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식민지 한국이 테마?" 관광공사 일본인 대상 홍보물 물의

이정은 2019. 11. 26.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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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의 일본 오사카지사에서 공개한 한국 관광 홍보 영상이 "식민지 한국 테마"라는 비판 끝에 비공개로 전환되는 일이 벌어졌다.

한국관광공사 국민참여 게시판에 지난 25일 문제 제기 글을 쓴 이는 "(영상을 보면) 개화기, 즉 일제강점기 시대의 향수를 찾으러 한국에 오라는 이야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영상 전반의 분위기나 소품, 촬영지에서 개화기 느낌을 지울 수 없다(조**)"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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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 영상 속 ‘경성’ 간판, ‘해방촌 108 하늘계단’ 등 논란

누리꾼 “경성호국신사 참배로 몰랐나” 지적

한국관광공사 오사카지사가 '뉴트로 코리아' 홍보 일환으로 사용한 영상 일부. "식민지 한국 테마"라는 비판 끝에 해당 영상은 26일 비공개로 전환됐다. 온라인 커뮤티니 캡처

한국관광공사의 일본 오사카지사에서 공개한 한국 관광 홍보 영상이 “식민지 한국 테마”라는 비판 끝에 비공개로 전환되는 일이 벌어졌다. 문제가 된 영상은 일본인 대상 ‘뉴트로 코리아’ 홍보 영상이다.

영상은 한 여성이 개화기 시대 양장 복장을 하며 전차를 타는 시늉을 하거나 서울 용산구에 있는 ‘해방촌 108계단’을 배경으로 서 있는 모습 등을 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국민참여 게시판에 지난 25일 문제 제기 글을 쓴 이는 “(영상을 보면) 개화기, 즉 일제강점기 시대의 향수를 찾으러 한국에 오라는 이야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영상 전반의 분위기나 소품, 촬영지에서 개화기 느낌을 지울 수 없다(조**)”고 지적했다.

작성자는 특히 “영상에 등장하는 ‘경성’ 간판, 381 열차, 해방촌 계단 등은 의미를 알고 선정하신 건지 궁금하다며 “381열차는 일본차량제조주식회사에서 1930년대에 제작한 전차이며, 해방촌 108계단은 일제강점기 당시 경성호국신사의 참배를 위해 오르던 계단”이라고 지적했다. 경성은 일제 시대 서울의 일본식 이름이다.

실제로 해방촌 108계단은 1943년 일본이 경성호국신사를 지으며 조성한 참배길 중 일부다. 현재 경성호국신사 자리에는 주택 등이 들어섰지만 해당 계단 자체는 일제강점기 잔재라는 지적이다. 용산구도 해당 지역을 ‘해방촌 흔적 여행길’로 조성하며 지역이 품은 아픈 역사를 되새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관광공사의 홍보 영상에서는 ‘사진 명소’로만 소개됐을 뿐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에 관한 내용은 알 수 없다.

한국관광공사 오사카지사가 '뉴트로 코리아' 홍보 일환으로 사용한 영상 일부. "식민지 한국 테마"라는 비판 끝에 해당 영상은 26일 비공개로 전환됐다. 온라인 커뮤티니 캡처

이날 국민참여 게시판에 올라온 글 중에는 해당 영상을 두고 “한국 관광 홍보를 빙자해 ‘일본 극우세력의 가해자 역사 가리기’ 목적으로 만든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는 비판도 있었다.

문제가 된 영상은 26일 오후 3시 기준 유튜브에서 비공개로 전환돼 볼 수 없는 상태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26일 해당 영상에 대해 “제작 의도는 요즘 ‘뉴트로(복고 문화가 유행으로 떠오른 현상)’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진 명소에 초점을 맞춰 현대와 과거가 공존하는 공간을 소개하자는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관계자는 “의도하진 않았지만, 민원을 확인한 직후 해당 내용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민원을 제기하신 분들께도 곧 답변을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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