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매'에 휘청대는 공룡.. 롯데의 속앓이

김경은 기자 2019. 11. 20.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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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DB
“소생의 기업이념은 품질본위와 노사협조로 기업을 통해 사회와 국가에 봉사하는 것입니다.”

일본에서 사업을 일으킨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1967년 국내에 돌아와 한 말이다. 당시 롯데제과를 설립하며 국내 사업을 시작한 롯데는 이후 50여년 동안 롯데칠성음료, 호텔롯데, 롯데쇼핑 등을 잇달아 열며 사업영토를 확장해왔다.

재계 5위로 성장한 롯데그룹이 위기를 겪고 있다. 그룹의 주축인 유통 BU(사업부문)가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다. 대장격인 롯데쇼핑은 올 3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쇼핑 패러다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하고 소비심리가 위축된 데 따른 결과다. 이뿐만이 아니다. 일본기업이라는 오명 역시 롯데의 발목을 잡고 있다.

◆유통명가 위상 ‘흔들’

롯데쇼핑은 올 3분기 당기순손실 233억원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4조4047억원, 영업이익은 87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8%, 56%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 시장 기대치는 1850억원에 달했는데 이를 크게 하회하는 실적이다.

계열사별로는 전체 비중이 5% 내외인 홈쇼핑만 홀로 선전했다. 롯데쇼핑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하이마트와 롯데마트 영업이익은 반토막이 났다. 하이마트는 에어컨 등 주력상품 판매 저조로 매출 9840억원, 영업이익 33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1.6%, 영업이익은 48.4% 감소했다.

롯데마트는 점포 구조조정 및 대형마트 간 경쟁 등 영향으로 매출이 2.6% 줄어든 1조664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2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1.5% 감소했다. 이마저도 대부분은 해외사업에서 발생했다. 국내점 영업이익은 90%나 급감했다.

그간 선전했던 백화점도 기존점 매출이 4.3% 줄면서 주춤했다. 백화점 전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줄어든 7320억원에 그쳤다. 지난 5월 롯데인천개발 지분 매입으로 인천터미널점의 영업이익 90억원이 추가돼 영업이익이 16.8% 늘었다. 하지만 이로 인한 ‘과점주주 간주 취득세’ 부과액(330억원)이 반영되면서 유통 BU 전체 영업이익은 대폭 줄었다.

‘유통명가’로 꼽히는 롯데쇼핑의 부진한 성적표는 쇼핑 패러다임의 변화 탓이 크다. 온라인쇼핑이 확대되면서 오프라인사업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9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오프라인부문(-5.0%)이 감소했으나 온라인부문(17.8%)이 성장했다. 현재 이커머스시장 규모는 100조원으로 추정되며 점차 몸집을 불려가고 있다.

◆‘노 재팬’ 영향 있나

지난 7월부터 시작된 일본제품 불매운동도 롯데쇼핑의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 롯데는 일본과 합작사가 많아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데다 불매운동이 시작되며 ‘롯데=일본기업’이라는 논란이 다시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롯데는 소비자들의 불매 목록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실제로 롯데는 일본과 합작기업을 설립하고 자사 유통망을 통해 일본 브랜드를 국내에 입점시켰다. 유니클로 한국법인인 에프알엘코리아는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이 51%, 롯데쇼핑이 49%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무인양품 한국 합작법인 무인코리아도 일본 양품계획과 롯데상사가 지분을 각각 60%, 40% 보유하고 있다. 아사히맥주를 파는 롯데아사히주류도 일본 아사히그룹홀딩스가 50%, 롯데칠성음료가 50%씩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이밖에 롯데캐논, 롯데JTB, 한국후지필름 등이 있다. 이 같은 브랜드들은 대부분의 매장이 롯데백화점·롯데몰 등 롯데 유통매장 내에 있어 불매운동의 여파가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유니클로 불매 여파는 롯데쇼핑에 영향을 미쳤다. 업계에서는 에프알엘코리아의 3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0~70% 하락한 것으로 추정한다. 매년 두자릿수 매출 성장세를 기록해왔던 점을 고려하면 타격이 크다. 다만 롯데쇼핑은 이례적으로 에프알엘코리아의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롯데와의 연관성을 되도록 피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롯데쇼핑은 올 3분기 지분법손익 적자는 유니클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올 3분기 롯데쇼핑은 210억원의 지분법손실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 지분법이익이 10억원인 점과 비교하면 뼈아픈 수치다.

◆세대교체·구조조정 나선다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롯데쇼핑은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우선 오프라인 점포의 구조조정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이미 롯데슈퍼는 폐점 및 리뉴얼을 통해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551점이었던 롯데슈퍼는 현재 533점으로 18개가 줄었다.

오프라인사업 부진을 타개할 신성장 동력도 찾고 있다. 롯데마트는 상품 운영에 대한 점포 권한을 높이는 ‘자율형 점포’를 확대한다. 판매 부진 카테고리 매장도 식당이나 체험형 공간 등으로 바꾸는 중이다.

롯데백화점은 오프라인 매장 1층에 화장품 대신 명품을 입점시키고 최저가 경쟁 일색인 온라인에서는 프리미엄으로 차별화한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조직문화도 바꾼다. 밀레니얼세대인 만 24~39세 사원들이 경영진에게 젊은 문화를 전수하는 멘토링을 마련하고 기존 팀 단위 조직을 프로젝트 별 조직으로 바꿔 효율적인 조직운영을 꾀할 방침이다.

한편 올 연말 그룹 정기인사는 고강도 쇄신이 예측된다. 신동빈 그룹 회장이 성과주의 인사 원칙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원준 유통BU장(부회장)이 현재 자리를 내줄 것이 확실시되는 모양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인사 태풍을 피한 데다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 부회장이 이동할 경우 다른 유통부문 계열사 CEO들의 입지도 바뀔 가능성이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올 3분기는 전반적인 국내 소비경기 악화와 온·오프라인시장 간 경쟁 심화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였다”며 “앞으로 옴니 쇼핑 환경 구축, 고객 체험형 쇼핑환경 구현, 물류 혁신을 통한 이커머스사업 강화 등으로 실적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19호(2019년 11월19~2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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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기자 silv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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