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민과의 대화' 文 어깨뒤 남성, 문팬 카페 '백두'였다
이날 담화는 오후 8시부터 두시간 동안 이어졌다. 문 대통령을 정면에서 촬영한 장면이 가장 많았는데 문 대통령 오른쪽 어깨 뒤에 앉은 사람이 김씨였다. 50대 김씨를 제외한 나머지는 20~30대 청년층이었다. 김 씨는 중소기업 임원으로 문팬 카페에서 ‘백두’란 닉네임으로 활동해왔다. 문팬 카페는 문 대통령이 대선 전 공식 방문한 온라인 팬클럽이다.
원래 김씨의 자리는 대통령 근처가 아니었다. 하지만 MBC는 당일 리허설 과정에서 김씨를 대통령 ‘어깨걸이’에 배치했다. MBC 측은 패널 선정의 공정성을 강조했지만 문 대통령의 열성 팬을 화면 가장 핵심 자리에 구성한 반면, 문 대통령에게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인사는 고루 포함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MBC는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10~16일 방청 신청을 받았다. 방청 신청자는 개인 정보와 함께 ‘대통령께 직접 하고 싶은 질문’ 등 신청 사연을 적도록 했다. “본인 사연을 중심으로 작성하면 좋다. 내용 확인을 위해 사전에 전화 인터뷰가 있다”고 공지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국민과의 대화는 ‘너무 딱딱한 컨셉트로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는 했지만 (청와대에서 미리 준비)한 게 진짜 없다”며 “구체적인 것은 다 MBC에서 했다”고 말했다. 김주만 MBC 보도제작1부장은 “사연 중 문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란 내용을 적었을 경우 일부러 걸러냈다”며 “내용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극단적인 성향을 걸러내기 위해 전화 인터뷰했을 뿐 특정 정치 성향을 패널 선정에 고려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국민과의 대화에는 300명의 국민 패널을 뽑는데 1만6000여명이 신청했다. 질문자 17명 중 4명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이거나 문 대통령 당선 직후 자택을 떠나기 전 사진을 찍었다는 부부 등 대통령과 구면(舊面)이라는 논란도 불거졌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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