당이든 그런 세력 가진 계파가 없다. 이해찬 대표가 상당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들었다. 목함지뢰 때문에 다친 하재헌 중사나 탈북민들도 영입해야 한다."

―지난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인사들이 또 뛰고 있는데.

"대원칙은 흘러간 물이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다는 거다. 격변기엔 새 발상과 창의력을 가진 사람이 등장해야 한다."

―초선 불출마는 있는데 중진은 없다.

"앞으로 많이 나올 거다. 지역구 사정이 있어서 시점을 예비후보 등록일(12월 17일)에 맞출 것이다. 그분들이 적절한 타이밍을 잡으려고 노력하는 걸 폄하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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