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온 반찬 모아 또 배달.."아무도 안 본다고"
[뉴스데스크] ◀ 앵커 ▶
요즘 집에서 배달해서 시켜먹을 수 있는 음식이 워낙 많은데, 이게 과연 위생적인걸까 가끔 불안할 때도 있죠.
실제 배달 전문 음식점들을 대대적으로 단속했더니, 지저분한 조리 시설에 남은 반찬을 다시 쓰거나 원산지를 속이는 업소가 한두 곳이 아니었습니다.
단속 현장, 윤상문 기자가 동행 취재 했습니다.
◀ 리포트 ▶
한 분식 배달 업체 주방에서 냉장고를 열어봤습니다.
씻지도 않은 그릇에 쓰다 남은 무와 당근이 그대로 놓여 있습니다.
바닥은 검게 변했고, 여기저기 흘린 콩나물이 눌어 붙었습니다.
[업체 관계자] "며칠 안 되었어요. 이게 계속 꺼내서 쓰니까 떨어져서 그런 거지, 오래는 안 됐어요."
바로 옆 튀김기를 보면, 음식물 찌꺼기와 기름때가 사방으로 튀었고, 환풍기와 가스레인지에도 시커먼 때가 가득합니다.
중국요리를 배달하는 또 다른 업소, 주방 곳곳에 기름때가 고드름처럼 달렸습니다.
[경기도 특사경 단속반] "사장님 후드 이거 청소 언제하셨다고 그러셨죠? 작년요? 지금 이거 고드름처럼 생긴 게 뭐죠?"
주인은 애꿎은 청소업체를 탓합니다.
[업체 관계자] "(청소)업체에 연락을 했는데 업체가 안 와요."
냉장고 바닥도 새카맣습니다.
[업체 관계자] "거뭇거뭇한 거 어떤 걸 얘기하는 거예요?"
근처 공장에 한식을 배달하는 업체.
주방 식탁 위 비닐 봉지에 김치가 담겨 있습니다.
업주는 버리기 위해 모아놓은 것이라고 변명합니다.
[업체 관계자] "담은 게 아니에요. 다 버리잖아요."
하지만 알고보니 도식락을 수거하면서 먹다 남긴 김치를 다시 팔기 위해 모아놓은 것입니다.
[경기도 특사경 단속반] "사장님 이거 김치 모아놓으신 거죠? 김치에 이거 반찬으로 나간 무 김치하고 섞여 있어요."
배달만 전문으로 하는 영세 업소의 경우, 고객들이 잘 드나들지 않고, 단속도 쉽지 않다는 점을 악용한 겁니다.
[이병우/경기도 특사경 단장] "배달전문 음식점으로 업종을 구분해서 별도 관리가 필요하다고 보고요. 주방을 공개하는 것을 제도 개선을 좀 해야 된다."
경기도는 배달앱에 등록된 배달 전문 음식점 550곳을 단속해 위생 불량과 원산지 허위표시 등으로 158곳을 적발했습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영상취재: 정민환 / 영상제공: 경기도 특사경 / 영상편집: 양홍석)
윤상문 기자 (sangmoo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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