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제가 흉해요?..'조폭' 연상 논란 휩싸인 춘천시 공공조형물

이경택 기자 2019. 11. 20.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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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을 연상시켜 흉물스럽다" "예술 작품으로 봐야 한다."

지난 9월 춘천시에서 주최한 춘천조각심포지엄에 참여했던 9인 작가의 작품 9점이 공공조형물로 춘천 약사천 공원에 전시 중인 가운데 김원근 작가의 작품 '프로포즈'가 '조폭' 논란에 휩싸였다.

김원근 작가의 작품 '프로포즈'도 그 같은 공공조형물 중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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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춘천시 약사천 공원에 ‘공공조형물’의 하나로 전시된 김원근 작가의 작품 ‘프로포즈’. 건장한 몸에 강렬한 인상을 지닌 남자가 꽃을 들고 여자에게 프러포즈하는 장면이다. 춘천조각심포지엄 제공
김원근 작가와 조형물.

김원근 작가의 ‘프로포즈’

“귀여워서 웃음난다”호평속

“흉물스럽다” 민원 제기도

작가 “재밌게 표현하려 해”

평론가 “처음 보면 당황해도

언젠간 작품성 인정받을 것”

“조폭을 연상시켜 흉물스럽다” “예술 작품으로 봐야 한다.”

지난 9월 춘천시에서 주최한 춘천조각심포지엄에 참여했던 9인 작가의 작품 9점이 공공조형물로 춘천 약사천 공원에 전시 중인 가운데 김원근 작가의 작품 ‘프로포즈’가 ‘조폭’ 논란에 휩싸였다.

작품은 짧은 머리에 꽃무늬 와이셔츠, 금목걸이를 한 눈이 쪽 째진 강렬한 인상의 남자가 꽃다발을 들고 여자에게 프러포즈를 하고 있는 모습을 조형물로 만든 것이다. 작가는 “기술의 발전과 빠르게 변화되는 세상 속에서 과거 아날로그 시대 때의 프러포즈 장면을 재현해 현실을 재미있게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문제는 조형물 속 ‘강렬한 인상의 남자’에 대해 ‘보기 흉하다’는 민원이 일부에서 제기됐고 이를 또 현지의 한 방송사가 ‘조폭 형상…설마 이것도 공공조형물’이라는 타이틀로 보도하며 불거졌다.

조직위 측은 “이 작품 때문에 몇 차례 민원이 들어왔다”며 “작가의 의도는 B급 문화(비주류 문화)에 대한 우호적 접근 차원에서 거친 삶을 살거나 험악해 보이는 우리 이웃들에게도 순정이 있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각심포지엄 공모작 선정에 참여했던 한 평론가도 “예술 작품이란 한눈에 감동 받을 수 없는 것으로 실망스럽거나 당황스럽다가도 높은 작품성을 지니고 있으면 언젠가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된다”며 “로댕의 ‘칼레의 시민들’ 역시 처음에는 죽음을 앞둔 인간 군상이라고 해 거부감을 줬다”고 강조했다.

시민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춘천에 거주하는 김모(여·42) 씨는 “조폭치고는 귀엽다”며 “짧은 머리, 불룩한 배, 치켜 입은 바지 등 언뜻 보면 ‘깍두기 아저씨’지만 희화화된 표정에 순진해 보이는 눈, 여기에 꽃까지 들고 있는 모습을 보면 절로 웃음이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대하는 의견도 존재한다. 역시 춘천에 거주하는 임모(47) 씨는 “젠더 감수성(성인지 감수성)이 높아진 시대에 위압적인 남자의 표정은 거부감을 줄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공공조형물의 가장 중요한 설치 기준 중 하나가 ‘시민 친화성’이다. 그러나 작품성 역시 중요하다. 그 때문에 그 ‘경계’를 어디에 설정할지는 앞으로도 논의 사항이다.

김원근 작가는 국내외에서 수십 회의 개인전과 그룹전, 아트페어, 미술제 등에 참가해온 중견 작가로 대만 자이(嘉義)시청, 중국 퉁촨(銅川)시청, 일본 오타와라(大田原)시청, 터키 이즈미르시청, 스페인 알메리아대학, 울산 중구 문화의전당, 성신여대 미아운정 캠퍼스, 하슬라 아트월드, 해태 크라운제과의 송추 아트밸리, 양평군청 등 20여 곳에 작품이 소장돼 전시 중이다.

한편 공공조형물은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리하며 전국에 6200여 점이 설치돼 있다. 김원근 작가의 작품 ‘프로포즈’도 그 같은 공공조형물 중의 하나. 작품제작 과정을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춘천조각 심포지엄’에 앞서 심사를 거쳤고 영구 전시된다는 점에서 공공조형물이다. 공모에는 모두 46명의 작가가 신청해 그중 9명의 작가가 선정됐다.

심사 기준은 옥외 대형작업 경험, 작품성, 안전성, 내구성, 시민친화성 등이었다. 심사위원단은 ‘조폭 논란’에 휩싸인 김원근 작가의 작품에 대해 “외모와 달리 내면의 순수함을 강조하고 있는 작가의 의도를 알아챌 정도로 시민들의 미의식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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