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나면 사장님"..보험료 내고도 산재 못받는 배달근로자

유새슬 기자 2019. 11. 26.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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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노동자들이 "배달노동자도 근로자로서 합당한 지원과 보호를 받아야 한다"며 제도 변화와 인식 개선을 촉구했다.

배달노동자들의 첫 합법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은 26일 서울 마포구 이동노동자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일할 땐 근로자인데 사고 나면 사장님이라고 불린다"고 호소하며 이 같이 말했다.

라이더유니온은 "배민커넥트, 부릉프렌즈, 쿠팡이츠 등 개별노동자에게 아웃소싱을 하는 배달플랫폼에서 일하면 산재로부터 사실상 배제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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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유니온 근로자 인정 촉구..산재 처리기준 폐해 강조
"배달수수료 떼가는 업체들 사고나면 책임 안 져"
26일 서울 마포구 이동노동자쉼터에서 라이더유니온이 배달 노동자들의 권리 신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왼쪽부터 배달노동자 구교현씨,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박혜영 노동건강연대 활동가 겸 노무사. 2019.11.26./뉴스1© News1 유새슬 기자

(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산재보험료로 매주 꼬박꼬박 3200~3500원씩 냈는데도 다치면 산재 대상이 아니라는 거예요." "화장실 갈때마다 보고하고, 일요일은 쉬지 말라는 소리 듣는데 이래도 우리가 사장님입니까?"

배달노동자들이 "배달노동자도 근로자로서 합당한 지원과 보호를 받아야 한다"며 제도 변화와 인식 개선을 촉구했다.

배달노동자들의 첫 합법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은 26일 서울 마포구 이동노동자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일할 땐 근로자인데 사고 나면 사장님이라고 불린다"고 호소하며 이 같이 말했다.

라이더유니온은 "배달노동자들이 출퇴근시간을 지시받고 화장실 오가는 것까지 보고하며 업무수행 전반에서 배달대행업체의 관리감독 하에 있다"고 실태를 전하며 "그런데도 고용노동부는 배달노동자를 특수고용노동자, 즉 개인사업자로 분류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라이더유니온에 따르면 근로자로서 산업재해 승인을 받으면 실제 월수입의 평균 70%를 보험금으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특수고용노동자로 분류되면 고용노동부장관 고시에 따라 월 수입이 145만4000원으로 최저임금보다 낮게 계산된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라이더유니온은 "그러나 산재보험료를 꼬박꼬박 내더라도 정작 사고가 나면 산재처리가 보류되는 경우가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배달노동자는 자신이 벌어들이는 총 수입의 절반 이상을 해당 배달업체에서 받아야만 산재보험 적용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주 수입원이 있고 부업으로 배민커넥트 등 배달 플랫폼에서 일할 경우,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산재보험 처리를 받을 수 없다는 게 라이더유니온의 설명이다.

라이더유니온은 "배민커넥트, 부릉프렌즈, 쿠팡이츠 등 개별노동자에게 아웃소싱을 하는 배달플랫폼에서 일하면 산재로부터 사실상 배제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7년째 배달노동을 하고 있다는 유상석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때 배달 한 건을 하고 받은 최저금액은 2700원이었다"고 운을 떼며 "지금은 2900원으로 단 200원이 올랐고 눈이나 비가 오면 수당으로 500원씩 더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씨는 "배달업체가 1천원 가까운 수수료를 떼가면서 노동자들의 사고에 대해선 전혀 책임지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대형 플랫폼이 아니라 각 동네에 있는 군소 배달대행업체에선 산재에 대해 일언반구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산재에 대한 정보를 전혀 접하지 못한 채 위험한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정부가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지난달 경남 진주시에서 배달대행을 하다가 사고로 숨진 노동자의 유가족이 보낸 입장문도 공개됐다.

유족들은 입장문에서 "대한민국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모든 금품이다"라고 설명하며 "퀵 배달대행업체가 앱을 통해 캐시로 임금을 제공했는데 고용부 근로감독관은 이것이 임금에 속하지 않는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박혜영 노동건강연대 활동가 겸 노무사는 "혁신을 외치며 사업에 뛰어드는 스타트업들이 노동권에 대한 지식과 인식은 갖추지 못한 채 무작정 사업 확장만 하려든다"고 꼬집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이자 김용균재단이사장인 김미숙씨도 참석해 "라이더 노동자들에 대한 안전대책이 필요하고 노동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선 사업주가 책임져야 마땅하다"며 "노동자들이 목숨을 위협받으면서 살아가는 사회를 하루빨리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yoo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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