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를 각오" 黃..텐트 불허·한파에 국회로 돌아가

정현용 입력 2019. 11. 20. 19:46 수정 2019. 11. 20.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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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0일 "죽기를 각오하겠다"며 청와대 앞에서 무기한 단식 투쟁에 들어갔지만, 첫 날부터 경호상 이유로 텐트 설치가 허용되지 않은데다 강추위가 닥치면서 결국 국회로 돌아갔다.

이날 회색 셔츠와 빨간색 니트, 회색 정장 재킷을 입은 황 대표는 청와대 앞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무기한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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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관 앞에 천막 설치..21일 천막서 최고위 예정

[서울신문]

국정 대전환을 촉구하는 단식투쟁을 시작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담요를 덮고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19.11.20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0일 “죽기를 각오하겠다”며 청와대 앞에서 무기한 단식 투쟁에 들어갔지만, 첫 날부터 경호상 이유로 텐트 설치가 허용되지 않은데다 강추위가 닥치면서 결국 국회로 돌아갔다.

이날 회색 셔츠와 빨간색 니트, 회색 정장 재킷을 입은 황 대표는 청와대 앞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무기한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

황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파기 철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포기,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철회 등 3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그는 “협상 제의가 있으면 언제든지 응하겠다”면서도 “죽기를 각오하겠다”며 3가지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단식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후 황 대표는 보도블록 위에 스티로폼 돗자리를 깔고 앉아 투쟁을 시작했다. 한국당은 당초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 텐트 2동을 설치하려고 했지만 경호상 텐트 설치가 불허되면서 농성 계획은 처음부터 꼬였다. 결국 한국당은 약식으로 스티로폼 돗자리를 깔고 네 모서리를 모래주머니로 고정해 자리를 마련했다.

왼쪽에는 태극기, 오른쪽에는 당기를 세워 자리를 갖추려고 했지만 이번에는 날씨가 문제였다. 오후 늦게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는 등 강추위가 몰아치자 결국 텐트 없이 24시간 농성을 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한국당은 청와대 앞 투쟁을 이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이날 저녁부터 단식 투쟁 장소를 국회로 변경하기로 했다.

국회 단식 천막에는 ‘총체적 국정실패 이게 나라입니까?’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렸고 작은 책상 하나와 전열기 2대, 이불 등이 준비됐다. 21일 당 최고위원회의도 천막 앞에서 열기로 했다.

20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한 시민이 단식투쟁을 시작한 황교안 한국당 대표에게 목도리를 둘러주고 있다. 2019.11.20 황교안

황 대표는 장소 변경 결정이 내려진 뒤에도 한동안 털모자 등을 갖춘 뒤 청와대 앞에서 농성을 이어갔고 오후 8시 35분 국회로 떠났다. 지지자로 보이는 한 여성은 호피 무늬 목도리를 황 대표에게 둘러주기도 했다.

황 대표는 텐트 없이 청와대 앞에서 밤을 보내겠다고 고집했지만 참모진이 설득에 설득을 거듭해 여의도로 발걸음을 돌렸다. 이 과정에 황 대표가 청와대 앞에 머물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지지자와 참모진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황 대표는 인근에서 열린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집회에 들렀다가 총괄대표인 전광훈 목사의 손에 이끌려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함께 연단에 오르기도 했다. 황 대표는 전 목사와 손을 잡고 좌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만세’를 외쳤다.

황 대표는 “좌파독재로 가는 길, 우리가 반드시 막아내야 하는데 이 정부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며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면 못 이기겠나. 우리는 이길 수 있다. 여러분들이 이미 이기고 있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황 대표와 함께 연단에 서서 “이렇게 많이 모인 것은 하나님의 능력”, “여기 온 언론 중 90%는 주사파 언론, 평양에서 온 언론. 정신나간 사람들”, “주사파는 정치할 자격이 없다”는 등의 거친 비난을 쏟아냈고 황 대표는 이를 듣고 있었다.

단식투쟁에 돌입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 두번째)가 20일 청와대 분수대 인근에서 열린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 주최 집회를 찾아 총괄대표인 전광훈 목사(오른쪽)의 연설을 듣고 있다. 2019.11.20 연합뉴스

그러나 전 목사가 “우리 황 대표는 기도하는 사람이다. 사람의 말만 듣지 않고 하나님하고(도) 교통한다. 왜 여러분들이 자꾸 다른 길로 끌고가냐”고 말하자 황 대표는 “아이고”라며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또 전 목사가 “내년 4월 15일에 한 사람도 국회의원 안 시킬 것이다. 국회의원 배지 달려고 눈 뒤집어서 다니지 말고 공부 좀 하라. 오늘 밤부터 당신들도 옆에 같이 누우란 말이야”라며 목소리를 높이자, 황 대표는 전 목사의 등에 손을 얹어 만류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황 대표는 단식 투쟁을 시작하면서 기독교 집회에 참석한 것이 적절했냐는 지적에 “어떤 특정 종교에 편향돼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걱정하는 모든 분들이 힘을 모으자는 뜻”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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