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 건물서 심장마비, 저층에 비해 생존율 절반으로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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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에서 심장마비가 오면 저층과 비교해 생존율이 절반으로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고층일수록 응급의료작동시간이 지연될뿐더러 건물 내 자동심장충격기 미비 같은 응급상황 대비가 열악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이번 심정지 환자 분석에서 저층의 경우 887명 중 19명(2.1%)이 자동심장충격기를 사용했으며 고층에선 654명 중 단 1명만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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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에서 심장마비가 오면 저층과 비교해 생존율이 절반으로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고층일수록 응급의료작동시간이 지연될뿐더러 건물 내 자동심장충격기 미비 같은 응급상황 대비가 열악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한림의대 연구팀은 한국심정지 컨소시엄 자료를 바탕으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병원이 아닌 일반 건물 안에서 심정지가 온 환자 1,541명을 조사했습니다. 연구팀은 1~2층 저층에서 심정지가 발생한 사람과 3층 이상 고층에 발생한 사람을 나눠 생존율 등을 비교·분석했습니다.
심장마비 생존율, 고층에서 절반으로 '뚝'↓
그 결과, 저층에서 심장마비가 온 경우 생존율이 17%지만 고층에선 8% 아래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심폐소생술 이후 신경학적 후유증 없이 회복될 확률(저층 vs 고층 : 11% vs 5%)도 반으로 줄었습니다.
심정지 1분 경과마다 생존율 7~10%씩 ↓
연구팀은 생존율에 영향을 끼친 요인을 분석하기 위해 층수에 따른 응급의료작동시간을 추가 분석했습니다. 심정지 상황에선 1분 경과할 때마다 생존율은 7~10%씩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고층에서 심장마비, 응급의료 접근시간 약 4분 늦어
119전화부터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응급의료반응' 시간은 저층에서 5~9분이 걸렸지만 고층에선 6~10분으로 약 1분 정도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후 현장에 도착해 응급처치를 하고 떠나기 직전까지 '응급의료 현장 체류' 시간도 저층에선 8~19분 사이인 반면 고층에선 11~23분 사이로 약 4분 정도 연장됐습니다. 이는 고층으로 올라가고 내려가는 데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거나 계단을 이용하는 등 추가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조사는 고층에서 심정지 발생은 119구급대가 상대적으로 늦게 도착할 수밖에 없고 생존율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국내에서 처음 확인한 연구입니다.
자동심장충격기 사용률, 저층 2.1% vs 고층 0.2%
이와 함께 연구팀은 이번 심정지 환자 분석에서 저층의 경우 887명 중 19명(2.1%)이 자동심장충격기를 사용했으며 고층에선 654명 중 단 1명만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전반적으로 저조한 자동심장충격기 이용과 건물 내 시설 미비도 생존율을 낮추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 절반 아파트 거주, 15층 이상 고층 아파트 73%
우리나라는 인구수로 세계 27위지만 땅 면적으로 107위에 해당해 단위면적당 인구수가 많은 국가입니다. (2017년 기준) 주거문제를 해결을 위해 고층 건물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사람의 절반은 아파트에 거주하며 이 중 15층 이상 고층 건물의 비율은 73%에 달합니다.
조규종 한림의대 강동성심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앞으로 고층에서 발생하는 심정지 환자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건물마다 자동심장충격기 설치를 비롯해 건물 경비인력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조 교수는 119구급대가 화재 등 고층에 대비한 훈련을 하는 것처럼 고층에서 심정지 환자가 발생했을 때 행동 요령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유럽 응급의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Emergency Medicine) 최신호에 실렸습니다.
박광식 기자 (docto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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