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이어 대리기사도 '노동자' 인정..법원 첫 판결

채윤경 기자 2019. 11. 20.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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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리운전 기사는 노동자일까요, 개인사업자일까요. 최근에 우리 법원은 "대리기사도 노동자"라는 판결을 처음으로 내놨습니다. 지난주엔 택배기사도 인정을 해줬습니다. 노동권의 사각지대에 있던 특수고용직들을 노동자라고 보는 판결이 잇따르면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채윤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최근 대리운전기사들도 노조를 만들 수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대리기사를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본 건 처음입니다.

대리기사들이 회사를 상대로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하자, 회사가 이를 거부하고 소송을 냈는데
1심 법원이 대리기사들의 손을 들어준 겁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기사들이 업체에 경제적 조직적으로 소속돼 있다"며 "회사와 대등하게 협상할 수 있도록 노동 3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앞서 서울행정법원에선 택배기사들에게 같은 취지의 판결을 내놨습니다.

비슷한 고용형태를 갖고 있는 골프장 캐디와 학습지 교사에 대해 대법원이 2014년과 지난해 잇따라 노동자 지위를 인정해 준 판례를 내놓자 1심 법원들도 이를 따르기 시작한 겁니다.

덕분에 회사의 지시를 받고 일하면서도 '개인사업자'라는 이유로 노조를 만들 수 없던 이들에게 노동자로서 권리를 주장할 길이 열린 셈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한계는 남아 있습니다.

고용형태는 점차 다양해지는데 법원의 기준은 과거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한 업체에 소속돼 일하고, 업체의 지휘감독이 있는 경우, 회사가 일방적으로 계약 내용을 결정하는 때로 근로자 인정을 한정했습니다.

이 때문에 여러 업체와 계약을 맺는 퀵서비스 노동자나 단기 비정규직 등은 보호받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영상디자인 : 정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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