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그룹 카라 출신의 고(故) 구하라가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향년 28세. 무엇이 고인을 극단의 선택으로 내몬 것일까. 생전 고인과 법적 공방을 벌이던 전 남자친구 최종범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논란을 우려한 듯 그는 모습을 감췄다.
최종범은 지난 24일, 구하라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곧바로 SNS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홍보에 열을 올렸던 미용실도 문을 닫았다.
티브이데일리는 26일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그의 미용실을 찾았다. 고 구하라와 법적 공방이 한창이던 지난 5월 개업한 미용실이다. 비난 여론을 의식한 것일까.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전 날인 월요일(25일)은 애초 휴무일이지만, 금일인 화요일은 정상 영업일이다.
최종범과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그의 근황을 알고 있을까.
최 씨와 원래 알고 지내던 사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A씨. 그는 최 씨와 같은 동네에서 비슷한 일을 하고 있다. A씨는 "같은 동네에서 같은 일을 하는 동종업계 사람들이라 서로 힘을 주는 분위기다. 그렇게 알게 된 사이"이라며 "(최 씨가) 일전에 폭행 및 리벤지 포르노 논란이 있을 때 힘들어 했다"고 말했다.
A씨는 "최 씨가 구하라의 사망 소식을 듣고 힘들어하고 있다. (구하라와 관련된 모든 일이) 워낙 민감한 사항이다 보니, 동종업자들 끼린 관련 사항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자세한 사항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최 씨는 정말 힘들어하고 있는 것일까. 그는 최근까지도 미용실과 관련된 파티를 열었고, 몰라보게 살도 찐 모습이라는 전언이다. 주변에 구하라와 관련된 얘기를 하며 힘들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최 씨는 생전 고인을 괴롭혔던 사건에서 결코 양보하거나 물러나지 않았다. 현재도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구하라와 최종범이 법정 공방을 펼치게 된 건 지난해 9월부터다. 당시 최종범은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소재 빌라에서 구하라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자신이 이별을 고하자 구하라가 격분해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구하라는 즉각 "쌍방 폭행이었다"고 반박했다.
두 사람은 얼굴과 몸에 난 상처들을 공개하며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폭행부터 무단 칩입까지 여러 논란이 있었지만 이 사건의 핵심은 '리벤지 포르노'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하라 측 변호인은 생전 구하라가 최종범으로부터 성관계 동영상으로 협박을 당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종범은 사건이 공론화되기 전 일부 언론사에 동영상을 가지고 있다는 제보 메일을 보냈다. 해당 사건은 고 구하라의 귀에도 들어갔다. 자신의 은밀한 사생활이 담긴 동영상을 언론에 제보한 전 남친. 고인이 심경은 처참했을 것이다.
하지만 최종범의 변호인은 이 마저도 부인했다. 언론에 동영상을 가지고 있다고 제보 메일을 보냈지만 협박 의도는 없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최종범은 "동영상을 먼저 찍자고 한 것은 구하라 본인"이라며 "공개할 의도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 대해 어떤 판결을 내렸을까. 서울중앙지법(형사20단독, 오덕식 부장판사)은 지난 8월 재판부는 최종범에게 재물손괴, 상해, 협박, 강요 혐의로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여성연예인 피해자에게 극심한 고통을 줬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가장 논란이 된 쟁점 사항이었던 리벤지 포르노 관련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내렸다. 피해자(구하라) 의사에 반한 촬영은 아니라는 것.
법조계는 해당 판결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한 변호사는 티브이데일리에 "재판부가 협박 혐의는 인정했고, 몰래 촬영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몰카의 경우 동의 여부가 중요했기 때문에 판사가 영상을 봤을 것"이라며 "판결에 큰 문제가 있다고 보지는 않지만 구하라는 엄청난 압박감을 느꼈을 것이다. 일단 협박 혐의를 인정 받은 것은 중요하다. 구하라의 자살이 항소심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변호사는 "연예인은 이미지가 중요한데 헤어진 남자가 성관계 영상을 가지고 있다는 말 한 마디도 치명적인 부담이었을 것"이라며 "유포되지 않았더라도 정신적 피해는 상당했을 것이니 (유족이) 민사소송을 통해 위자료를 받을 필요성이 있다"고 전했다.
현 재판부의 판결을 옹호한 변호인도 있었다. 변호인 B씨는 티브이데일리에 "피해자(구하라)가 동영상 촬영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출하지 않았고, 최 씨의 유포 정황 또한 발견되지 않았기에 무죄가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구하라 측은 양형 부당으로 항소한 상태다. 2심이 예정돼 있었지만 최종범 측이 변호사 선임 등에 난항을 겪으며 2심 날짜를 확정하지 못했다. 여기에 구하라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며 사건은 혼란에 빠졌다. 재판은 계속해 이어질 전망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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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라|최종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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