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24만원 받던 엄마, 결국 자녀 둘 데리고 세상 떠났다

김지혜 입력 2019. 11. 21. 07:43 수정 2019. 11. 21.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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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인천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가족은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였지만 지방자치단체의 관리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21일 인천 계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12시 39분 인천시 계양구 한 아파트에서 A(49·여)씨와 그의 자녀 2명 등 총 4명이 숨져 있는 것을 소방대원이 발견했다. 사망자 중 A씨 자녀는 아들(24)과 딸(20) 등 2명이며 나머지 1명은 몇 달 전부터 함께 살던 딸의 친구(19)로 확인됐다.

집 내부에는 이들이 각자 쓴 유서가 발견됐으며 경제적 어려움을 토로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수년 전 남편과 이혼한 뒤 홀로 자녀들을 양육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 가족은 주거급여를 받는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였다. A씨는 바리스타 일을 하다가 손 떨림 증상으로 지난해 실직한 뒤 약 1년 동안 매월 평균 24만원의 주거급여를 받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의 아들도 무직 상태였으며 대학생인 딸은 휴학 중이었다.

A씨 가족은 지난해 10월 긴급지원을 신청해 지자체로부터 3개월간 매달 95만원씩 생계 유지비를 지원받기도 했다. 하지만 긴급지원은 곧 끊겼고 주거급여 이외에 별다른 소득이 없던 이 가족은 생활고에 시달렸다.

지자체는 복지 사각지대 발굴 사업을 통해 위기 가정을 직접 지원하거나 다른 기관에 지원을 연계하고 있으나 이들은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다. 관리비와 전기·가스·수도요금이 일정 기간 체납된 가정 위주로 발굴 작업이 이뤄져 아파트 관리비 등을 밀리지 않고 납부한 A씨 가족은 지원 대상에서 빠진 것이다. 긴급지원을 받다가 중단된 가정인데도 사후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지자체는 지역 내 기초생활수급 대상이 8000여 가구에 달하다 보니 개별 사정을 일일이 확인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계양구 관계자는 "정부의 복지 사각지대 발굴 시스템 자체가 일정 기간 관리비 등이 체납된 가정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체납이 없는 가정을 찾아내는 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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