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100억 현금박스' 제보 뭉개져..'22조 삽질' 국민 심판을"

최예린 입력 2019. 11. 20. 05:06 수정 2019. 11. 20.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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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조2천억원짜리 대국민 사기극.' 지난 14일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삽질> 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 사업의 민낯을 고발한다.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 어떻게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둔갑했는지, 이 전 대통령이 왜 이런 '삽질'을 하며 수십조원의 세금을 썼는지를 94분 동안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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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사업 민낯 고발 다큐 '삽질' 개봉]
12년 추적 김병기 감독·김종술 기자
"4대강 부역자들에게 책임 물어야"
"검찰, 조국 수사 절반만큼만 해도.."
영화 <삽질>의 김병기 감독이 2017년 11월15일 인천공항 브이아이피(VIP) 입국장에서 나온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질문하고 있다. 앳나인필름 제공

‘22조2천억원짜리 대국민 사기극.’ 지난 14일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삽질>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 사업의 민낯을 고발한다.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 어떻게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둔갑했는지, 이 전 대통령이 왜 이런 ‘삽질’을 하며 수십조원의 세금을 썼는지를 94분 동안 추적한다.

개봉을 하루 앞둔 13일 이 영화를 연출한 김병기 감독(오마이뉴스 전 편집국장)과, 영화를 공동 기획한 김종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4대강 사업 부역자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병기 감독은 2006년 이명박 후보의 대선 공약이던 대운하 사업에 대한 기획 취재를 시작으로 지난 12년 동안 4대강 관련 취재를 이어왔다. 김종술 시민기자는 4대강 사업 뒤 거의 매일같이 금강 현장을 취재하고 있다.

이들은 4대강 공사에 참가한 건설사들이 하청업체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제대로 된 수사와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 제보자가 관련 내용을 시민단체에 제보했고, 시민단체는 이를 근거로 2012년 10월 건설사 대표를 비롯해 12명을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지만, 수사의 칼끝은 엉뚱한 곳으로 향했다는 것이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제보자의 신분은 피의자로 바뀌었죠. 제보자가 너무 힘들어진 상황에서 시민단체는 결국 고발을 취하할 수밖에 없었고, 제대로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채 유야무야 끝나버렸어요.” 김 감독이 말했다.

그는 이 영화를 만들면서 그 제보자를 찾았다. 그러나 제보자는 “그 당시 나 때문에 검찰에 끌려가 고초를 겪은 이들 가운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도 있다. 다시 그 불구덩이 속에 뛰어들 자신이 없다”며 취재를 거절했다. 김 감독은 기자로서 무력감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4대강 공사를 진행하면서 본인이 직접 현금 약 100억원을 라면 박스에 담아 원청업체인 건설사에 가져다줬다는 제보가 그렇게 묻힌 거예요. 검찰이 조국 전 장관 수사의 절반만 공을 들여도 4대강 비자금 사건의 실체를 충분히 밝힐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영화 <삽질> 포스터. 김종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금강에 창궐한 녹조를 손으로 퍼 올리는 모습이 담겼다. 앳나인필름 제공

이들은 4대강 사업은 끝난 사안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여전히 4대강 보는 강을 가로막고 있고, 보를 유지·관리하는 데 매년 세금 수천억원 이상이 필요하다. 김종술 기자는 4대강 사업이 끝난 뒤, 이 문제에서 관심이 멀어진 언론과 환경단체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정권이 바뀌었지만 무관심 때문에 4대강을 원래 모습대로 되돌리는 ‘재자연화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4대강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촉구했다. “이제 국민이, 수십조원짜리 삽질로 강을 망가트린 자들을 심판하고 강을 살리기 위해 나설 때입니다. 4대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각자의 삽을 마음에 품었으면 좋겠어요.”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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