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차질, 잠도 못자요'..전광훈 목사 확성기 집회에 우는 맹학교
[앵커]
요즘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는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 세 번,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집회가 열립니다.
이 집회 장소 근처에는 시각장애인 학교인 국립 맹학교가 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소리에 의존해 교육을 받는데, 집회장의 확성기와 스피커 소리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합니다.
양민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각장애 1급인 김지효 씨가, 지팡이로 바닥을 두드리며 길을 찾고 있습니다.
["좀 더 가까이 가서, 옳지."]
국립맹학교 방과후 과정으로 보행 교육을 받고 있는 겁니다.
앞이 보이지 않아 미세한 소리에도 집중해야 하는데 집회 소음에 묻혀 길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학생들이 괴로워 하는 건 하루 세 차례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확성기 집회입니다.
국립 맹학교와 집회 장소의 거리가 불과 5백여 미터에 불과해 수업에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밤 10시 이후에도 노숙 시위가 이어지면서, 학교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생들은 잠자기가 어렵다고 호소합니다.
[김경숙/서울맹학교 학부모회장 : "여기는 강도가 너무 지나쳐요. 도대체 여기에 이 맹학교가, 시각장애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가 있다라는 거를 도대체 알고나 있는지..."]
학교는 수 개월 전부터 관할 경찰서에 민원을 냈지만, 변한 건 없습니다.
[서울맹학교 관계자/음성변조 : "확성기 사용을 자제해 달라든지, 수업 시간을 공지를 하면서 좀 자제해 달라 (공문을 냈죠)."]
견디다 못한 학부모 70여 명은 최근 종로경찰서에 집회를 금지시켜달라는 공문을 보냈고, 추가 서명도 받고 있습니다.
[문용선/서울맹학교 학부모회 : "학부모님들과 당사자분들 또 그리고 주변 가족분들 모두 2차로 서명을 받아서 다음 주 내로 접수할 예정입니다."]
경찰은 오늘(25일)부터 출퇴근 시간과 야간에는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확성기 집회를 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어서 충돌이 우려됩니다.
KBS 뉴스 양민철입니다.
양민철 기자 (manofstee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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