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사의 엇갈린 VR·AR 전략..누가 웃을까

이경탁 기자 2019. 11. 2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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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VR+AR 다한다... KT, VR에 집중... LG유플러스, AR 콘텐츠에 무게중심
5G 상용화 타고 실감 콘텐츠 사업 확대...승패는 두고 봐야할 듯

SK텔레콤(017670)·KT(030200)·LG유플러스(032640)국내 통신 3사가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실감미디어 시장에서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AR 서비스와 함께 최근 VR 사업을 강화하며 균형점을 맞추고 있다. KT는 VR에 주력하고, LG유플러스는 AR에 좀 더 집중하는 모양새다.

22일 LG유플러스에 따르면 현재 U+VR 앱에서 아이돌·스타데이트, 공연, 영화 등 약 900여편의 VR 콘텐츠를 제공 중이다. U+AR 앱에서 서비스하는 콘텐츠는 SNS 스타, 예능, 홈트레이닝, 키즈 등 약 1200편으로 VR보다 약 300편이 더 많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지난 9월부터 하루 평균 유동인구가 약 5만명에 달하는 공덕역 지하철 6호선에 ‘U+5G 갤러리’를 마련해 대대적인 AR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 갤러리는 2019 대한민국 광고대상에서 디자인 부문 은상, 통합미디어 캠페인 전략 부문 동상을 수상했다.

공덕역에 전시된 여러 예술 작품에 U+AR 앱으로 작품을 인식하면 작품이 입체적으로 움직인다. 일례로 한국무용수 김하나씨, 비보이 김기수씨 등이 춤을 추는 것을 감상 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이 전시를 위해 예술가 24명의 88개 작품을 모았다. 갤러리는 내년 2월까지 운영된다. 또 내년 상반기 중국 스타트업 엔리얼사의 ‘AR글래스’를 국내 독점 출시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5G 상용화 이후 VR∙AR 콘텐츠는 고객들이 가장 실감하는 일상의 변화를 주고 있으나, 아직까지 콘텐츠를 즐기기 위한 디바이스는 VR용 HMD(헤드마운트디바이스)가 유일했다"면서 "HMD는 몰입감은 높은 반면, 주변을 볼 수 없고 무게도 무거운 단점이 있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기기 형태에 대한 고객 요구가 높아지는 추세"라고 AR글래스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SK텔레콤도 그동안 ‘LCK VR 생중계’ 등 e스포츠에 특화한 VR 서비스들이 있지만, AR 서비스가 상대적으로 더 주목받았다. △AR 게임의 진수를 보여준 ‘포켓몬 고’ 제작사 나이언틱과 손 잡고 출시한 ‘해리포터: 마법사연합’ △AR 글래스 ‘매직 리프 원' △AR 동물원 등이다.

특히 AR 동물원은 지난 9월 서울 올림픽공원과 여의도공원에서 첫 선을 보인 뒤 서울∙대전∙대구∙부산∙광주 등 전국 15개 도심 및 공원으로 확대했다. 사용자들은 AR 동물원 을 통해 자이언트 캣·비룡 등 거대 동물과 레서판다·웰시코기 등 미니 동물들을 증강현실로 만날 수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페이스북과 손잡고 ‘오큘러스 GO’ HMD도 국내 독점 공급하기로 했다. 그동안 통신 3사 중 VR HMD를 직접 공급하는 곳은 KT 밖에 없었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은 다수의 VR 이용자들이 시공간을 초월한 ‘가상 세계’에서 커뮤니티 및 다양한 활동을 통해 타인들과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서비스 ‘버추얼 소셜 월드’도 출시했다. 카카오(035720), 넥슨과도 협력해 VR 게임 콘텐츠도 수급할 계획이다.

전진수 SK텔레콤 5GX서비스사업단장(상무)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VR을 강화하는 회사도 있고, AR에 무게를 싣는 회사도 있는데, AR과 VR은 일맥상통하는 만큼 SK텔레콤은 두 개를 동시에 다 잘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KT는 VR 사업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타사와 달리 슈퍼 VR, 슈퍼 VR tv 등 VR HMD를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슈퍼 VR의 경우 1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 특히 브라이트, 브리니티 같은 VR 테마파크 사업을 국내외에서 확장하고 있다. B2B 대상 VR 콘텐츠·플랫폼 패키지 유통 사업과 공간사업자 대상 VR 체험존 숍인숍 구축 사업도 진행 중이다.

이와 비교해 KT의 AR 서비스는 미미한 수준이다. AR 이모티콘을 적용한 화상통화앱 ‘나를’과 게임 캐치히어로즈 정도를 들 수가 있다. 이 외 스마트팩토리 등 B2B 사업에 AR 기술을 일부 제공하고 있는 게 KT 측 설명이다.

업계 일각에선 구글까지 HMD 중심의 VR 사업을 접은 가운데 KT가 VR 사업에 집중하는 것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낸다. 관련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VR 보다는 당분간은 AR이 더 발전할 것이란 전망이다. 새로운 실감미디어로 주목받는 MR(혼합현실)도 AR의 연장선상이라 볼 수 있다.

임소진 한국지식재산연구원 박사는 "현재까지 VR이 활성화되어 있지만, 체험 시설 위주로 MR, XR(확장현실)로 발전할 수 있는 AR이 실감미디어 생태계에서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미래학 대가로 꼽히는 구글 엔지니어링 이사 레이 커즈와일은 영화 매트릭스처럼 현실과 완전 차단된 완전몰입형 가상현실이 나올 시기를 2035년 전후로 예측하고 있다. 시각뿐 아니라 청각·후각·미각·촉각 등 인간 오감을 현실처럼 느낄 수 있는 가상현실을 구축하는 것이 VR 업계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신민수 한양대 교수(경영학과)는 "현재의 VR은 무겁고 현기증 나는 HMD를 써야하는 만큼 당장은 AR이 훨씬 유망하고 2020년까지 VR보다 시장이 약 3배 더 커질 것"이라며 "VR은 엔터테인먼트 위주, AR은 정보 서비스를 중심으로 발전하다 2025년이 지나서는 새로운 디브이스로 VR이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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